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의 탄생 - 냉장고의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
헬렌 피빗 지음, 서종기 옮김 / 푸른숲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누군가 발명해 준 덕분에 오랜기간 음식을 저장하여 먹을 수 있고, 한여름의 더위를 잊게 만드는 얼음을 먹을 수 있는 가전제품, 냉장고에 대한 [필요의 탄생]은 런던과학박물관 큐레이터인 헬렌 피빗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진귀한 사진들과 삽화를 소개하는 자리이며 소위 말하는 ‘냉장고 혁명‘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냉장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질문을 하면 냉장ㆍ냉동고의 기능적인 측면에 대해 설명하는 이들도 있고, 냉장고나 세탁기로 인해 가사노동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진 부분을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필요의 탄생]은 냉장고의 그 처음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얼음장사에게 저렴하게 사던 ‘얼음‘을 대신 해 ‘아이스박스‘라는 별명을 가진 거대한 육중한 나무상자와의 만남을 주선합니다. 냉장고의 초기 형태 및 목적은 음식물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유지하고 이동 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생활패턴 속에는 일주일에 4~7번의 장을 보러가는 시간이 필요했으나 1960년대 냉장고의 가정 보급으로 그횟수가 현저히 줄었으며 이는 곧 가사노동으로 벗어나 자기만의 시간이 생겨난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전기와 여러가지 냉각 기술의 발달로 계절에 상관없이 채소를 먹거나, 오랜 기간 보관이 가능한 육류를 필요할 때 먹을 수 있고, 차가운 음식이 식탁에 오르는 등 많은 변화의 시대를 거쳐 음식혁명의 시간과도 마주하였습니다.

단순한 냉장고의 역사가 아닌 냉각 기술의 발달로 세계가 어떤 효과를 누리고 반대로 환경에는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서로 다른 측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1913년 포드사의 모델 T 자동차 보다 두 배 이상 비싼 도멜레사의 가정용 냉장고는 부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점, 주방은 100여 년 전만 해도 ‘하인 계층과 빈민만 상주하는 천한 공간‘ 또는 남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지하실이나 집 뒤뜰에 마련하던 공간에서 보다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 되는 시점에 냉장고는 큰 역활을 했다는 이야기를 통해 미국과 유럽의 20세기 초반 생활사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과학과 결합한 냉장ㆍ냉동 기술은 인체 냉동 보존에 이르기까지 현실화 되었으며, 우주탐사에 필수적인 우주복 안에 액제 냉각 속옷 여압복에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방 이외의 영역인 의료 현장, 대규모 과학 실험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필요한 냉각 장치로 쓰임새가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냉장고의 역사를 통해 본 필요의 탄생은 지금 너무나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냉장고가 시대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와 의미, 쓰임새 였다는 것을 런던과학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사진들과 삽화를 통해 알 수 있었으며, 앞으로의 세상에 또 어떤 냉장고 기술이 우리 생활에 변화를 줄지 기대하게 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환경 오염과 여러문제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 [필요의 탄생] 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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