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인간을 말하다 - 예술로 만나는 삶의 기쁨과 슬픔 전원경의 예술 3부작
전원경 지음 / 시공아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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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예술 작품이, 인간을 말한다.

얼마전 우주에 관한 강연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우주‘하면 제일 먼저 어떤 것들이 떠오르세요? 하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 탐사, 우리은하 너머의 또다른 은하, 화성인과 같은 SF소설에 등장하는 외계인 등등 지구 밖의 세상을 ‘우주‘라고 답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도, 매일 보는 태양도 우주의 일부분이며 우연과 필연에 의해 지구상에 생명체가 나타났고 거듭된 진화의 과정에서 현생인류가, 지금의 문명을 가진 인류가 생겨났으니 우리가 우주인데 우주가 우주를 궁금해 하다니 신기하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럼, 인간이 만든 예술이 인간을 말하는 것은 얼마나 더 신기 할지 이 책 [예술, 인간을 말하다] 속으로 풍덩 빠져 보겠습니다.

저자 전원경 님을 처음 알게 된 건 [클림트] 강연에서 였습니다. 황금으로 그 현란함을 뽐내는 작품과 대비 된 클림트의 소박하다 못해 기인에 가까운 모습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는데 한 예술가의 인생 여정을 따라 가는 시리즈의 책 덕분에 작가와 시대와 작품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여행에 동행하게 되어 즐거웠던 기억이 오래 남았습니다.

이 책 [예술, 인간을 말하다]는 ‘예술 3부작‘의 마지막으로 작품으로 전작의 역사와 도시 같은 거대함은 사라지고, 예술이 그려내고 있는 평범하거나 비범하거나 천재거나 평이한 삶을 산 ‘인간‘의 사랑, 이별, 젊음, 우정, 노동, 여행, 집, 자연 등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자유로운 이동과 여행이 금지 되던 시절에 우리를 그래도 살아남게 하고 살아가게 만든 것은 예술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백 년 전 전세계인구의 27퍼센트를 죽음으로 몰고간 스페인 독감이나 14세기 중기 유럽 전역을 강타한 페스트에서 인류가 살아남아 또 한번의 역경을 맞이해 암담하고 힘들 때, 멈춰진 일상을 위로 받고자 음악을 듣고, 단절 된 소통의 기회를 베란다에서 열리는 음악회로 서로를 응원하고, 영상속 가상세계를 통해 미술관을 방문하고, 지혜와 유머로 꽉찬 소설들과 거들떠도 안보았던 시집을 펼쳐보는 것이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는 말처럼 저에게 다가 왔습니다. 예술에 인간이 다가가기 시작하자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이 멘델스존에 의해 프로이센 국왕 빌렐름 4세의 탄생을 기념하는 연극 ‘한여름밤의 꿈‘으로 재탄생한 것과 같이, 신화를 영감의 원천으로 한 수 많은 작품들이 그림으로, 오페라로, 문학작품으로 탄생하고 같은 시대를 풍미하는 천재들의 라이벌 간의 경쟁에 흥미로운 평행이론을 발견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 이유를 알아가는 재미 이외에도 치열하게 예술의 꽃을 피워나가야만 했던 여성들의 예술활동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재능있던 여성들이 ‘마녀‘로 몰려 제거 되었던 암울한 역사와 탐욕과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히게 된 작가들의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사장되었던 시대상을 엿볼 수 있었으며, 아름다운 ‘누드화‘가 심미주의적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신화와 인간을 잇는 장치로, 정치적 의도로, 때론 결혼 선물로 남다른 의미를 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대의 사상과 철학이 가진 의식의 한계가 음악과 미술, 조각, 신학에 이르기까지 발자취를 남기고, 시대를 뛰어넘는 작가와 작품들이 당시엔 외면만 받다가 작품의 진면목을 알아봐 주는 사람과 시대를 만나야만 빛을 발하는 것과 같이 예술은 자신을 알아주는 이에게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 준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 기회였습니다.

깊고, 다양하고, 재밌는데 유익한 [예술, 인간을 말하다] 추천합니다. 싸움 구경하듯 라이벌 간의 살벌한 이야기도 재밌고 그런 천재들이 동시에 태어나는 우연도 운명인가 싶어 흥미롭습니다. 강추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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