시스터 캐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6
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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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 캐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캐럴라인 미버가 시카고행 오후 기차에 올랐을 때 그녀가 지닌 것이라곤 작은 트령크와 어깨에 멘 싸구려 가짜 악어가죽 가방, 점심거리를 넣은 작은 종이상자, 노란 가죽 손지갑뿐이었습니다. 1889년 8월 열여덟 살의 캐리는 시카고 밴뷰런 스트리트에 사는 언니의 주소가 적혀있는 쪽지와 사 달러를 가지고 기차에 올라 들뜬 마음으로 세파의 물결에 스스로 발을 집어넣었습니다. 1880년대 미국인 전형적인 영업사원들을 일컫는 ‘드러머‘의 모습을 한 찰스 H. 드루에는 캐리를 보는 순간 영업사원 특유의 친근한 영업력으로 자신을 어필하며 필요하면 도움을 주겠다고 말합니다.

꿈에 부풀어 온 언니가 사는 아파트는 캐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고향에서의 생활 보다 나은 것도 있지만 궁핍하고 팍팍한 생활의 고단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플랫‘ 아파트와 형부의 노골적인 식객 취급에 캐리는 일자리를 알아봐야 한다는 사실에 직면합니다. 그것도 당장. 주급 사 달러 오십 센트의 고단한 일자리를 구한 다음 당당한 기분이 들었던 것도 잠시뿐 언니에게 매주 사 달러의 생활비를 주고나면 자신이 쓸 돈이 없다는 것과 주변에 보이는 도시인들의 세련 된 모습이 눈에 들어 온 이상 점점 비참해지기만 합니다. 변변한 우산도 없는 언니의 집, 일 달러 이십오 센트짜리 우산을 산 날 언니에게 들었던 철없다는 말에 도시에서 ‘돈‘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감기로 삼일이나 앓아누워 결국 다니던 곳에서 해고 당하고 다시 그 고단한 곳에서 일자리를 찾아야만 하는 캐리에게 드루에와의 만남, 생활비를 못내면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언니와 형부, 답답한 마음을 파고 든 드루에의 친절이 캐리로 하여금 언니의 집을 나와 물질의 매혹속으로 빠져들게 만들고 캐리는 환상을 품은 채 스스로 그길에 들어섰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드루에의 부인으로 불리는 캐리, 이후 드루에의 지인이었던 허스트우드와의 만남, 시카고를 떠나 뉴욕으로, 시간이 흘러 캐리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다시 날아오르기까지 수많은 일화들이 [시스터 캐리]에 숨겨져 있습니다.

캐리가 처음 시카고에 와서 생활하며 단돈 몇 센트에도 고민을 하던 모습과 주급 12달러, 35달러...우연한 기회를 발판으로 성공하는 삶을 사는 시간에 많은 부를 이루지만 어딘지 남들을 의식한 화려하기만 한 모습이 대비 되어 아슬아슬한 감정이 먼저 찾아오고 그럼에도 자신을 완전히 잃지 않는 당당한 모습에 안심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다만 새로운 곳으로 당당히 나설 만큼의 용기를 가졌던 캐리가 어느순간부터 남자에 의존적인 모습으로 살아갈 때 한계도 느꼈습니다만 이전까지와는 차별화 된 시선, 욕구와 욕망, 돈의 가치에 대한 서슴없는 표현들, 사회의 화려한 가면 뒤에 숨겨진 가난한 이들의 비극적 말로가 생생하게 그려져 폭로아닌 폭로였다고 생각 됩니다.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시스터 캐리] 정말 추천합니다. 그리고 작가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영향을 받은 윌리엄 포크너, F. 스콧 피츠제럴드, E. L. 닥터로 등의 작품들도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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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의 침묵 에를렌뒤르 형사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 지음, 고정아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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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교외 지역 신규 주택단지 밀레니엄 쿼터의 공사가 한참인 현재, 아들의 여덟 살 생일 파티를 세 번째 치르고 있습니다. 첫날은 온 가족이, 두 번째 파티는 친척과 친지들을 불러서, 오늘은 아이의 학교 친구와 동네 친구들을 초대한 파티를 열고는 내년에는 간단히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동안 거실 쇼파에 묵묵히 앉아있는 젊은 청년이 눈에 들어옵니다. 파티에 초대 받은 아들의 친구 중 한 아이의 형인 청년은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온갖 소음과 난리법석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소파에 앉아 파티 주인공 소년의 한 살짜리 여동생이 기어다니다 장난감을 손에 쥐고 씹고 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습니다. 청년은 낯선 집에 와서 고립 된 느낌에 안절부절 못하던 중 아기가 침을 줄줄 흘리며 다가오다 입에 넣고 있던 장난감을 떨어뜨렸다가 다시 찾아 손에 쥐고 자신의 옆에 다가 왔을 때 아기의 손에서 물건을 빼앗아 살펴보자 아기는 울음을 터뜨렸고, 아기 엄마는 아이를 달래며 ˝무슨 일이죠?˝ 불안하게 물었습니다.

