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는 안마당에 앉아서 책을 읽으며 저녁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예전부터 늘 읽으려 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던 고전들을 하나하나 독파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마담 보바리>, <에피 브리스트> 같은 책들. 안마당은 사방이 사막식물들-샐비어와 유카와 선인장-로 둘러싸여 있었고 마당 한쪽 끝에 있는 높은 철제 울타리에는 부겐빌레아를 비롯해 꽃 피는 넝쿨식물들이 뒷골목까지 흘러내렸다. - P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