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인 러브
레이철 기브니 지음, 황금진 옮김 / 해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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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작년에 처음으로 완독 했습니다. 축약본도 아니고 발췌본도 아닌 완역본으로 읽은 건 처음이라 생각했던 책과 달라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제 그 엄청난 작가 제인 오스틴이 타임슬립하여 2020년으로 왔습니다. 그녀가 늘 떠나고 싶어했던 곳 바스로.

1803년의 제인 오스틴은 스물여덟 살입니다. 보통 늦어도 스물한두 살이면 결혼을 하든 약혼을 하는 세상에 말입니다. 언니인 카산드라 역시 결혼을 안한 것은 같지만 언니에겐 약혼자의 죽음이라는 사유가 있으니 제외하고 웨스트 컨트리에서 가장 나이 많은 노처녀인 제인은 자신의 성격 중에서 결혼에 부적절한 상대로 여겨질 만한 면들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제일 큰 걸림돌은 제인이 글을 쓴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상속하는 세상, 아들이 없으면 일가친척에게 물려줘야하는 1800년대 영국에 살던 제인 입니다. 제인이 쓴 글을 아버지는 출판사에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봉투가 개봉 된 흔적도 없이 반송 되어 온 이후로, 온천수의 도시 바스의 최고령 노처녀로 등극한 이후로 집안 분위기는 어둡기만 합니다.

그런 제인 오스틴이 2020년 바스의 한 영화 촬영장에 등장합니다. 그녀가 그곳에 나타난 이유는? 과연 200년의 시간을 건너 자신의 작품으로 영화를 만드는 장면을 본다면, 생전엔 유명하지 않았던 자신이 쓴 책들이 학생들의 교과서에 실려 있다면, 자신의 이름을 딴 체험센터가 존재하고 자신이 기도했던 교회엔 ‘1801년-1805년 제인 오스틴이 기도하던 곳‘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제인 인 러브]은 물론 소설입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 역시 그녀가 살았던 시대를 담고 있지만 실제하는 사건들에 허구의 장면들이 덧붙여져 우리는 그저 상상할 뿐입니다. 제인 오스틴이 단 하나의 사랑을 찾기 위해 읽었던 주문 ‘Take me to my one true love‘ (76쪽)을 저도 따라 읽어봅니다. 제인 오스틴의 유명한 소설들이 쓰여지기 전 이 세계로 타임슬립하면서 시간은 오히려 과거를 지워 나갑니다. 그녀의 책들이 사라지고 사라지고 흔적들이 지워지고.

21세기에 갑자기 등장한 제인 오스틴을 처음 만나게 된 사람은 바로 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수도원]을 영화한 작품 ‘노생거 수도원‘에 등장하는 영화 ‘배트맨‘에 배트걸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소피아 웬트워스 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자 영화 감독인 잭 트래버스, 소피아의 남동생이며 역사와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 프레드 이들과의 만남은 어떤 운명을 낳았을까요. 과연 제인은 사랑과 일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했을지 확인해 보시길.

영국 여행 중 로만 바스에 들렀을 땐 로마인들의 목욕문화에 대한 설명만 잔뜩 들었던 터라 제인 오스틴은 생각도 못했었는데 이렇게 알게 되니 다시한번 그곳에 가보고 싶어집니다.

판타지 소설과 로맨스 소설, 고전 소설과 어쩌면 사회 소설일지도 모르는 [제인 인 러브] , 사랑이 필요하신 분, 세상의 단 하나의 사랑을 찾아 시간여행도 불사하고 싶은 분, 이미 찾으신 분들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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