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운 건 8할이 나쁜 마음이었다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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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싫다는 표현의 글인데 왜 즐겁지? 이런 기분이 드는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이혜린 작가님의 [나를 키운 건 8할이 나쁜 마음 이었다] 입니다.

첫 챕터 제목은 ‘사람이 싫다‘
다양한 사람들의 행태 고발에 가까운 이 글들을 읽으며 격하게 공감을 한 나머지 나도 ‘날 키운 건 8할이 나쁜 마음이었구나‘ 싶었습니다. 2020년의 실태 일 수도 있지만 요즘 시간 내서 사람을 만나보면 딱히 얼굴 볼 이유가 있었나 싶어집니다. 각자 핸드폰 슬쩍슬쩍 들여다보고 내가 올린 카페 사진이나 글에 좋아요♡ 누른 사람들 확인하느라 대화도 잘 안 이어지는데...정말 언컨텍트가 대세인데...가끔은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 아닌 대화 상대로 소환 된 느낌이 들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단칼로 거절하는 법을 쌈박하게 표현해 속이 후련한 건 그야말로 득템 입니다.

p.49

5년 만에 연락해
모바일 청첩장 보내주면


뭐 어쩌라고.
축하한다, 꺼져.

시원한 이 한방에 속이 뻥! 뚫렸답니다.

나쁜 마음 8할이 이번엔 ‘회사가 싫다‘로 옮겨 갑니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 되는 상사의 넋두리를 들어주는 척 하는 부하직원이었다가 이제는 내가 꼰대가 되어가고 있다는걸 실감하는 나이의 저에게 충격도 주고 요즘 세대들을 이해하게 하는 팁도 얻을 수 있는 재미난 챕터 였습니다. 특히 ‘나는 내가 많이 먹어서 살이 찐 줄 알았다....사표 하나 냈을 뿐인데.....세상에 허리 라인이 달라졌어...‘ (p.142)를 읽고 자신감 업해서 다이어트의 적은 회사 출근 인건가~~하다 보니 재택근무 한달 만에 5 킬로그램 찐자는 아무 말 안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세번째 챕터 ‘네가 싫다‘를 읽으며 그 상대방에 콕 집어 남편을 넣었을 뿐인데 망했구나....과거의 나...그래도 그 시절 사랑에 폭 빠졌을 때의 내 자신을 회상하며 즐거웠으니 만족합니다.

그러다보면 마지막 챕터 ‘내가 싫다‘를 만납니다. 시대에 순응하며 사는 내 자신이 싫다고 하지만 작가님의 글에도 저는 고개를 끄덕일 뿐 입니다. 제일 씁쓸했던 글은 ‘포기부터 배운 건 내 결정 아니었나.‘ (p.226) 였습니다. 도전하라고 하지만 미리 겁먹고 한계치를 두고 더이상 앞으로 나가길 거부 했던 것도 나 자신 이었고 부당한 상황을 보고도 두려워 나서지 못한 것도 결국 제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작가님의 뼈 때리는 글 한 문장에 깨닫게 됩니다.

나쁜 마음 8할은 저에게 솔직한 그 모습이 그저 부러울 뿐인 속풀이 글들이었습니다.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며 나를 포장하고 있었지만 내면에 어둠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참 다행입니다. 남을 시기하는 마음, 질투 하는 마음, 가끔은 미운 마음까지도 나를 키우는 자극제가 되어 줄 것을 확인 했기 때문입니다. 시원한 한방이 펑펑 날라와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인데 언제까지 주인공을 살리기 위한 소품처럼 살꺼냐고 친절하지 않은 조언을 해 줘서 자신감이 올라갔으니 말입니다.

힘든 시기에 희망을 이야기 하는 책들도 좋지만 솔직한 책들도 현실 직면을 위한 도구로 옳바른 선택이라는 희한한 위로를 받으며 나쁜 마음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봅니다.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개인의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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