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
황인숙 지음 / 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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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이 보이는 해방촌에서 오랜세월을 보내며 지금은 캣맘으로 바쁜 시간을 꾸려나가는 시인 황인숙님의 산문집을 오늘 만났습니다. 화사한 노란색이 개나리를 연상시키는 표지에 고양이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습니다.

처음 읽으며 시인의 나이는 잊혀졌다가 쉰 살 후배 얘기가 나오면 깜짝 놀라고 ‘아, 그렇구나‘를 속으로 외치며 마음이 다정해서 추운 겨울이면 고생하는 사람들과 함께 길고양이들을 걱정합니다. 시인의 시선으로 쓴 산문집에는 시어보다 더 시를 닮은 단어들과 문장들이 있고, 시인이 읽었다는 책 제목들은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도 시인이 재미있게 읽었다는 추리소설은 다음달 저에게 오게 될 것만 같은 확신이 듭니다. 나이가 주는 여유로움은 없습니다. 단지 지혜롭고 배려 많은 시인의 자기 고백이 있고 그 모습이 당찬 듯 다가옵니다.

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 봄이면 화사하게 피는 벚꽃길을 걷듯이 힘들고 지친 지금의 사태가 진정이 되면 작가님이 앉았던 카페를 들러 차를 마시고, 혹시 있을지 모를 시인의 흔적들을 따라 108계단 어딘가를 배회하고 싶습니다. 환갑이 넘은 연세에도 시인은 나이듬을 시로 표현하고 또 다른 시인의 제주행을 우러러 봅니다. 그 단행력과 자유로움을 감탄하면서.

젊은 시절에도 결코 젊은 적이 없다는 시인의 농담같지만 진심인 글들을 읽으며 따스한 오후를 즐길 기회가 되어 행복했습니다. 그렇지요, [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라는 제목이 뭉쿨하게 다가 옵니다. 일상만큼 소중한 건 없고 시인의 매일매일이 따뜻하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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