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깡이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3
한정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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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부산 영도구 대평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 <깡깡이>를 오늘 읽었습니다. 가난을 기억했기에 소설 속에 나오는 묘사들이 낯설지 않으면서도 바닷가 모습들이나 삶에 대해선 한없이 낯설었습니다.

‘아시바‘라는 생소한 단어에 네이* 사전까지 찾아보며, ‘깡깡이 아지매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바닷가 짭쪼름한 기억들을 소환하고 백일이 갓 지난 막내 동생을 업고 깡깡이 일을 하는 엄마를 찾아가 젖을 먹이고 돌아오는 정은이의 긴 그림자를 소설 사이사이에서 만납니다.

열한 살 장남 동식이, 여린 아홉살 정애, 귀여운 여섯 살 정희, 막내 동우, 그리고 맏딸의 굴레를 짊어진 정은이까지 5남매를 키우는 엄마....지금은 희망요양원에서 딸의 얼굴도 잊고 가끔은 맏딸에 대해 미안해 하는 정꽃분 할머니.

어린시절에 대한 추억의 한장면을 회상하며 그런 시절을 견디고 이겨낸 부모님들이 자랑스러워 지는 한편 맏이에게 주어지는 천형처럼 희생을 강요 당하는게 당연했던 시절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국민학교, 육성회비, 다친 곳에 된장을 척 바르던 그 모든 것들이 이제 사라졌지만 기억하는 이들에겐 한때는 아품이었고 극복한 이들에겐 웃고 넘길 추억입니다.

따뜻한 글에 큰 선물을 받고 마지막 장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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