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고맙다 - 30만 부 기념 전면개정판
전승환 지음 / 북로망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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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다. 추억, 계절, 문장이 그러할 테지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특별한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사람입니다. (나에게 고맙다 - 에필로그 중 - 284쪽)

‘책 읽어주는 남자‘ 전승환님의 에세이 [나에게 고맙다]가 30만 부 기념 전면개정판으로 나왔다는데 사실 그전까진 몰랐습니다. 에세이는 잘 읽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 읽더라도 아는 작가의 에세이, 좋아하는 시인의 에세이만 찾아 읽는 에세이 편식러였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존재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부모님 또는 자식, 연인 이나 사랑하는 사람 등등을 말하는 게 당연하다는 편견을 깨고 그 모든 이들은 내가 존재해야 고마움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고 때론 슬퍼하고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문장들을 한 가득 만나고 나니 그렇구나, 나는 ‘나‘에게 ‘고맙다‘ 말한 적도 생각한 적도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삼포세대, 오포세대, 수포자, 영포자...모든 걸 포기하는 시대를 살아가지만 결코 포기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말에 왜 가슴이 뜨끔해지는지...

봄날을 가득 담은 사진들,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사진들, 드넓은 파도가 밀려오는 사진과 눈꽃을 피워낸 가지들이 한가득한 나무에 이르기까지 사진들과 짧은 글들과 시가 아닐까 싶은 감동의 메시지들이 그야말로 그득하게 들어있습니다. 읽다보면 뿌듯해지고 읽다보면 추억도 밀려오고 또 읽다보면 이불킥 하고 싶은 충동에 얼굴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바쁘고 뭔가에 집중하고 재난을 극복하듯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삶이, 그 치열한 날들이 훈장이라 생각하며 살아오던 사람에게 게으름을 역설하고 남에게 좋은 사람인척 하기 위해 자기 시간을 쓰는 이들에게 그건 낭비라고 단칼에 자르는 단호함이 선물처럼 다가 옵니다. 무엇보다 진심과 배려는 자기 자신이 행복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툭툭 던져주고 걸어 가는 멋스러움이라니.

[나에게 고맙다]를 선택한 나에게 고맙습니다. 유채꽃 가득한 창밖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은 책 표지에 이끌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에게 건네는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선택한 저 자신에게 고맙다 인사를 해 봅니다. 근사한 인사가 아니어도 진심 어린 한마디면 충분하다(87쪽)는 문장처럼 오늘,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실제로 해봤습니다. 이 봄, 한겨울이 울고갈 만큼 추운 오늘, 아직은 사라지지 않은 슬픔의 시기지만 우리 이렇게 존재하고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책이 있으니 [나에게 고맙다] 한번씩 속삭여보기로 약속.

그래서 오늘은 나의 색깔로 당신을 물들이길 소원하지 않고, 당신의 색깔로 내가 변하길 바라지도 않고 그저 투명하게 서로에게 스며드는 날이 되길 바라며 [나에게 고맙다] 정말 고맙다 속삭여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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