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비스 탐정 길은목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아직 지음 / 몽실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책 제목에 등장하는 ‘노비스‘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SF와 미스터리 소설을 주로 쓴다는 ‘김아직‘ 작가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가 없이 이 책을 접했습니다.
[노비스 탐정 길은목]의 표지에 숨겨진 의미들은 책을 읽음으로써 서서히 그 진가를 드러냅니다. 먼저 ‘노비스‘는 정식 수녀가 되기 전의 견습수녀를 말합니다. 표지에 등장하는 이누야사의 흰 머릿결 같은 하얀 두건이 바로 노비스의 두건 입니다. 자전거로 달리고 있는 땅은 도로여야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도로는 아닙니다. 갯뻘 같기도 하고 물이 흔건한 지면 같이 보입니다. 그 뒤로 경계선을 나타내듯 날카로운 쇠가시가 있는 철책이 보이고 그 너머로 빌딩 숲이 보이고 높은 건물들은 여지없이 붉은 십자가가 점등 되어 있습니다. 다시 표지에 눈에 띄는 자전거 손잡이 앞에 달려 있는 바구니에 가득한 흰색꽃과 그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장면이 눈에 들어오고 나서야 표지의 주인공인 바로 ‘노비스 탐정 길은목‘이며 그녀의 굳게 닫힌 표정이 무언가 심각한 일이 있었음을 암시한다는 것을 짐작하게 합니다.
소설은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암울한 미래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환경 파괴의 영향으로 지표면 온도가 계속 상승하고 결국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여 인류의 거주지의 대부분이 침수되고 이로 인해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지구는 작은 종말을 맡이 합니다. 비교적 안전한 고지대에 살며 경제적 여유가 있던 이들은 작은 종말 이후의 사회를 이끌며 침수 된 지역에 대해 세금 징수를 안하는 대신 그들에 대한 지원도 일체 없다는 선언을 하게 되고 우리나라 역시 침수 지역과 안전 지역(메가시티 셔을)이 분명한 경계를 이루고, 그 사이 공간엔 침수지역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난민촌을 이루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길은목은 이 침수지역에서 태어나 전염병으로 양친을 잃고 난민촌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 지금의 후견인 덕분에 수녀가 되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 앞에 수녀원 원장은 최근 난민촌과 침수지역에서 발생한 평균치를 상회하는 투신 사고들의 이상한 점을 알아봐 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누군가를 배신함으로써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가진 길은목에게, 노비스가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되는 그림을 간직하고 있어 수녀원에서 쫓겨날 것을 예상하고 만났던 원장 수녀와의 면담에서 그녀가 침수지역에서 나고 난민촌에서 살았던 경험과 주변을 살펴보는 예리한 시선을 이용해 서로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는 끔찍한 투신 사건들 간의 연관성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길은목은 자신의 과거이면서 진실이 숨겨져 있는 그곳으로 서서히 다가 갑니다.
산산히 부서진 두개골과 누군가 죽음의 장소마다 놓고 간 백작약, 오염된 검은 바다에 삼켜진 유년시절의 공간들과 살아남기 위해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했던 기억, 여전히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준 충격에 더해 과거의 유령과 직면하게 된 노비스 길은목은 희생자들의 죽음에 드리워진 그림자의 진실을 찾아내게 됩니다.
[노비스 탐정 길은목]은 단순한 ‘K미스터리‘ 소설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주는 사회소설로 여겨집니다. 그리 멀지도 않은 디스토피아 미래 세계, 우리가 지금처럼 환경을 파괴하고 자연을 파괴한다면 임계치를 넘어선 자연의 분도가 인류를 향해 거대한 앞발을 드러내리라 보여집니다. 더이상 미룰 것 없이 행동하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리고 ‘왜 사는가‘를 다시한번 고민해 봐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청소년들과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추천합니다.
#노비스탐정길은목 #김아직 #장편소설 #몽실북스
#케이미스터리 #SF소설 #미스터리소설 #탐정소설 #한국소설
#책추천 #책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