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강지영 외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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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범죄학자 조지 컬링과 정치학자인 제임스 윌슨이 명명한 ‘깨진 유리창‘ 이론이 학교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6편의 작품을 엮어 [깨진 유리창]이 탄생했습니다.

웹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 중인 강지영 작가의 ‘어느날 개들이‘는 모둠 조별 과제를 하게 되면서 모두들 꺼리는 박연수와 같은 조에 속하게 된 조이의 한탄하는 목소리로 시작 됩니다. 소설의 제목과 같이 ‘어느날 개들이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되면서 자신들의 권리도 주장하게 된다면 인간은 개를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토론‘이 주제로 주어졌습니다. 늘 모범생이고 학급 대표를 맡고 있는 태현과 늘 지각에 수업시간엔 숙면을 취하는 연수와 같은 조가 된 조이가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의외의 사실들을 확인하며 생각지도 못한 결말에 다다르게 됩니다. 낙인 찍힌 아이에 대한 시선은 쉽게 바뀔 수 없다는 점과 반대로 모범생으로 평가 받는 아이에 대한 믿음 또한 굳건하다는 점이 무서운 현실 같이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가 정해연 작가의 ‘넌 몰라‘ 역시 아이들의 세계에 만연해 있는 경쟁의식이 어떤 희생을 부르는지 알게 해준 소설입니다. 피아노 반주 때문에 일어난 사고로만 봤을 땐 친구를 다치게 해서라도 자신이 그자리를 차지하려는 주인공의 행동이 과했다고 생각 했지만 그 모든 것이 어쩌면 조작 된 심리적 압박감에 의한 자기 통제를 벗어난 행동이었으며 결국 ‘가해자‘가 되도록 만든 악의의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란 작품이었습니다.

조동신 작가님의 ‘참수‘, 최동완 작가님의 ‘선생님은 술래‘, 정명섭 작가님의 ‘ㄷㅇ의 비밀‘, 윤자영 작가님의 ‘학교가 공정하다는 착각‘까지 읽는 동안 학교와 선생님과 학생들이 매일 생활하는 공간에서 누구도 감지하지 못하는 사이 유리창에 금이 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그야말로 학교가 공정하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봅니다. 대학 입학이라는 목표만을 위해 동급생들을 친구가 아닌 경쟁자로 인식하는 아이들, 이들을 방치하는 학교, 돈으로 성적을 사려는 학부모들과 방관만 하는 사회가 어떤 대가를 치를 것인지 두렵게 다가오는 소설들입니다.

각 단편 작품들 끝에 작가의 말을 통해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것은 곧 통제할 수 없는 사건들의 시초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이 교육 현실의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깨진 유리창]을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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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개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2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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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 한 권을 읽을 때에도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아가고 있음을 실감 할 때가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 대해서 전혀 모르던 시절이었고 쿠바 혁명과 체 게바라, 파블로 네루다의 이름 정도 들어서 알고 있던 저에게 어느 날 ‘세사르 바예호‘가 찾아왔습니다. 마치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 왔다는 시처럼. 바예호는 ˝장마당 음유 시인들에게조차 기꺼이 월계관을 씌워주는 리마의 거리에서도 무시당한 위대한 무명 시인˝이고 정의 내려졌을 때 덧붙여 그를 ˝고독과 동행한 삶을 산 사람이었고, 최근에 와서야 우리는 비로소 그의 시가 지닌 위대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이가 바로 바르가스 요사 입니다. 바르가스 요사는 유럽 문학이 침체기를 맞은 1960년대에 갑자기 ‘붐‘을 이루며 등장한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세대 ‘붐 세대(generacion del boom)‘의 대표 작가로는 가르시아 마르케스, 푸엔테스, 코르타사르 등이 있습니다. 바르가스 요사의 데뷔 작인 [도시와 개들]은 라틴아메리카 현대소설이 유럽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만든 작품이기도 합니다.

[도시와 개들]은 바로 바예호가 살던 거리이며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리마를 배경으로 합니다. 정확하게는 작가 본인이 중퇴한 레온시도 프라도 군사학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입니다. 소설에는 실제로 군사학교에 살고 있는 개도 등장하고 3년 과정의 군사학교에서 신입생도들을 ‘개‘라고 부르고 있어 제목의 ‘개‘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대도시에서 밀려나 리마로 오게 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별명은 시인-는 다음 화학시험에 낙제를 하는 게 두렵습니다. 곧 졸업을 하는 5학년으로 3년 동안 함께 한 1반 생도들과 별다르지 않게 ‘노예‘라는 별명으로 리카르도 아라나를 부르고 야한 글과 시로 친구들과 어울립니다. 사건의 발달은 바로 그 화학 시험지를 훔쳐 낸 왕초 클럽 중 한 명을 누군가 고발하며 주말 외출이 모두 취소되면서 깊은 수렁에 빠져들어 갑니다.

책의 1/3 지점까지 읽었을 땐 정말 계속 읽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시점, 시제, 당사자 등등 혼란이 계속 되었고 군사고등학교에서의 사건이 진행 되나 싶을 때 시간은 다른 누군가의 과거로 와 있습니다. 그래도 1부는 알베르토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 되어 여기까지는 읽자 싶었는데 그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2부를 읽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갈증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5학년 1반 생도의 죽음, 그 죽음을 사고사로 결정 지으며 덮으려는 학교와 군체제, 사고가 아닌 살인이라는 고발과 그럴 가능성을 깨달은 감보아 중위, 비밀스런 2부의 화자가 나래이션처럼 과거형으로 서술하다 어느시점엔 다시 현재로 또다시 바뀐 화자 등으로 [도시의 개들]은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립니다.

성에 관한 직설적인 표현들과 음담패설, 그 어디에서도 접해 보지 못한 날것의 표현들, 계층과 차별적인 시선들, 폭력들과 범죄의 결과물로 삶을 영유하는 인생들이 즐비한 [도시와 개들]이지만 그만큼 그 시대를, 시절을, 페루의 상황을 잘 전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틴아메리카 현대문학의 첫 관문으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도시와 개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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