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의 영역 새소설 10
이수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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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는 타로점을 보러 온 사람을, 리더는 타로를 읽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점괘를 받아들일지 말지 선택하는 것은 시커의 영역이지 리더의 관할이 아니며 어떤 경우에도 카드를 읽는 사람은 시커의 영역을 침범하면 안 된다(17쪽)는 규정이 있습니다. 마녀 이연의 ‘이연타로‘에도.

1974년 4월 미시시피강 상류의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봄의 마녀 모임‘에 참석한 유일한 동양인 이연은 [시커의 영역]의 주인공 이단의 엄마이며 마녀 입니다. 이연를 키워주신 양어머니 키르케 역시 자신만의 ‘그림자 서‘를 쓰고 있는 마녀였고 이연은 열여섯 살에 최연소 마녀로 집회에 참석하고 마녀선언문을 낭독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타로점이 유행하던 시절 배낭여행 중이던 스물여섯 살 청년 에이단은 ‘이연타로‘에 시커로 찾아왔고 리더 이연은 운명의 사람을 만났습니다. 단이는 엄마가 타로점을 치기 위해 타로카드 78장을 섞는 소리를 듣고 시커에게 그들이 뽑은 카드의 의미를 들려주는 모습을 보며 자랐습니다.

너무나 큰 행운이 왔을 때 경계심 없이 받아들인 행운은 그 댓가를 요구합니다. 꿈에 부풀었던 이단과 이제야 만나 조금은 친해진 아빠 에이든과 여전히 리더인 엄마, 힘들 때 도움을 주는 마녀들과 어릴적부터 유일 했던 친구 로운의 시간은 흘러 한 사람은 미국으로 한 사람은 한국에 남게 되었습니다. 팥죽에 든 새알심처럼 말랑하고 달콤한 키스의 추억을 남기고 바로 그 사건이 일어납니다. 운명을 가르는 그날 그장소의 그사람. 그리고 시간은 어느덧 4년이 흘러 단이는 성인이 되고 자기만의 ‘믿음원칙‘ 노트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세상에 마녀가 있다, 없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 어쩌면 우리 곁에서 달이 뜰 때면 자연과 호흡하기 위해 배회하는 마녀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흥분했고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며 다음장으로 다음장으로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매력이 철철 넘치는 풍경과 마녀들의 음식과 그들의 의식은 눈앞에 펼쳐지는 듯 제게 다가왔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타로카드의 풀이를 듣고 그 해석마저 받아들일지 잊어버릴지 선택의 몫 또한 시커의 영역이라는 말이 오래 기억날 것 같습니다. 필연처럼 류이를 만났고 인연인 줄 알았고 그래서 더 슬퍼 떠났던 단이, 보내야만 했던 에이단, 베팅턴 숲속으로 돌아간 엄마와 엄마의 남겨진 그림자 노트가 전해주는 위로에 고개를 끄덕여 봅니다. 불행한 사람들은 평범하고 행복했던 수 많은 날들을 잊고 오직 불행에 심취한 사람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시커의 영역]은 자신을 용서할 줄 아는 용기와 차별이 만든 상처를 결국 이겨내는 슬프고 또 설레이는 소설입니다. 유튜브로 배운 마법과 마력이 있는 마녀와 전설이 소설안에 녹아져 있습니다. 때론 웃고 때론 눈물나게 하는데 그래도 믿게 됩니다. 어느 숲 만월의 밤 사랑하는 이를 온전히 보내기 위해 춤추고 노래하는 마녀들이 여전히 세상에 존재한다고 말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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