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밤
할런 코벤 지음, 노진선 옮김 / 문학수첩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처럼 15년 전 여름밤, 쌍둥이 동생 리오를 잃고, 여자 친구인 모라마저 사라져버린 후 끊임없이 리오에게 말을 거는 형사 냅은 고등학교 동창이자 경찰인 렉스 캔턴이 얼마전 살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유명한 작가의 성이기도 한 뒤마(Dumas)에 이름은 나폴레옹인 ‘나‘에게 이 소식을 전하러 온 경찰관은 ‘두매스 형사‘라고 호칭하며 그들이 ‘냅 형사‘를 찾아 온 것은 살해 된 렉스 형사 때문이 아닌 사고현장에서 발견한 지문 때문이라 말합니다. 냅이 10년 전 여자 친구 ‘모라‘의 행방을 더이상 추적할 수 없게 되자 ‘요주의 인물‘이라며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지문을 직접 등록하고 해당 인물을 발견시 연락을 달라는 메모를 남겼기 때문에 담당자들이 소식을 알려오기 전까지 냅은 모라가 살아 있을 가능성에 늘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런 모라가 살아 있을 뿐만 아니라 동창이자 형사인 렉스의 죽음과 연관 되어 있다는 사실이 냅으로 하여금 그동안 벗어나지 못한 동생 리오의 석연치 않은 죽음과 리오의 패거리 중 하나였던 렉스의 죽음, 그리고 모라의 잠적이 어떤 관계가 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들게 만들며 소설은 점점 깊은 수렁으로 우리를 이끌고 갑니다.

과연 그들이 [사라진 밤]에는 어떤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궁금해 집니다.

마을 근처에 존재하던 나이키 미사일 기지가 폐쇄되고 이후 그 공간은 농림부에서 인수해 연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군사시설일 때보다 더 엄격히 통제 되었던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그저 떠도는 전설처럼 여겨지던 모종의 음모론이 신빙성을 높여갈 때 또다른 동창 행크가 3주전 사라졌다는 사실에 더해 동생 리오와 함께 죽은 다이애나, 렉스까지도 같은 CC클럽(음모론 클럽 Conspiracy Club)의 멤버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야기는 스케일을 넓혀 나갑니다.

지금까지 소설에 등장하는 경찰관들은 지극히 정의롭거나 반대로 부패 경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라진 밤]에 등장하는 주인공 ‘냅‘은 이런 이분법적인 판단을 어렵게 만듭니다. 쉼터에 거주하는 학대 받은 여성들의 사정을 알게 된 냅은 그녀들의 남편이나 남자 친구들을 찾아가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합니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름의 정의를 실현하는데 그 방법이 대부분 법이 아닌 주먹입니다. 친구인 행크가 정신적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세상이 비난하는 그런 존재는 아니라는 것을 믿었기에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 주변에 행크가 단지 서성인다는 이유로 변태(소아성애자)라는 오명을 씌게 만드는 허위 영상을 찍어 유포한 학부모를 찾아가 협박에 가까운 말솜씨로 행크의 누명을 벗겨주기도 하고, 종국엔 자신의 분신과 같은 리오의 실체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읽는 동안 내내 주인공 냅이 허공에 대고 ‘리오‘에게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자체만으로도 반전에 반전을 위한 장치인가 싶어 계속 긴장하게 만듭니다. ‘세상에 믿을 놈 없다‘는 말이 딱 맞는 결말에 그야말로 말문이 막힙니다. 설마했던 진실의 문이 열리고,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마주하게 된 ‘냅‘의 반응이 어떠했을지 기대하시며 이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할런 코벤의 소설들을 매달 한 권씩 읽으며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수사물이 각자의 옷을 입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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