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다는 것은 너무나 기분좋은 이야기이다. 한여름에 동물원에 내리는 자욱한 비처럼 말이다. 아니면 한밤중에 아래층에서 울리는 피아노 소리나 한밤의 검은 늑대 따위, 이것은 좀 다르다. 이 세상에는 몇 개인가의 블랙홀이 있어서,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 익숙하였던 일들로 가득차 있는 세상이 그곳으로 빠져들게 되면서부터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되어버린다. - P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