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에서 조금이라도 평화가 지켜지는 것은 자기가 사는 데 필요한 약간의 비무장지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지나지게 정의를 외치는 건 스스로 정의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죠. 그 외침 속에서 적당히 자신의 정의롭지 못함을 치유받거나, 혹은 남을 악마로 만들어 자신을 대속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 <시인수첩> 허연 시인의 질문 - P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