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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들어 읽어갑니다.
집 밖으로 못 나가게 할 땐 밖이 그렇게 궁금하고 나가고 싶었는데 조금은 일상으로 돌아와 출퇴근도 하고 소소한 만남들도 가능해지니 오히려 방콕 생활에 익숙해진 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김영하 작가님의 산문 [여행의 이유]를 다시 꺼내 든 이유도 행동하지 않는 활자와 미디어로만 하는 여행이 과연 ‘진정한 여행‘이 맞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비자 발급도 없이 중국에 갔다가 강제 추방 당한 사연과 그런 에피소드를 겪으며 이런 일들을 글로 쓰면 된다고 하는 문장을 만났을 때 진심으로 작가님의 여행이 지닌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살인자의 기억법]의 ‘작가의 말‘에 쓰셨다는 ‘소설 쓰기는 나에게 여행이고, 낯선 세계와 인물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경험이었던 것이다.‘(63쪽)를 읽었을 땐 잠들어 있던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기지개를 펴며 닫혀있던 문을 열고 나가자고 말을 걸어 옵니다.
여행은 이미 익숙한 환경을 떠나 호기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불편함과 불안감 마저도 이겨내는 것 입니다. 여행을 직접 가서 만나본 사람들, 먹어본 음식들, 겪어본 수 많은 것들이 기억에 새겨져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점은 책을 읽는 것과 공통점을 이룹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소설의 대충의 줄거리, 캐릭터나 주인공의 이름 등을 실제로 그 책을 읽었을 때 나에게 그 책은, 그 주인공은 의미있는 존재가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행의 이유]를 읽고서야 김영하 작가님의 [검은꽃], [빛의 제국], [살인자의 기억법]이 쓰여진 배경들, 만났던 여행지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 이국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와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들을 여행에 초대해 주시는 모습, 노바디(아무것도 아닌)의 여행을 통해 고정 된 일상에 결필 된 어떤 것을 찾아 떠나보라 권하는 조곤조곤한 청유에 벌써 마음이 바쁩니다. 실제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작가님의 책들의 세계로 빠져들 수도 있으니 프리패스 초대장을 받은 기분이기도 합니다.
여행의 이유, 자신으로 돌아오기 위해 꼭 필요한 경험입니다. 떠나보지 못한 사람은 결코 자신이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머물렀는지 모릅니다. 일상의 쳇바퀴에 그저 어딘가로 달리고 있다는 착각을 할 뿐입니다. 떠나세요. 여행에 이유가 있든, 없든. 자기결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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