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를 손에 든 나무꾼의 구레나룻이 보여 당신은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자르지 마세요. 그쯤에서 잠이 깼다.
원래부터 벽에 붉은 기가 감돌던 집들이 저녁노을에 붉게 물들어 바닷가 언덕에 늘어서 있었다. 붉은색을 가까이하면 붉어진다고들 하는데, 본래부터 붉은 것도 있구나 하고 당신은 생각했다. - P33
역 분위가 뭔가 심상찮다. 플랫폼에 이상하게 사람이 적다. 게다가 역무원들이 왠지 소란스러운 게 무슨 비밀이라도 감추고 있는 것 같다. - P9
나는 이마치에게 폭풍우의 잔재가 파도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한때 바다를 잘게 부수어 집어삼킨 에너지가 물결이 되어 끝없이 흘러오는 거라고.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속삭인다. - P282
젊은 남편이 집을 비우면 그녀는 종일 뭔가를 먹었다. 주로 한국 음식과 술이었다. - P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