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회사에서까지 신원 조회를 당하고 나니 이 땅 어디에도 서 있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철저히 봉쇄당한 기분이었다. 오직 몸뚱어리 하나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에서 영원히 밖으로 나오지 못할 것 같은 공포감이 몰려왔다. 아니 몸뚱어리조차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사지를 결박한 채 조금씩 숨통을 조이는 것 같았다. - P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