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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한 출발 - 카프카 탄생 140주년 기념 단편선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23년 4월
평점 :
최근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과 관련 된 카드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한 아이가 ‘변신‘을 읽고는 아빠에게 ‘만약, 내가 어느 날 해충으로 변해 있으면 아빠는 어떻게 할꺼냐고.‘ 묻습니다. 아이가 듣고 싶었던 답은 ‘아빠도 해충이 되어 널 돌봐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빠의 답은......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외판 사원으로 그야말로 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가장 입니다. 부모와 여동생이 같이 살지만 그들은 오직 그레고르에게만 의지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레고르가 어느 날 활 모양의 각질로 나누어진 불룩한 갈색 배와 가느다란 여러 개의 다리를 가진 흉측한 해충으로 변신해 방 안에서 버둥거리는 모습을 발견한 그의 가족들은 그를 감추고 외면하고 죽어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이 없어져 버려야 한다는 가족들의 무언의 요구에 의해 삶을 포기합니다. 그 마지막 순간에도 감동과 사랑으로 식구들을 회상하면서.
카프카의 소설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카프카 자신의 가족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권위적인 아버지와 우울증을 앓는 어머니, 여동생들이 셋이나 있었는데 오빠를 괴롭히거나 때때로 돌봐주거나 하는 모순적인 행동을 하는 존재들 입니다. 사랑에 목말라 있지만 가족이 원하지 않으면 자신을 가둬버리는 카프카를 함부로 이해하거나 안다고 말할 수 없어 그저, 단편 소설들 여기저기 남겨진 흔적으로 불안한 영혼을 느낄 뿐입니다. 특히 표제작인 ‘돌연한 출발‘은 300자가 될까 싶은 짧은 소설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여기를 떠나야 한다는 것만 알뿐 어디로, 왜 가야하는지 모릅니다. 여행의 목적은 떠나는 것. 이 짧은 소설을 읽으며 카프카도 어쩌면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들 곁을 그렇게 떠나고 싶었던게 아닐까 상상을 해 봅니다.
어렵지만 그 동안 조각들로 읽었던 카프카의 단편소설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음미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금 이해 못하는 부분들은 조금더 시간이 흐르고 나면 알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마지막 장을 넘깁니다. 다시 펼칠 날을 기약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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