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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평점 :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건물들이 방치되어 흉물스럽게 변해간다면 보통의 사람이라면 외면하던가 두려워 접근을 안 할텐데, 여기 그 폐허에서 매혹적인 역사의 이야기를 들춰내 잊혀진 옛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아픔을 간직한 비극적 장소에 실려있는 진짜 이야기도 가져오고, 황금의 땅이었던 곳이 폐광으로 버려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했는지 우리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라고 제목이 쓰여지진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곳에 대한 책의 저자 트래비스 엘버러 입니다.
제 눈에 가장 먼저 띄인 폐허(?)는 루비에르크누드 등대 입니다. 바다에서 약 2킬로미터 떨어진 내륙에 마을 사람들이 자리잡고 살던 시절부터 바다는 탐옥스럽게도 수 세기 동안 마을을 향해 해안가를 집어삼키며 한 해에 3미터씩 거리를 좁혀왔습니다. 마을보다 해안가에 가까이 서 있던 등대는 설 곳을 점점 잃어가다가 어느 날 바다와 거리가 있는 언덕으로 옮겨져야만 했습니다. 자연이 가진 힘을 실감하는 동시에 바다를 사납게 만들고 해수면이 높아져 더이상 이전에 살던 터전에선 살지 못하게 된 이유가 결국 인간이 만든 물질들이 불러온 재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광기어린 한 사람으로 인해 마을 건물이 전차 표적이 된 독일의 사례, 광대한 소금 평원 살라르데우유니에 몰려 든 사람들과 마을들의 번영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버려진 낡은 기관차가 녹슬어가고, 화려한 연회장이 있던 호텔이 지금은 이끼로 뒤덮여 옛영광의 모습은 사라진 안타까움이 책 속에 펼쳐져 있습니다. 편리를 위해 무턱대고 만들던 원전이 체르노빌 사건으로 백지화 되는가 싶었으나 21세기에 또다시 전쟁과 필요에 의해 그 자리에 원전이 들어설 예정이라는 기막힌 이야기까지 언제까지 이 위험한 줄다리기를 계속할지 걱정도 됩니다. 각 도시의 휘양찬란한 랜드마크 건물들을 보여주는 대신 이제 풍파에 낡고 허물어져 가는 폐허들을 보여줌으로써 기껏 100년도 못사는 인류가 오만하고 자만하다보면 폐허가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 있다고 말하는 듯 경고장을 날리고 있습니다.
허무주의를 조장할 수도 있지만 지금 우러러보는 그 부동산들도 10년, 20년이 지나고 나면 폐허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연과 공생하는 삶을 위해 변해야 겠습니다. 지구상에 태어난 가장 악당은 어쩌면 우리 자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추천 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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