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
김재진 지음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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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소설가, 방송국 PD, 첼로연주자이며 세 번의 전시회를 연 화가이기도 한 김재진 작가님의 산문집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다]가 늦은 가을 저에게 왔습니다. 작가의 소설도, 시집도 읽어 본 적 없는 생명부지 독자에게 소제목 마다 쓰여진 산문은 읽고 지나가면 잊혀지는게 아까운 글들이었습니다.

살아 있어서 고맙다 - 기적이 달리 있는게 아니라 가까운 누군가 아프지 않는 것만도 기적이다. (p.38)

소멸의 시간 - 각각의 인연에도 유효기간이 있는 것이다.(p.126~)

외로운 행성 - 추억은 과거이지만 마음속에 있는 한 언제나 현재이다. (p.164)

다시 가을이 -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은 창밖의 벚나무잎을 붉은빛 파스텔로 칠해 놓고 갈 것이다. (p.274)

추상적인 사랑을, 행복을 벽에 걸린 그림으로 감상하는 그런 글이 아닌 누군가 지금 바로 옆에서 물감을 칠하고 붓질을 하는 듯 산문들 속에 현재가 살아있는 글을 읽어갑니다.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도 이제는 뵐 수 없는 어머니와의 이별도 별난 성격의 유형 검사 결과도 때론 짠합니다. 그리고 다시볼 땐 쓸쓸하지만 그 마지막은 포근한 글들로 가득했습니다.

하나의 현상을 보고 각기 다른 표현을 하는 시인과 작가들처럼 산문집에 녹아져있는 시들이 따뜻하고 차갑고 짙고 아련하게 마음에 다가와 이순간 진심을 다하는 것이 사랑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라도 늦지 않습니다. 그것이 삶과 죽음으로 나뉜 경계에 있더라도 현재 사랑하는 마음을 상대에게 말하는 것. 상대가 사라졌더라도 나는 존재한다는 것. 내가 사라지는 순간에야 미련을 벗어나 우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참 많은 위로와 그리움이 책 속에 존재합니다.
한 줄 읽고 한 줄을 따라쓰며 웃고 있는 지금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 리뷰어스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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