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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쿤은 관전둬가 갑자기 왜 이런 소리를 하는지 의아했다.
"입법국 건물은 예전에 고등법원이었죠. 1978년부터 법원으로 쓰이지 않게 되었고, 의회가 들어갔고요." 관전둬가 천천히 말했다. "원래는 법원이었기 때문에 정문 로비의 지붕에 정의를 상징하는 테미스여신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아, 맞아. 천칭과 칼을 들고 눈을 가린 그리스 여신상 말이로군."
"전 입법국 건물을 지나갈 때마다 그 여신상을 올려다봅니다. 두눈을 가린 건 법률이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걸 의미하죠. 천칭은 법이 공정하게 죄에 따라 처벌한다는 것이고, 칼은 지고무상의 권력을상징합니다. 전 늘 생각했습니다. 경찰이란 테미스 여신의 칼과 같다.
범죄를 없애기 위해 경찰의 힘은 강력해야 한다.  - 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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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니체의 말 - 니체를 읽고 쓰고 새기다
김욱 지음 / 더좋은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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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에 대한 생각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는 순간 거대한 벽에 갖힌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벽은 니체를 읽고 쓰고 새기며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니체의 말]을 통해 서서히 허물어졌고, 니체의 말에 이어진 당시 니체의 상황과 그런 글들을 쓸 때의 사회와 니체 자신이 쓴 또 다른 글들 덕분에 그에게 다가 설 용기를 얻었습니다.

벽을 깨는 변화와 시작을 넘어가면 일과 가치관에 대한 니체의 확고한 의지들을 만날 수 있으며, 사랑과 인간관계, 세상에 대한 고유하면서도 독특한 그의 생각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니체는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이책을 읽기 전까지 몰랐습니다. 짜라투스트라를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저자인 니체도 모르면서 그의 창작물의 어떤 점을 알고 있다고 자신했는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영혼의 고통으로 일상은 일그러지고 투쟁하던 삶은 외면 받아야 했으나 니체는 ‘서광‘을 통해 이 고통으로부터 쾌락이 태어나리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신을 부정하고 본연의 인간 자체로 내면을 인지하는 순간 우주에 단 하나뿐인 자기 자신을 소유한 주체가 되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니체의 말]은 결코 긴 문장으로 지루하게 설교하지 않습니다. 고요한 수면에 떨어진 낙옆으로 인한 파문처럼 되돌아보고 곱씹으며 한 줄 글을 읽고 쓰고 새길 때도 있고, 서너 줄, 대여섯 줄을 읽고 쓰고 새길 때도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그 강렬한 끌림과 니체에 대한 호기심은 줄어듬 없이 ‘이 사람을 보라‘를 찾아보게 만들고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어떤 이를 상상하게 만들며 ‘반시대적 고찰‘에 벌거벗은 철학의 몸뚱이가 걸친 천박한 옷가지들을 그려보게 만듭니다.

니체의 질문들을 끊임없이 만나고 정답이 없는 대화에 한 발을 들여놓으며 읽고 쓰고 새기는 그 순간순간이 나를 단단히 만들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어렵게 깨달아 헛웃음이 나오는 그 심정으로 니체의 말들을 만났습니다. 때론 질문에 답을 하고 그 답이 가진 의미가 이미 세상의 굴레였음을 지적 당할 때 어쩌란 말인가? 하고 당돌하게 대들 듯 소리치는 저 자신을 발견 했습니다.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니체의 말]은 니체의 시작이며 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 입니다. 결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저 우주만큼 먼 거리는 아닌 가다보면 끝에 다다를 것만 같은 유혹이며 마중물 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 받고 작성한 개인적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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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1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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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ㆍ로마 신화를 보며 신들의 사랑을 받는 나라들에 대한 환상이 시작 되었고 네로 황제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대해선 허탈해 했습니다.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을 때와 달리 지금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첫걸음으로 시작한 로마원정대 [로마의 일인자] 첫권은 실존하는 기원전 인물들의 모습을 직관하는 듯 만나고, 느끼고, 그들의 운명에 감탄을 하고 있습니다.

첫해(기원전 110년)는 마르쿠스 미누키우스 루푸스와 스프리우스 포스투미우스 알비누스의 집정기 입니다. 새해 첫날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그의 두 아들(섹스투스와 가이우스)이 신임 집정관 행렬을 따라나서는 모습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카이사르의 딸들이며 율리우스 가문의 딸과 결혼하면 행운이 온다는 소문의 주인공 율리아들(구분하기 위해 큰 율리아는 율리아로, 작은 율리아는 율릴라로 불림)은 어머니 마르키아와 함께 팔라티누스 언덕 게르말루스 고지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포룸 로마눔과 카피톨리누스 언덕이 한눈에 들어 오는 이곳에서 새로운 집정관 둘의 긴 행렬을 바라보고 그들이 로마의 위대한 신 유피테르 옵티무스 마시무스의 신전을 향해 천천히 걸어 오르는 모습을 감상하기 위한 것 입니다.

‘로마의 일인자‘가 될 운명의 사내 가이우스 마리우스 역시 그 행렬 어딘가에 있었고, 그의 모습을 본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서로 이웃하여 살고 있으나 관심 밖에 있던 자가 거대한 인물이 될 것임을 직감합니다. 그래서 바로 다음날 집으로 초대를 합니다.

한편,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 방탕하고 남색가에 의붓어머니와 애인과 같은 침대를 공유하는 인물입니다. 이 남자는 귀족이었으나 가난뱅이 술꾼 아버지의 무관심에 익숙했으며 스물네 살에 아버지의 재혼으로 부유한 의붓어머니의 돈으로 살아가려 했으나 의붓어머니의 표적이 되어 결국 집을 나갔다가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쾌락의 삶에 자신을 던져 넣게 되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너무 길고 비슷비슷 해서 멘붕이 오지만 결국 이 세사람,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가이우스 마리우스,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가 어떻게 한 가족이 되어 로마 사회의 일인자의 자리에 다가 갈 수 있었는지 알려주는 그 첫걸음이 [로마의 일인자 1]에서 펼쳐집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로마인과 이탈리아인이 서로 다른 권리를 누렸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로마를 여행하고 바티칸 시국을 다녀오면서도. 수 많은 민족의 침입을 받고 또 수 많은 나라들과 부족들을 식민지화 한 로마가 세력을 확장하게 된 것은 자신들의 법과 전통만을 강요한 것이 아닌 피지배국 고유의 각 지역의 문화를 적극 수용함으로써 그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으며, 그 이야기 속에 정치, 행정, 사법의 연결고리와 군사 징집과 원로원, 평의회, 집정관 등 다양한 사회장치들을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다음 로마원정대 길을 떠나기 위해 신발끈을 묶고 한호흡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뱉습니다. 갈길은 멀지만 시작했으니 완주를 목표로.

#로마의일인자 #마스터스_오브_로마 #콜린매컬로 #교유서가
#문학동네출판그룹 #로마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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