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서점 - 살인자를 기다리는 공간,
정명섭 지음 / 시공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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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으로 찾아오시면 얼마든지 들려드리겠습니다. 작은 서점을 하시는 분들을 몇몇 만나봤는데 손님이 문을 여는 순간 책을 살지 안 살지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가요? 만약 책을 살 생각이 없는 손님이라면 어떡해야 하나요?˝
˝들어오자마자 문을 잠가버리라고 하더라고요. 책을 살 때까지 말이죠.˝ (32쪽)

고서적 수집가이며 시민대학교 교수이자 문학박사인 유명우 교수는 그동안 오랜세월 참여했던 ‘책책책, TV와 함께하다‘ 100회 특집 생방송에서 출연 중인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등을 모두 그만두고 학교에도 사직서를 냈다는 폭탄선언을 합니다. 속세를 떠나려 한다는 그에게 앵커는 방송 은퇴의 이유를 묻고, 오랫동안 고민하던 일을 드디어 실행할 결심을 했다고 답하는 그는 ˝서점을 열 겁니다.˝라고 선언합니다. 서점의 이름은 ‘기억 서점‘.

그는 15년 전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정식 교수 임용에 열쇠를 쥐고 있는 대학 총장의 고희연에 참석하기 위해 아내와 이제 막 중학생이 된 딸 유리를 억지로 차에 태우고 그나마 차들이 다니지 않는 국도를 타면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서두르는데 짜증 내는 아내와 아프다는 딸 아이를 때문에 화가 납니다. 가족들 굶기지 않기 위해 교수 자리 얻으려고 발버둥 치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을 원망하면서...그리고 바로 이날, 국도에 있는 터널에서 벽을 들이받고 고장나 있는 자동차가 2차선 도로를 막고 있는 것을 보고 더욱 화가 난 유명우 교수는 딴 길로 돌아가자는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사고난 차의 보닛 안을 들여다보는 남자를 향해 다가갑니다. 새로 개통 된 터널은 조명이 제대로 설치 되어 있지 않아 어두웠고 어두운색 후드 티에 야구모자를 쓰고 검은색 마스크까지 쓴 상대방과 눈이 마주친 순간 움찔했지만 물러설 수 없다는 자존심에 그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 어깨를 치며 말을 건네다 운전석 창문에 핏자국을 발견합니다. 이렇게 ‘사냥꾼‘과의 만남으로 그는 자신의 두 다리와 아내와 딸아이를 잃고 지난 15년 세월동안 복수를 위해, 사냥꾼을 유인하기 위해, 유일한 무기인 고서적을 미끼로 사냥에 나서게 됩니다.

사냥꾼에게서 목숨을 지킬 수 있게 하고 또한 그가 집착했던 책 [잃어진 진주]를 비롯해 그동안 수집했던 책들을 전시하고 판매도 하며 책들을 소장 할 만한 사연을 들려주는 이들에겐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방송을 끝으로 미끼는 던져졌고 철저한 예약제 시스템으로 사냥꾼일 가능성이 있는 손님들을 선별하게 됩니다. 과연 잔혹하고 잔인한 사냥꾼은 ‘기억 서점‘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추리해 보시길.

웃으면서 망치와 해머와 렌치를 휘두르고 사냥감의 고통과 희망을 즐기며 사냥을 거듭할 수록 진화를 거듭한 범인은 그야말로 한여름 밤의 열대야도 꼬리내리게 만듭니다. 도축 된 가축처럼, 버려지는 쓰레기처럼 사람을 사냥하고 처리하는 모습이 소름끼치도록 사실감이 있어 더 충격적입니다. 우리나라 문학사에 커다란 이정표를 남긴 작품들과 문학잡지들, 고서적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냥꾼과 한때는 사냥감이었으나 이제 두 다리를 내어놓고 사냥을 시작한 사냥감의 복수극! 이여름 더위 사냥을 시작하시길 추천합니다. 심신미약자는 유턴 하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한마디로 역시! 정명섭 작가님의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추리소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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