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선 Oslo 1970 Series 2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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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네스뵈의 전작 [블러드 온 스노우]를 통해 처음으로 ‘오슬로 1970 시리즈‘를 만났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스웨덴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한 범죄스릴러 소설의 세상에 한 발을 들여놓고 미로를 탐방하는 기분으로 탈출의 단서들을 찾아나섰습니다.

아내를 죽여달라는 의뢰를 한 보스 ‘호프만‘을 오히려 세상에서 지워버린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 [블러드 온 스노우]가 1975년의 이야기라면 [미드나잇 선]은 그로부터 2년 후인 1977년 호프만의 정적인 ‘뱃사람‘과 얽혀있는 주인공 울프-욘 한센-가 채권을 회수하는 해결사 일을 결국 안함으로서 배신자가 되어 노르웨이의 최북단에 있는 ‘코순‘ 마을로 도망치며 이야기는 시작 됩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평생 ‘사미족‘이 존재하는 줄도 몰랐을 것이고, 휘바와 욜로의 북유럽 국가들이 사회주의 국가가 된 사연을 찾아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저 자연이 아름답고 빙하가 만든 흔적인 피오르드에 대한 감탄이 다였을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했던 1945년, 노르웨이 역시 점령군 나치 독일군대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력이 아닌 소련군에 의해서 이미 항복한 독일군이 밀려나는 형태였기에 같은 게르만 민족이었으나 독일군은 퇴각하는 길에 보이는 마을들을 모두 태워버렸습니다. 유일하게 교회건물들만 덩그라니 남긴채. 척박한 땅에 그럼에도 살아남아 전통을 지키며 사는 소수민족 사미족과 남겨진 교회를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사는 이들이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땅에 듬성듬성 삶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순록이 배회하는 땅, 사냥꾼을 위한 오두막이 여기저기 있지만 생활을 위한 시설이라곤 없는 쉼터와 같을 뿐입니다. 자신을 ‘울프‘라는 이름으로 속이고 교회건물에 숨어 있다 열 살 소년 크누트와 소년의 엄마 레아, 레아의 아버지 야콥 목사와 대구를 잡기위해 바다로 나간 크누트의 아버지 휴고, 휴고의 동생 오베와 동네 주술사 아니타, 성직자였으며 판사이고 배의 선장이지만 배를 탄적이 없는 마티스가 자신의 마을에 온 이방인을 대하는 수상한 행동들을 경계하며 이야기 속에 빠져들다보면 어느새 크누트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울프가 왜 이곳까지 숨어들었어야 했는지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차츰 다가오는 ‘뱃사람‘의 추격자들, 그 모습을 드러냈을 때 실제로의 죽음과 위장 된 죽음의 기로에서 욘 한센의 선택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요 네스뵈 작가의 작품을 이제 두번째로 읽지만 대단히 잔혹한 범죄소설임에도, 심지어 미화 된 어떤 미사어구가 없음에도 인간 본성은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측은지심 즉, 선한 마음이 존재한다는 걸 믿게 만드는 뭔가가 있습니다. 낯선 곳의 낯선 이야기, 하지만 우리와 같은 사람이 사는 이야기,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북유럽의 만년설의 냉기로 날려줄 이야기 만나러 [미드나잇 선]의 세계로 독자분들을 초대합니다. 진흙 뻘밭을 좀 통과해야 하고 불쾌를 넘어 속이 안좋을 수 있는 순록과의 조우도 넘어 핀마르크 고원의 헤더가 잔뜩 핀 이곳으로 더위가 사라지기 전에 꼭 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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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응원해
후이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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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였습니다.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라는 제목만 봤을 땐 ‘이런 나라도 결혼해 줄 수 있어?‘하고 마음에 있는 상대를 향해 질문한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수동적이고 피동적일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나니 정말 통쾌한 답이 들어 있었습니다. 앤티크 상자 안에 숨겨졌던 보물을 발견한 심정으로 읽었습니다.

상대방에게 거절 당할 것을 우려해 마음을 숨겨본 일이 있을까요? 사랑하는 마음이든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든 무엇이든 말입니다.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상대방은 아니라는 답을 하면 어색해 질 것 같아서, 또는 더이상 그냥 친구로도 남지 못할 것 같아서 마음에만 담아 둔 짝사랑은 없는지요? 사랑이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있지만 내가 나서야 하는 자리는 아닌 것 같아서, 선배들도 가만히 있는데 나섰다가 미움 받을 것 같아서 튀어나온 못이 되어 뽑혀 버릴 것 같아 숨죽이고 마냥 기다리진 않았는지요? 나름 요령있게 모나지 않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바보 같았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물론 ‘네가 남자라면 너와 결혼하겠니?‘라고 친구가 물었을 때 책의 저자 후이는 ‘아니.‘라고 답했고 친구는 ‘그런 이유로 니가 아직 결혼을 못했다‘는 팩폭을 당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은 사랑하되 내가 편한게 최고인 저자의 마음가짐(?)이 편하게 와 닿았습니다.

가장 멋진 글은 손녀를 혼자키운 할머니의 이야기 였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조금씩 내놓고 도와줬기에 할머니의 손녀는 좋은 대학에 들어갔고 이제 졸업하면 좋은 곳에 취직만 하면 됩니다. 그동안 도움 준 마을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고 보답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 할머니께 말씀드렸더니

˝물론 많은 사람이 도와준 건 맞지, 하지만 나 역시 평생 도움받은 걸 기억하고 감사하며 보답할 거여. 그리고 결국 나를 가장 많이 도운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여, 바로 나 자신이여.˝ (99쪽)

라며 할머니는 이제 인터넷 방송하는 법까지 배워 집에서 키운 농작물, 달걀 따위를 온라인으로 팔고 있다고 하니 당당하고 멋진 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져 좋았습니다. 이 말은 결국 ‘나를 가장 많이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 뿐‘이라는 말로 들립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의 지혜로움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가끔 ‘사랑해서, 좋아해서, 도움을 주고 싶어서‘ 등등의 이유를 대고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와주겠다는데 싫다고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진짜 사랑하고, 좋아하고, 도움을 주고 싶었다면 상대방이 도와달라는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렸어야 한다는 걸 이제야 깨닫습니다. 반대로 망설이다가, 시도도 못하고 포기하는 사랑에 대해선 또 털털하게 ‘맘대로 사랑한 건 나니까, 넌 네 맘대로 해.‘라며 쿨한 고백을 유도하는 문장에 이게 뭐야? 하다가 그렇게 표현하는 거구나 싶어 웃고 말았습니다. 인생의 정답이 없는 것처럼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읽으며 그래도 ‘나라서 좋다‘라는 엉뚱한 대답을 하게 됩니다. 나 자신을 가장 제일 잘 아는 ‘나‘를 응원하게 되는 책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추천합니다. 응원 받고 힘찬 삶의 여정을 걸어가시길 바래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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