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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숲 - 나의 작은 오두막, 나의 숲속 해방일지
에두아르 코르테스 지음, 변진경 옮김 / 북노마드 / 2022년 5월
평점 :
- 나무의 힘과 조화는 나를 안심시킨다. 빽빽한 가지로 뒤덮여 있는 나무는 280미터 높이의 언덕 가장 높은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나는 나무의 자연법칙을 따르고, 나무는 내게 자신의 왕국을 열어준다. (13쪽)
에두아르 코르테스의 에세이 [나의 친애하는 숲]은 마흔 살을 앞두고 있는 저자가 7년간의 양치기와 양 사육자로서의 삶을 단 하루만에 정리하고 280미터 높이의 언덕 가장 높은 지점에 자리 잡은 참나무 가지 위에 오두막을 짓고 지내며 보낸 시간과 만남들로 가득한 책입니다. 무능한 양치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실패한 사실은 부인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소중한 아내와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휘둘릴 때 오히려 응원해 주는 가족 덕분에 소셜 미디어 계정을 삭제하고 스마트폰도 집에 남겨두고 등산용 칼을 들고 숲으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농장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양떼들과 그런 양떼들을 이리저리 운동시키 듯 몰고 다니는 개가 함께 있는 목가적인 상상속 생활과는 달리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어가는 양들과 감염된 어미 양의 젖이 줄어서 새끼 양이 죽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날씨에 의해서, 때론 이유조차 알 수 없는 일들로 인해 양들이 죽고 사라지는 일들을 7년간 지켜보며 ‘번 아웃‘이 온 에두아르가 농장을 처분하고 젖병으로 우유를 먹이며 키우던 새끼 양들까지 모두 가축 운반차에 실려 보낸 후 인생의 전환점에서 시들어 가고 있는 영혼을 위해 과감히 선택한 진흙투성이 숲에서의 봄과 여름, 그리고 다음해까지의 체험들이 실려 있습니다. 바로 [나의 친애하는 숲]속에.
인터넷이 안되는 것은 물론 시계가 존재하지 않는 그야말로 오두막에서의 하루는 온통 자유 시간인 동시에 관찰의 시간이며 동반자의 시간입니다. 참나무 스스로가 자라고 있고 봄을 향해 움추렸던 가지들을, 새싹들을 수관을 통해 밀어올리는 힘이 그대로 전달 되는 나무 위의 생활 입니다. 박새와 오색딱따구리와 벌과 풍뎅이와 나방과 애벌레와 개미까지도 삶의 한가운데 상주하고 있습니다. 비가 새는 지붕 덕분에 오두막 안에서 샤워를 하고 햇볕이 나는 날 잘 말린 도토리를 볶고 갈아 커피를 만들어 마시며 자연으로부터 무한한 에너지를 받고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 생생하게 실려 있습니다.
숲속에 사는 사람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소로의 삶처럼 에두아르 역시 매일 새롭게 깨어나고 자신을 이해해 주는 아내와 숲속 오두막으로 여행 오는 것을 즐기는 아이들 덕분에 정화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 나무는 도시나 사막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 심어야 한다.(125쪽)
지상에서 6미터 높이의 참나무 가지 위에 밤하늘이 훤히 보이는 천창이 있는 사방이 창으로 이뤄진 오두막과 지난 날엔 삶을 마감하려 준비했던 밧줄로 단단히 가지에 묶어 달아놓은 그네는 같은 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즐거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유희의 추억이 될 수도 있음을 몸소 느끼고 깨달으며 세심하게 자연을 배우고 감탄하는 모습에 독자 꿈 꾸고 용기를 얻습니다. 숲이 주는 냄새, 동식물들이 아낌없이 들려주는 자연의 소리, 피부로 다가오는 숲의 물방울들과 활력 넘치는 생명들의 바지런함 앞에 작은 존재인 ‘나‘는 우울하고 힘든 시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배워갑니다.
- 참나무의 따스한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되었다. 고마운 일이다. (191쪽)
삶이 지치고 힘들 때, 다시 돌아오기 위해 숲으로 가보세요. [나의 친애하는 숲]에 답이 있습니다. ‘나의 작은 오두막‘이 보이지 않더라도 ‘나의 숲속 해방일기‘를 직접 쓸 수 없더라도 에두아르 코르테스가 따스한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된 숲에 숨겨진 보물들을 찾아보시길, 추천 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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