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이해관계
임현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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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그들의 이해관계‘를 시작으로 총 9편의 소설들이 [그들의 이해관계]라는 제목으로 엮여 때로는 홀로, 때로는 연합으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자신에게 닥친 불행이 납득이 안될 때 사람들은 왜 내게 이런 시련을, 불행을 주는건지 따져 묻습니다. 신에게 또는 사회에게, 아니면 자기 자신에게.

단편 ‘그들의 이해관계‘에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어느날부터 다른이들은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듣거나 보는 아내 ‘해주‘로 인해 나는 화를 냅니다. 봐라, 나도 지금 같이 보는데 아무것도 없지 않냐.(9쪽) 그리고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제 없는 아내로 인해 현실적인 문제들이 산재할 때까지만 해도 화를 내고 아내의 부재를 설명하고 지쳐갑니다. 또 한편에선 그 사고를 기적처럼 피해간 버스기사가 노선이 아닌 곳을 운행했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고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버스회사가 내린 결정에 대해 비난을 합니다. 우울해 하는 아내에게 여행을 다녀오라고 한 ‘나‘와 안개가 낀 서해안 방면 고속버스 운행이 예정 되어 있던 그날 승객들은 아무도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 기사가 무서움에 떨며 급히 출발시킨 버스로인해 휴게소에 남겨진 여자와 남겨진 여자를 찾아 다시 돌아간 버스와 다행히 뒤따라오던 다른 버스를 타고 이미 출발한 여자 사이에 ‘그들의 이해관계‘가 숨어 있습니다. 결코 나는 말하지 못합니다. 그 여자가 ‘해주‘였음을. 다행이라니. 누구에게 다행이라는 뜻이었을까요. 어느 한쪽이 자꾸 좋아진다는 것은 누군가는 나쁜쪽을 떠안게 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27쪽)

다음 단편 ‘나쁜 사마리안‘에도 해주가 등장합니다. 그녀의 흔적들이 여전한 집에서 도경과 함께 살고 있는 나와 언젠가 울고 있는 오종구를 본 이야기 속에도 질문들이 등장합니다. 사는게 견딜만 합니까...라고.

불행은 지갑속에 든 쿠폰을 찾겠다고 해원이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 그 짧은 시간에도 찾아옵니다. 아이 아빠의 빈자리를 간신히 막고 있던 야구공을 잃어버리던 날의 사고는.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에도 ‘이해 없이 당분간‘에도 ‘목견‘의 시간에도 순식간에 슬픔이 치약처럼 부풀었다고 작가는 표현합니다.

당신이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겠냐는 질문 자체가 버거운 불행한 사건들을 목격하게 만들고 슬픔에 잠기게 만드는 무엇으로 가득한 [그들의 이해관계]는 매 순간 불행 너머에 다행을 다행 너머에 그래도 슬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결코 누군가 의도한 범죄나 사고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따지고 싶다면 그날의 운명을, 그자리에 있었던 자신을 원망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우린 그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익명성을 간직한 불행 앞에 자유로운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읽는 내내 힘들었습니다. 대신 한계의 벽을 통과한 기분입니다. 설명할 길은 없으나 [그들의 이해관계]가 지닌 촌철살인의 질문들은 새로움과 또 다른 새로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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