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최현주 지음 / 라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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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책읽아웃 덕분에 책봄 사장님이자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의 저자인 최현주 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터지기 바로 직전에 있었던 ‘책읽아웃 모꼬지‘에서 책에도 나오는 정말 예쁜 글씨의 주인공 책봄 님을 만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배울 기회였고, 책읽아웃과 책 자체에 대한 어마어마한 열성팬이고 찐팬이라는 걸 물씬 느낄수 있었던 기억이 떠올라 읽는 내내 입꼬리가 내려오질 않았습니다.

‘서좋일‘은 황선우 작가님의 책 [멋있으면 다 언니]에 나오는 ‘서로 좋아하면 일이 잘된다‘의 줄임말이다. 이날 책읽아웃에서도 언급되었는데 오오씨 클럽과도 통하는 맥락이다. (172쪽)

구미의 유일한 독립서점 책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들, ‘장사 체질 아닌데 장사하는 사람들(OOC : Out of CEO)‘의 에피소드들과 소소한 일상들, 반려묘 봄이, 여름이, 겨울이를 만나게 된 이야기에 뚱이라는 이름을 가진 올해 일곱 살의 진도믹스 강아지와 함께 사는 이야기, 가끔은 부러워하는 시선을 넘어서 시샘하듯이 ‘한가한 책방지기‘로 치부하다가 팔자 좋은 사람으로 취급하다가 책 팔아서 돈을 벌 수는 있냐는 질문도 서슴치 않는 고객들의 등장까지 참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라는 제목처럼 밝은 에너지 충전소 역할을 하며 좋은 사람들에게 좋은 인연들을 엮어주고, 독서모임을 통해 새롭게 배워가는 재미를 전파하는 글들이 따뜻해서 구미가 가깝다면 여행 삼아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의 글들이 넘쳐납니다.

비건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지금은 어떻게 지켜나가고 있는지를 정말 솔직하게 툭툭 털어내는 내공이 느껴집니다. 인간을 기준으로 한 ‘식량 또는 식용‘이라 불리며 사육되는 동물들의 실태와 생각지도 못했던 과자류에 들어간 동물성 재료에 대한 정보는 생소한 만큼 그동안 우리가 짐작조차 못하고 먹고 입고 바르고 기타등등을 행사하였음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무겁고 힘든 일들보다도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는 사실과 늘 옆에서 응원해주는 이들이 있어 만족한다는 작가님 만의 노하우가 잘 녹아져 있습니다. 지금, 힘든 지금 표지만큼 따뜻한 기운을 받을 수 있도록 추천하고 싶습니다. 6년간의 책봄 사장님, 시즌스 반려묘들의 집사님, 댕댕이 뚱이의 산책친구 이면서 독립서적으로 입고도서의 90%를 채우고 계신 멋진 최현주 님의 에세이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추천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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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저축은행 - 라이프 앤드 데스 단편집
차무진 지음 / 요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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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책을 읽게 된 건 우연일까 싶어졌습니다. 미래의 나에게 주어질 돈을 현재 끌어다 쓸 수 있다는 말에 10억이라는 큰돈을 손에 쥐고 행복해 하는 사람이 실제로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폴론 저축은행‘은 그런 곳입니다. 평범한 나에게 미래에 생길 10억이란 행운인 동시에 누군가의 목숨값 일 수도 있다는 걸 벼랑 끝에 선 이는 절대 떠올릴 수 없다는 사실을 곱씹게 만드는 그런 곳입니다.

‘라이프 앤드 데스‘, 삶과 죽음 사이엔 명확한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산 자의 시선에서의 선 일뿐 입니다. 누구도 죽음 너머에서도 그 선이 명확한지 확인해 줄 사람이 없으니 우린 늘 산 자의 편에 서서 죽은자의 세상을 그려봅니다.

차무진의 [아폴론 저축은행]에 실려 있는 여덟 편의 소설들은 제각각 입니다. 시대도, 화자도, 성별도, 나이도, 장소도. 특히 ‘마포대교의 노파‘에서 사십 대 중반의 마포서 용강지구대 박 경사와 성북서에서 막 전근을 온 김 순경, 그들이 밤마다 지켜야 하는 마포대교에서의 죽음은 도시 전설을 떠올리게 했고 소설의 제목처럼 마포대교의 노파는 그 길을 걷는 이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밥은 먹고 다니냐?‘라고, 검은 옷에 단 장미 브로치가 빛나고 김 순경은 볼 수 없던 노파를 박 경사의 손을 잡은 날 볼 수 있었습니다. 소설이 끝났을 때 이들을 다리에 잡아두고 있는 게 무엇일까 그들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기억일까 아니면 그들이 뛰어내리게 만든 상황일까를 무한반복하며 다시한번 삶과 죽음의 경계에 그어진 선을 떠올려 봅니다.

‘상사화당‘의 꽃무릇이 흐드러지게 그려진 커다란 옹기안에서 만들어진 굶주린 어린아이의 귀매혼은 안쓰럽고, ‘서모라의 밤‘엔 황제 조차 홀렸다는 떡볶이가 타임머신을 타고 오고가고, ‘비형도‘의 꿈은 어디서 시작되어 어디에서 멈췄는지 그곳이 경주의 어느 산속 게스트하우스였는지 끝까지 궁금해지고, ‘이중 선율‘의 노인이 있어 사연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니 설움과 한 많은 귀신들이 갈 곳으로 갔구나 싶어집니다. 마지막 소설 ‘피, 소나기‘는 제목에서 눈치챘습니다. 황순원의 ‘소나기‘ 속 소년과 소녀 이야기라는 걸...그러나 이렇게 비틀린 시선의 이야기가 검고 질퍽한 첫사랑을 품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아집의 귀신들이 자신들이 깃들 인간들을 사냥하고 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에 물들어 어쩌면 늪지로 걸어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여덟 개의 서로다른 길을 이 책 한 권에서 만났습니다. 결코 보통 사람은 가보지 못하는 길을 말입니다. 공포와 미스터리와 스릴러, 설화와 도시 전설이 아우러진 [아폴론 저축은행]에 초대 합니다. 한번 맛을 보면 아마도 ‘차무진‘의 결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입니다. 이것만은 꼭 기억하시고 어서오세요. 이 글을 읽었다면 이미 결계 안에 들어섰다는 걸.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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