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 이어령 유고시집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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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턴비치는 우연히 제게 다가왔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편지글을 엮은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읽고 싶다는 남편의 메시지에 선물을 하고 어느날 책상에 놓인 책들 사이에서 다시 그책을 발견해 뜨겁게 울면서 읽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헌팅턴비치가 의미하는 그리움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로부터 딱 10년 전인 2012년 이어령 선생님의 따님이자 캘리포니아 주 검사로, LA 지역 부장검사로 역임했던 이민아 변호사이자 목사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의 마음을, 지금은 세상에 없는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글로 읽었습니다.

짧은 2월이 다 가기도 전에 이어령 선생님의 별세 소식을 들었습니다. ˝네가 간 길을 지금 내가 간다.˝라는 말에 울컥해졌습니다. ‘이어령 유고시집‘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는 그런 사연을 담고 저에게 왔습니다.

시를 읽고 웃습니다. 그리움으로 가득하다고 모두 슬픈 것은 아닙니다. 어릴적 추억과 선생님의 어머니, 아버지, 자연과 가을에 남겨 놓은 까치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즐거움으로 가득한 추억들이 시어로 다가오는데 감동하기도 벅차 슬프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눈물은 났습니다.

시를 읽고 울었습니다. 어제가 4월 1일 만우절이었습니다. ‘만우절 거짓말‘이라는 시에 눈이 갑니다.

네가 떠나고 보름
오늘은 4월 1일
그게 만우절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 시집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중 ‘만우절 거짓말‘ (161쪽)

시인이자 누구보다 우리글, 우리문학, 우리문화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했던 이어령 선생님의 유고시집 여기저기에서 해학적인 웃음과 감동과 그리움과 고통을 읽습니다. 때론 동화 같고, 동시 같고, 편지 같은 시에서 아버지의 마음을 부모의 마음을 자식의 마음을 읽습니다. 봄꽃이 피어나는 이봄에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를 남겨 놓고 따님이 간 길을 떠나간 이어령 선생님을 추억하며 읽고 웃고 조금만 울어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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