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그런 이야기를 할 때면 난 엄마 옆에 붙어앉아 몸을 기대거나 무릎을 꿇고 엄마 등에 업히는 자세를 했다. 그러면서 이따금 엄마 목이나 귀 뒤쪽이나 머리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았다.
엄마가 그런 이야기를 할 때면 난 엄마 옆에 붙어앉아 몸을 기대거나 무릎을 꿇고 엄마 등에 업히는 자세를 했다. 그러면서 이따금 엄마 목이나 귀 뒤쪽이나 머리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았다. - P27
홀수 번지 거의 전체가 시멘트 펜스들로 덮여 있다. 그 펜스들 중 하나에 다음과 같은 낙서가 쓰여 있다 : TRAVAIL(노동) = TORTURE(고문) - P48
"아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인간은 누구나 유사시에 악인이 된다는 거 말입니다. 어떤 의미로 하신 말씀이신가요?" "의미라고 해도 깊은 의미는 없어요 - 다시 말해 사실이 그렇다는 거지. 이론이 아니고." "사실은 사실이라도, 제가 여쭙고 싶은 것은 유사시의 의미입니다. 도대체 어떤 경우를 가리키는 건가요?" 선생님은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끝난 지 한참 된 얘기라 새삼 열심히 설명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는 듯이. "돈이죠. 돈을 보면 어떤 성인군자라도 금방 악인이 돼요." - P80
어떤 애는 멀리 던졌고, 어떤 애는 자기 발 앞까지만 던졌어요. 각자 두엄을 던진 곳이 달라서 골고루 채울 수 있었어요. - P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