˝아기가 씹고 있는 거 말입니다. 사람 뼈 같아요.˝
˝부러진 갈비뼈 같아요.˝

아기의 생일파티 주인공 오빠 토티가 자랑스럽게 ˝내가 찾았어요.˝라고 하는 말에 출처를 물으니 그라바르홀트 언덕 도로변 주택 건설 공사 현장에서 친구들과 놀다 발견한 신기한 돌이라는 설명에 파티에 참석한 대부분의 아이들과 청년은 직접 그곳을 찾아갑니다. 공사 중인 흙벽을 손으로 건드리자 턱뼈 하나와 이빨 한두 개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무덤의 침묵]은 이렇게 발견 된 뼈와 함께 관자놀이가 터질 듯한 고통으로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리둥절한 여자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최고의 북유럽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유리열쇠상 2회 연속 수상의 영광과 영국 추리작가협회 최우수 장편소설상 등 여러 세계적인 법죄소설상을 수상한 아르드날뒤르 인드리다손의 ‘에를렌뒤르 형사‘ 시리즈 중 하나이며 추리소설이자 미스터리 소설 입니다.

에를렌뒤르 형사의 과거와 현재의 가족이야기와 엘린보르그, 시귀르뒤르 올리 형사, 범죄현장 근처에서 발생한 실종사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60~70년 전의 비극적 사건과 서서히 베일을 벗는 미스터리, 뼈의 주인공으로 의심 되는 당시 현장 근처 주택의 소유주 베니아민 크뉘센과 그의 임신한 약혼녀의 실종 사건 등이 수면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당시 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생활 터전을 잃고 외곽으로 밀려나 칠도 안한 오두막에서 살던 다섯 식구의 정체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낼 때 뼈도 점점 세상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래 된 오두막은 철거가 되었고 누군가 심은 까치밥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이곳에 살아있는 상태로 매장 되어 왼팔을 뻗어 살고자 했던 뼈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였으며 왜 그곳에 그런 모습으로 살해되어 뭍혀있었는지 모래알갱이를 털어내는 속도로 진실을 향해 추리는 시작됩니다.

약한 사람에게 강하게, 강한 사람에겐 약하게 살아가는 괴물을 아버지로 둔 가족의 이야기와 남편을 미워해 아이들에게 거짓말로 상처를 준 또다른 가족의 이야기, 사랑하는 여인이 품은 다른이의 아이까지도 가족으로 받아들이려 했던 지고지순한 비극이 아기의 손에 들려 있던 뼈 한 조각으로부터 서서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한여름, [무덤의 침묵]이 들려주는 아이슬란드의 서늘한 이야기로 더위를 날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1910년 핼리혜성이 지구에 충돌할 것이라는 소문에 종말론이 세상을 덮고 있을 때 두려움이 만든 씨앗이 어떤 어둠을 만들었는지 궁금하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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