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주의자 고희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7
김지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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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주의자 인데 이름이 ‘희망‘이라니 아이러니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어법인가 싶기도 했고, ‘종말주의자‘에 알고 있던 의미 이외에 요즘 아이들이 줄여 말하는 다른 의미가 있는지 찾아보기도 했으나 책을 읽으면서 그건 아니라는 걸, 세상의 ‘종말‘을 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희망이는 중학교 2학년 열다섯 살입니다.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공부도 잘하고 비록 친한 친구는 없지만 나름 소통하는 친구와 가족이 있으며 학생이라는 신분 이외에 소설을 연재하는 특별하다고 보면 특별하고, 아니라고 하면 아닌 소녀 입니다. 희망이의 나이차 많은 동생 소망이가 교통사고로 죽고, 서울에서 국밥집을 하시는 할머니의 배려와 나름의 위안 덕분에 5년전 사고는 가려진 듯 느껴졌고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희망‘가 비로소 울게 되는 그때가 되서야 왜 종말주의자인 희망이가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는지, 늘 마음 알아주던 삼촌과의 관계와 삼촌의 커밍아웃으로 인한 대 혼란의 가족 사이에서 희망이의 소설 속 인물들 역시 위기에 처하고, 소설이 주춤하는 사이 삼촌의 일상생활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명문대를 나와 국내 굴지의 회사에 다니는 삼촌과 할머니의 ‘나주 국밥‘집에서 주방과 서빙일을 도우며 가게가 있는 건물에 서로 다른 집을 위안 삼아 살아가고 있는 [종말주의자 고희망]네 가족이야기와 그 동안 낯설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던 동성간의 사랑에 대해 용기 있는 선언이 펼쳐집니다.

희망이가 지금 쓰고 있는 세 번째 소설 역시도 전에 쓴 작품들처럼 세상은 종말을 맞이하고 주인공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그로인해 사라 집니다. 어벤저스 타노스의 핑거 스냅에 의해 인류의 절반이 사라졌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렇게 사람들은 사라졌고 더이상 전기를 쓸 수 없고 자신 이외의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헤매고 있을 때, 종말이 일어나고 6주가 지나 생존자의 존재를 알게 되고 혹시 납치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그(D)를 따라가 홈에서 자신들을 포함해 열 명에 생존자가 있음을 확인합니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사라진 도시에서의 생존을 그리는 소설 속의 세상과 동성애 폭로로 인해 세상에서 내쳐진 현실의 삼촌과 동생의 죽음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님과 그로인해 더욱 힘든 희망이가 겪는 내적 외적 갈등이 방황으로, 비록 하루였으나 가출의 모습으로 등장할 때 같은 나이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써 많은 생각거리를 한아름 넘겨받은 것 같았습니다.

˝개소리에는 일일이 반응하고 싶지 않아서요. 마음이라는 게 무한한 것 같지만, 사실 한정된 자원이에요. 쓸데없는 데 마음을 낭비하면 좋은 데 쓸 마음이 그만큼 줄어들더라고요.˝ (192쪽)

바닥에 내려가 본 사람이기에 닉네임을 ‘바닥‘이라고 지은 사람의 이 말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야말로 좋은 것만 누리고 사랑하기에도 시간은 짧은데 왜 다르다고 차별을 하고, 다른 이들과 같게 만들기 위해 튀어나온 곳은 잘라버리고 부족한 곳은 억지로 채워넣으려는지. 각자의 삶에 어쩌면 모든 삶에 주어진 종말을 향해 걸어가며 살아있는 현재를 더욱 다체롭게 만들 모험의 길을 떠날 용기를 얻었습니다. [종말주의자 고희망] 추천 합니다. 마음의 낭비를 줄이고 좋은 데 씁시다. 나를 위해서라든가, 나를 위해서.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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