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지하철 - 매일 오르고 내리니 어느덧 어른이 되어 있었다 날마다 시리즈
전혜성 지음 / 싱긋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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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차 지하철 생활자의 희노애락 지하철 환장 실화‘이며 ‘20년 차 직장인‘ 전혜성 작가님의 [날마다, 지하철]은 읽다가 웃고, 공감하고, 또 웃으며 나도 그랬지를 수십번 외쳤습니다. 속으로.

건던 초딩이 버스를 타는 중딩으로, 지하철을 타는 고딩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과 함께 어른으로 진화를 했다는 작가님의 문장을 따라 사연들 속으로 빠져들어가 보니 국민학교에 입학하며 서울로 입성한 저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래도 전 버스를 타는 중딩은 아니었던 덕분에 버스 첫차를 타야하는 고딩 생활은 벅찼고 이른 사회생활에 지하철은 큰 사고가 안 일어나면 늘 정시에 출퇴근을 시켜주는 고마운 교통수단이었으며 자전거도 무서워 타지 못하는 소심한 이에겐 운전은 그저 하늘의 별이던 시절이 속속 떠올라 즐거운 추억 여행을 했습니다.

도시계획을 하고 광고일을 하는 카피라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 한 작가님의 스팩타클한 밤샘작업과 새벽 귀가와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나날들에 지하철이 주는 의미, 연애의 설렘과 이별이 있는 역들과의 에피소드들, 1호선 저 끝인 석계에서 이 끝인 인천까지 왕복을 하던 대학 새내기 시절의 일들, 술과 지하철 막차와 어느 순간 터질 것만 같은 꿀렁꿀렁 상체의 웨이브를 타고 볼이 부풀기를 반복하는 맞은편 의자에 앉은 여자의 알것도 같은 절대절명의 모습을 목도하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막기 위해 엄마와의 주말 데이트에서 하나씩 나눠가진 꽃무늬 손수건을 건내는 술겨레 동포심 덕분에 지하철의 평화는 지켜졌다고 말하는 작가님 덕분에 한참을 웃었습니다.

과거를 거쳐 현재로 와 보면 지하철 예찬은 저절로 나옵니다. 세계 어느 도시보다 쾌적한 환경의 지하철, 와이파이,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환승 시스템까지 골고루 갖춘 지하철, 세계 유일무이한 임산부 좌석제도와 혼잡해도 그자리를 비워두는 시민의식, 지하철 역사에서 갑작스런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자발적으로 서로를 돕는 사람들 [날마다, 지하철]이 있어 그야말로 덕분에 양손의 자유와 시간의 평화를 얻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날마다, 지하철]은 지하철 역사에 미술관이 있고 통로 너머로 고궁이 있고 다른 출구로 나가면 서점들과 맛집들과 역사의 현장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매일 출퇴근을 하는 저에겐 아주 특별한 책이었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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