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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글을 읽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완벽하게 글을 읽게 되면, 그다음에는.......글을 써볼거야! 라고 외치는 [문명]의 주인공 바스테트를 만난 건 그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하얀 털과 검은 털이 적당히 섞인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세 살짜리- 에메랄드빛이 감도는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암고양이 바스테트의 단점은 완벽주의자라는 점과 청결 강박증도 있어 가끔은 거만하다는 지적을 받지만 이런 ‘사소한 결점들‘을 덮어 줄 만한 장점들이 아주 많습니다. 가지고 놀다 딱 먹기 좋을 만큼 미지근한 들쥐를 친한 고양이들한테 선물할 줄도 알고, 대가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민첩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유연한 몸과 다른 암고양이들의 부럼움을 사는 활발한 성생활에 이르기까지 자신만만하고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는 바스테트에겐 오래 된 꿈이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것.(p.22)
인간 집사인 나탈리가 데려 온 펠릭스는 나탈리의 남자친구였던 인간이 패거리들을 몰고 와 어느날 살해 했고 집 건너편에 사는 제3의 눈을 가진 고양이 피타고라스의 집사 소피 역시 그들에게 목숨을 읽었습니다. 서로 죽이고 싸우느라 파리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에 있는 예쁜 동네 몽마르트는 쓰레기와 바퀴벌레와 파리가 들끓기 시작하더니 인간들은 파멸의 길을 걸었고 이후 도시는 온통 쥐들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문명]은 인간의 문명이 파괴되고 무장한 쥐들이 세상을 호령하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저항의 이야기 입니다.
동물들을 오락과 유흥을 위한 존재로 이용하고, 각종 기괴한 방식으로 살육한 인간들의 몰락에 인간의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 즉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미 알고 있던 바스테트는 완전히 사라질 위기의 고양이들과 인간들의 공존의 세상을 위해 어디까지 용감해 질 수 있는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끝이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실험실의 흰쥐들이 느껴야 했던 순간순간의 죽음에 이르는 공포와 저항력이 티무르라는 존재를 탄생시켰고 자신이 당한 고통을 인간에게 그대로 되돌려 주겠다는 일념으로 실험실을 탈출해 절망의 도시를 접수하고 살아남은 동물들을 지배하며 저항하는 고양이와 인간들을 사냥하는 모습이 결코 상상의 세계에서나 일어날 일이라고 간과 하기에는 현대 사회가 너무도 심각한 환경오염과 정신오염으로 병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연결 된 쥐와 고양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번역할 수 있는 장치, 동물들간의 소통과 인간이 사라진 지구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매력적인 [문명]은 어쩌면 동물들의 파라다이스 세계관 일 수도, 인간의 잘못을 꾸짓는 집단지성의 반성일 수도 있습니다. 인류를 대체하는 묘류의 역경기,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에 비견 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명]을 향한 원정기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추천 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시선이 아닌 고양이, 돼지, 쥐, 소, 앵무새와 독수리, 비둘기 등등의 입장에서 인간들을 향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대로 서로 싸우고 적대시 하다가는 자신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먹이감이 될 수 있노라고, 자신들의 유희를 위한 장남감이 될 수 있노라고 말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3부작 중 두번째 소설 [문명]은 마지막 3부를 위해 파리를 떠나 뉴욕으로 갑니다. 그들의 긴 여정의 끝에서 울지 못해 웃는 바스테트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 기대 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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