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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응원해
후이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평점 :
의외였습니다.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라는 제목만 봤을 땐 ‘이런 나라도 결혼해 줄 수 있어?‘하고 마음에 있는 상대를 향해 질문한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수동적이고 피동적일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나니 정말 통쾌한 답이 들어 있었습니다. 앤티크 상자 안에 숨겨졌던 보물을 발견한 심정으로 읽었습니다.
상대방에게 거절 당할 것을 우려해 마음을 숨겨본 일이 있을까요? 사랑하는 마음이든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든 무엇이든 말입니다.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상대방은 아니라는 답을 하면 어색해 질 것 같아서, 또는 더이상 그냥 친구로도 남지 못할 것 같아서 마음에만 담아 둔 짝사랑은 없는지요? 사랑이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있지만 내가 나서야 하는 자리는 아닌 것 같아서, 선배들도 가만히 있는데 나섰다가 미움 받을 것 같아서 튀어나온 못이 되어 뽑혀 버릴 것 같아 숨죽이고 마냥 기다리진 않았는지요? 나름 요령있게 모나지 않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바보 같았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물론 ‘네가 남자라면 너와 결혼하겠니?‘라고 친구가 물었을 때 책의 저자 후이는 ‘아니.‘라고 답했고 친구는 ‘그런 이유로 니가 아직 결혼을 못했다‘는 팩폭을 당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은 사랑하되 내가 편한게 최고인 저자의 마음가짐(?)이 편하게 와 닿았습니다.
가장 멋진 글은 손녀를 혼자키운 할머니의 이야기 였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조금씩 내놓고 도와줬기에 할머니의 손녀는 좋은 대학에 들어갔고 이제 졸업하면 좋은 곳에 취직만 하면 됩니다. 그동안 도움 준 마을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고 보답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 할머니께 말씀드렸더니
˝물론 많은 사람이 도와준 건 맞지, 하지만 나 역시 평생 도움받은 걸 기억하고 감사하며 보답할 거여. 그리고 결국 나를 가장 많이 도운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여, 바로 나 자신이여.˝ (99쪽)
라며 할머니는 이제 인터넷 방송하는 법까지 배워 집에서 키운 농작물, 달걀 따위를 온라인으로 팔고 있다고 하니 당당하고 멋진 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져 좋았습니다. 이 말은 결국 ‘나를 가장 많이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 뿐‘이라는 말로 들립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의 지혜로움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가끔 ‘사랑해서, 좋아해서, 도움을 주고 싶어서‘ 등등의 이유를 대고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와주겠다는데 싫다고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진짜 사랑하고, 좋아하고, 도움을 주고 싶었다면 상대방이 도와달라는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렸어야 한다는 걸 이제야 깨닫습니다. 반대로 망설이다가, 시도도 못하고 포기하는 사랑에 대해선 또 털털하게 ‘맘대로 사랑한 건 나니까, 넌 네 맘대로 해.‘라며 쿨한 고백을 유도하는 문장에 이게 뭐야? 하다가 그렇게 표현하는 거구나 싶어 웃고 말았습니다. 인생의 정답이 없는 것처럼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읽으며 그래도 ‘나라서 좋다‘라는 엉뚱한 대답을 하게 됩니다. 나 자신을 가장 제일 잘 아는 ‘나‘를 응원하게 되는 책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추천합니다. 응원 받고 힘찬 삶의 여정을 걸어가시길 바래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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