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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8
앙리 드 몽테를랑 지음, 유정애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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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작가의 이름 ‘앙리 드 몽테를랑‘, 국내 초역의 소설 [소년들]을 읽게 된 계기는 딱 열다섯 살의 질풍노도의 아들을 키우고 있기에 ‘순수하면서도 타락한 천사의 모습의 소년들‘이란 과연 어떤 것을 두고 하는 말인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랑에 빠지는 덴 이골이 붙는다‘는 문장을 놓친 것은 어쩌면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은 작가의 두개의 메모와 서문을 통해 이 소설이 자신의 자전적인 글이 아니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작가인 앙리 드 몽테를랑의 삶이 그대로 녹아져 있습니다. 1895년 파리 태생의 작가는 바칼로레아 시험에 합격하고 생트크롸 드 뇌이 콜레주의 철학반에 입학해 이 년 후배인 필리프 지켈과의 특별한 우정으로 인해 1912년 퇴학을 당합니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 [소년들]은 1922년 ‘알방 드 브리쿨의 청춘‘ 시리즈의 첫번째 출간 작품 [꿈], 1926년에 두번째 소설 [투우사들]에 이어 마지막으로 1969년에 출간 되었습니다. 1914년에 쓰기 시작한 후 초고가 완성 된 1947년까지의 긴 시간에 더하여 또다시 이십여 년 뒤에 보완작업이 끝나고 나서야 마지막 완성을 외치며 세상에 나온 소설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개인적이며 고통스러운 자기 고백이 담긴 사랑에 관한 소설 [소년들]은 개방적인 서구 사회에서조차 금기시 되었던 동성간의 사랑과 우정, 종교와 사회적인 편견에 대한 소년들의 열정을 고스란히 내비치고 있어 단순히 열다섯 살 아들을 두고 있다는 이유로 선택해 책을 읽기 시작한 저에겐 당황스럽게 다가왔고 주인공 알방의 어머니의 아들을 향한 사랑과 믿음과 지지를 과연 ‘나‘라면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 알방은 어두운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화도 나지 않았고 괴롭지도 않았다. 오로지 극도의 흥분만이 있었다.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살아 있다!‘ 그의 마음은 매우 평온한 동시에 끝없이 활기로 가득찼다.
알다시피 그는 (의지, 순결, 용기, 자기통제 등 이 모든 것의) 완벽한 수행을 좋아했다. 그가 어머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드 프라츠 신부의 말에 순종하기 위함이 아니라 오로지 완벽한 수행을 위해서였다. 그는 오후 내내 정신의 완전한 자유를 가장했다. 그가 성공하는 만큼, 그것에 도취되어갔다. (250쪽~251쪽)

콜레주의 2학년 학생주임이자 신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 신부 드 프라츠, 그가 관심을 두고 있는 열네 살의 신입생 세르주 수플리에, 세르주를 특별히 여기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알방과 알방 드 브리쿨을 향해 손을 내미는 세르주, 결국 퇴학을 당하고 학교를 떠나는 세 사람의 이야기는 나이와 성별을 떠나 사랑이란 서로에게 특별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지, 왜 다른 사람이 믿는 것을 안 믿는지, 왜 가시밭길 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순순히 그 길을 가는지, 나이가 들고 세계대전의 광풍에 휩쓸리는 시련에도 잊지 못하던 그들의 특별한 우정이 어떤 결말을 그리는지 상상하고, 소설이 끝나고 나서의 뒷이야기를 마음데로 그려나가다보니 진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순수했던 시절로 되돌아가 철부지 같던, 그래서 용감했던 그시절의 저를 떠올려 봅니다. 그 터널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르기에 제 자신의 잣대로 아들의 삶을 재단하는 일만은 하지 말자는 결심을 하며 [소년들]을 덮습니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신선한 충격의 책 [소년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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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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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 네스뵈의 오슬로를 중심으로 한 소설 삼부작 중 하나인 [아들 THE SON]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땐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과 사건 사고들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책 제목의 ‘아들‘은 과연 누구를 의미할까 내심 추리하며 읽기 시작했을 때 소년 ‘소니‘가 등장합니다. 열여덟 살에 살인으로 스타텐 교도소에 수감 된 이후 외출 등의 사유로 그가 사회에 발을 딛는 순간 발생하는 사건사고들, 그로인해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소니 로프투스는 교도소에 수감된 요주의 인물입니다. 동시에 다른 범죄자들의 참회의 고해성사를 들어주고 그들이 때론 죄를 뉘우치게 하거나 삶의 마지막을 가쁜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며 모범수로서의 모습을 지닌 그에겐 한때는 자랑스러웠던 아버지였으나 지금은 그저 비리 경찰이 자신의 죄를 음폐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오명을 쓴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어머니 마저 세상을 떠나고 소니는 약에 중독되어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며 다른 이들의 죄를 덮어써서라도 자신만의 세상에 숨어 살고 있습니다. 서른 살이 된 소니에게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음모와 배신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들어가고 그는 스스로 심판자가 되기 위해 탈옥을 감행합니다. 40년 넘게 교도소의 목사로 있으면서 자신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소니를 이용만 하던 페르 볼란 목사의 석연치 않은 죽음과 목사의 죽음을 수사하다 타살 가능성을 발견하고 조사하던 중 과거와 이어진 오슬로의 검은 세력과의 연계 되었음을 서서히 밝혀가는 살인전담반 시몬 케파스 경정과 막 이관해 온 카리 아델의 본격 수사물을 그린 이 소설은 여행객으로 잠시 들렸던 기억속의 눈부신 노르웨이의 오슬로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어 놀랍고 또 안타깝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잔혹 범죄와 불법적인 사업들의 만연,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 등이 여과없이 드러난 소설 속에는 인신매매나 살인, 세력간의 보복전쟁과 같은 강력범죄가 수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공권력 세력과 범죄세력 간의 숨은 결합과 청탁, 협박 등의 어두운 측면을 엿볼 때마다 소니 로프투스의 거짓 자백이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소설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합니다. 선한 인상의 소니가 악의 화신이라도 된 듯 그려내는 살생의 현장들과 대조적인 사랑이 존재하고 어쩌면 믿음도, 즐거웠던 추억과 가족을 향한 애정, 반성과 구원을 향한 애원이 비틀린 모습으로 등장하는 면목들을 읽어나갈 때 충격이 그야말로 강펀치 입니다.

범죄소설에 스릴러소설이 합쳐진 소설을 읽다보면 일상적이고 평화롭기까지 한 현재의 삶이 얼마나 다행인지 느끼게 됩니다. 소설의 잔혹한 묘사는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소니가 교도소에서 보낸 세월이 얼마나 긴 기간인지, 그 기간동안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지 소설을 읽으며 깨닫게 됩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 되기 전의 사람, 음악을 듣기 위해 CD와 CD플레이어를 챙기는 사람, 그러나 형사들을 따돌릴 만큼의 두뇌 회전이 빠른 범죄자이자 복수의 화신 소니가 펼치는 숨가쁜 추격전을, 어두운 오슬로의 거리에 가려진 반전과 경찰 내부에 존재하는 스파이까지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극한 상황에서의 즐거운 추리를 위해 요 네스뵈의 장편소설 [아들]을 추천합니다. 과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그런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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