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초등학교 선생인 친구의 대화가 그랬던 것처럼, 나와 오기의 대화는 자연히 어릴 적 우리가 그렸던 무수한 선쪽으로 넘어갔다. 선을 긋지 않고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잖아. 시작점과 끝점. 그 사이를 긋고 두르고 아우르고 그리하여 분간과 분별을 하고, 그 모든 일이 다 선으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겠지. - P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