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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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마도까지 단돈 8만원으로 다녀오는 미끼 패키지 상품에 기대감과 약간의 불안감을 가진 20명의 여행객들과 여행사 입사 1년차 담당자 손승욱의 그날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이야기는 시작 됩니다.

오전 10시 정각 관광버스로 서울 청량리를 출발해 부산을 거쳐 배를 타고 일본 대마도를 관광하는 패키지 여행상품에 그래도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이라는 이유로 정원 20명이 모두 채워졌습니다. 누군가는 생의 마지막 여행이었고, 누군가는 결혼 2년 후 처음 떠나는 신혼여행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9시 56분에서야 도착한 초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아들을 데리고 타는 아빠를 끝으로 버스는 출발 했습니다.

12시 정각에 근목 휴게소에 도착해 각자 1시간동안 점심 식사와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하지만 1시 20분이 넘어도 버스로 돌아오지 않는 부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행사 담당자가 남아 두 명을 따로 데려가기로 하고 버스는 인근 특산물 판매장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특산물을 사려고 버스 짐칸에 든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기 위해 짐칸을 연 승객의 비명소리와 함께 여행은 중단 되었습니다. 가방을 열자 드러난 아이의 팔, 그리고 나머지 토막 난 아이의 사체 조각들.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숨진 아이가 아침에 제일 늦게 탄 아이 ‘김도현‘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용의자는 아이의 아버지이며 유전자 검사 결과 둘은 친자관계가 맞습니다.

이제 소설의 시작부분을 지났습니다. 처음엔 진짜 아들은 납치 되어 있고 거대 범죄조직의 사주로 남의 아이를 살해한 것이 아닐까 추리를 했는데 친자라는 결과에 무슨 이야기가 숨겨 있는지 더 깊숙히 파고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라졌던 아이의 아버지 김석일은 왜 근목 휴게소에서 사라져 근처 오천시 어느 빌라에 들어가 사람을 12번이나 찔렀던 것일까...하는 사이에 사건과 연결 된 또다른 사건들이 잔인하지만 결국 가장 잔인한 고통을 받은 것은 김석일 자신이었다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사건을 담당하는 은파 경찰서 강력 2팀 팀장 박상하 형사의 이혼 한부인과 아픈 아들 사연을 읽으며, 친아들을 죽인 김석일과 뒤늦게 나타난 김도현의 엄마 정지원의 대비 되는 듯하지만 어딘가 닮은 모성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결말부분에서 진실을 알게 된 김석일의 극단적 선택과 그 결과를 예상하듯 돌아서며 웃는 정지원의 모습을 CCTV 화면에서 발견한 형사의 이후 아들 은우에게 다가가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소설을 읽으며 이런 이야기가 단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소식들이 떠올랐습니다. 학대 당하다 탈출한 아이, 양부모의 학대에 숨진 16개월 아이, 방치 된 생활속에 배고품을 견디고자 라면을 끓이려다 화재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의 사건 등 끔찍한 사건 사고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두렵지만 선뜻 나서서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용기는 없다는 것이 답답합니다.

스릴러 장편소설 [패키지]를 통해 내 아이, 내 가족을 위한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도 찾아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학대 받는 아이들을 당장 도울 순 없지만 주변을 살피고 도움을 줄 마음을 갖는 것으로 조그마한 초석을 쌓아봅니다.

*황금가지 출판사로부터 책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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