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안전가옥 오리지널 8
천선란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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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이들의 밤은 깊고, 길고, 지루합니다. 그 외로움을 본인이 선택했다고 해도, 남에 의해 강제 되었다고 해도, 가족에 의해 버려져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그 모든 것을 겪어야 하는 건 자기 자신일 뿐입니다.

그런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의 현혹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고민을 하는 사이, 형사인 수연의 앞에 재활병원에서 벌써 네번째 환자의 자살 소식이 들려옵니다. 치매 등으로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지만 1년 내낸 더이상 찾아오는 가족도 없이 외로움을 벗삼은 이들이 ‘꽃동산으로 가겠‘노라 유서를 쓰고 일주일 단위로 7층에서 때론 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으로 그들은 삶의 마지막을 선택했습니다.

난주는 이 병원에서 주로 밤근무를 하는 간호사 입니다. 그녀 역시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으나 자신만은 외로움의 늪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고 있다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완다가 있습니다. 버려진, 아니 내쳐져 머나먼 타국으로 입양 되었다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고독한 이방인이 된 그녀 또한 구원자를 만나 꽃동산으로 간다는 이들의 자살 현장에 나타나 수연에게 범인의 정체를 밝힙니다. 단지 수연은 ‘이 미친 여자의 말을 듣게 된 경위‘를 따지려 아침으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며 이야기는 시작 됩니다.

표지의 푸른색 장미가 놓여진 이에게선 생명의 활기찬 기운은 전혀 볼 수 없습니다. 심장이 뛰는 즐거움 한 자락도, 생기넘치는 희망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궁금합니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가 내미는 손에 자신의 유서를 남기고 웃으며 떠난 이들, 추락 한 시멘트 위에 질퍽한 피가 아닌 일그러진 덩어리로, 뭉게진 흔적들로 이세상에 살았던 존재였다는 사실만 남기고 세상을 등진 이들의 이면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말입니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읽을 수록 삶에 대한 기억들이 덮어두었던 흙더미를 밀어올리고 세상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유년시절의 허름한 문방구 앞에서 뽑기를 하던 시절의 나, 동네 쉼터의 장소 였던 구멍가게 앞 툇마루에 모여 옥수수며 감자며 펼쳐놓고 수다를 떨던 이들에 대한 추억이 냄새로, 소리로 자꾸만 올라옵니다. 그러다 만난 문장은 더운 여름날을 섬득하게 식혀줍니다.

˝외로움을 파고든다면서요.
그들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122쪽)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는 자신들의 의지가 아닌 사람들의 외로움이라는 초대를 받아야만 당신에게 다가 올 수 있습니다. 현혹 되지 마세요. 아니 구원을 받으세요. 아니아니 자신의 외로움은 타인으로 치유 할 수 없습니다. ‘0‘을 아무리 더해도 결국 ‘0‘인 것 처럼.

천선란 작가님의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만나 죽음에 이르는 구원의 실체를 목격했습니다. 흡혈로 영생을 부지하는 뱀파이어가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현혹‘은 결국 혼자라는 생각이 외로움을 키우고 꽃을 피워냅니다. 구원자를 불러들이기 위한 찬란한 꽃으로.

여름이 다가옵니다. 아니 이미 성큼 다가와 서늘한 바람을 그리워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뱀팡이어야.˝ 이 미친 여자의 말을 들어보시겠습까?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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