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글쓰기 노트 - 대통령의 필사가 전하는 글쓰기 노하우 75
윤태영 지음 / 책담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래도 써야 한다. 중단 없는 글쓰기로 극복해야 할 첫번째 고비이다. 유치한 모방도 좋고 진부한 표현도 좋다. 한 권 쓰는 게 열 권 읽는 것보다 백배 낫기 때문이다.

p.24

글은 단문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문장이 잘못될 위험도 작다. 대중연설이라면 특히 그렇다. 단문 위주로 쓰다가 조금씩 긴 문장을 섞는 습관을 들이자. 늘어지지 말고 긴장을 유지하자.

p.27

글의 중반부터 쓴다는 생각을 하자. 말하자면 핵심부터 쓰자는 것이다. 그 글의 키워드 또는 핵심 메시지로 시작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풀릴 수도 있다.

p.72

거의 모든 글에서 대구법이 활용된다. 대구는 극명한 대비를 통해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대구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의식적으로 자꾸 활용하려는 생각을 해야 한다.

p.98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없어도 좋다. 단순히 그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글을 만드는 것이다. 최대한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글을 읽는 사람이 그 현장을 최대한 비슷하게 떠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에 한 문단을 쓴다는 생각으로 축적해 나가자. 그것을 모아 두면 엄청난 자료가 된다.

p.141

작가는 글을 쓰는 동안 여러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가는 셈이다. 그러면서 각자의 개성을 묘사해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가 어떤 성격인지 헷갈리는 일도 있고 앞에서 어떤 말을 했었는지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 모든 것을 기억하면서 지치지 않고 써 나가야 한다.

체력, 특히 지치지 않는 지구력이 중요하다.

p.189

과감하게 건너뛰며 이야기를 전개하자. 굳이 친절해지려고 애쓰지 말자. 친절한 글쓰기는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p.275

윤태영, <윤태영의 글쓰기 노트> 中

+) 이 책의 저자는 대통령의 필사로 알려진 작가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정치적 성향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저자가 사례를 든 예문에 소설 외에 연설문, 강연문 등 자신의 경험이 녹아나는 것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기본적이나 꼭 필요한 조언들을 담고 있다.

사례를 들 때 고쳐야 할 문장과 그것을 고쳐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문장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 도움이 된다. 또한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도 저자의 글을 통해 잊지 말아야 할 충고로 다가온다. 글쓰기 외에 정치권의 이야기도 있는 편이다. 글쓰기의 방법에 대해 정리하는 마음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숫자 없이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 - 복잡한 세상을 심플하게 꿰뚫어보는 수학적 사고의 힘
도마베치 히데토 지음, 한진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수학적 사고란 이렇듯 정보 공간 안에서 수식을 도형화하거나 비주얼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특히 학자가 아닌 일반인이 수학적인 두뇌를 원한다면 더더욱 물리 공간이 아닌 정보 공간에서의 비주얼화에 주력해야 한다. 이것은 문제 그 자체의 구조를 머릿속에 구성해보고 구축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p.71

벡터 공간은 물리 공간으로 말하면 '방향'과 '운동량'에 의해 결정되는 공간이다. 방향은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순방향인지 역방향인지를 의미하며, 운동량은 원점부터의 길이를 말한다.

p.83

한정 합리성이란 인간은 '원래 불합리하며 의사 결정을 위해서 계산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이론이다. 인간이 합리적으로 살지 않아서 잘못됐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인간에게 합리성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인간은 합리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고, 한정 합리적이다. 다시 말하면 그때그때 태도와 기분이 바뀐다. 무리한 행동도 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일도 많이 하지만 갑자기 정당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인간은 그래도 크게 상관없는 존재이다.

이것은 수학 세계, 수학 우주에서도 마찬가지다. 수학 우주에도 이치에 맞지 않고 이유를 모르는 것들이 많다.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는 반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것도 있다. 수학적 사고는 이런 것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p.153~154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위험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바른 원칙을 가지고 룰을 만들면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즉, 문제는 2045년의 인공지능이 아니라 지금 현재 인간의 지혜이며 룰이고 원칙이다.

p.177

어쨌든 컴퓨터도 고민할 때는 멈춘다. 적어도 외부에서 보면 그렇게 보인다.

그렇다면 컴퓨터가 이런 상태가 됐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제 종료를 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도 강제 종료가 가장 좋은 해결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인간도 고민하는 것을 강제로 그만두면 된다.

고민은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면 확실하게 해결된다.

p.209~211

도마베치 히데토, <숫자 없이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 中

+) 개인적으로 수학이라는 과목을 아니, 학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저자가 이 책에서 설명한 바로 그 문과생이 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의 수학 공부 방식에 대해 비판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수학 공부 방식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우리는 수식을 외우고 문제의 답을 찾아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서술형 문제들이 등장하면서 답을 풀어내는 과정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수학공부 방향은 수식 혹은 숫자에 집중하고 있다. 그 틀을 그 통념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꽤 흥미로웠던 것 같다. 이 책에는 불확정성의 원리나 양자론, 유클리드 기하학 같은 수학 개념들을 수식이나 공식이 아닌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수학적 사고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다. 저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머릿속에서 그것을 구조화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수학적 사고가 우리의 인생에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책의 후반부에서 설명하고 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나 그렇다고 어렵게 보아야 할 책도 아니다. 천천히 내용을 곱씹어보면 수학에 친근감이 생긴다. 또한 수학적 사고가 우리의 인생에서 삶의 지혜로 쓰일 수 있음을 읽으면서 확인할 수 있다. 수학이나 수학 공부하는 것이 어렵고 거부감이 드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기어를 드라이브에 넣으면 제멋대로 앞으로 간다는 말. 왠지 마음이 편해지지 않아?

기를 쓰지 않아도 저절로 앞으로 가게 되는 거야."

p.2

"잘 좀 하자고. 차간거리 좀 제대로 지키란 말이지. 알아? 거리감이야. 인생은."

p.25

"과거만 돌아보고 있어봐야 의미 없어요. 차만 해도, 계속 백미러만 보고 있으면 위험하잖아요. 사고가 난다고요. 진행 방향을 똑바로 보고 운전해야지. 지나온 길은 이따금 확인해보는 정도가 딱 좋아요."

p.62

"백수?"

"그래."

"그럼 못쓰지."

"못쓰지 않아. 내일부터 이제 내 인생의 남은 날은 전부 휴가 같은 거니까. 일종의 바캉스지."

p.65

"상대의 약점을 점거나 실수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기쁘게 해서 빚을 만들어주자, 이거지."

나는 박장대소를 하고 싶은 걸 참았다.

"그렇게 잘될까요. 사람이란 공포나 불안으로는 행동해도 고맙다는 마음으로는 쉽게 움직이지 않아요."

"뭐." 미조구치 씨는 뒷문의 작은 디딤판을 딛고 올라간다. "그래도 시험해보는 것 정도는 괜찮잖아."

p.448

이사카 코타로, <남은 날은 전부 휴가> 中

+) 이 소설에는 다른 사람에게 사기 행각을 벌여 돈을 갈취하거나, 타인의 약점을 잡아 협박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두 사람 중 '오카다'가 먼저 이런 행동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다는 것을 느끼며 남은 한 사람 '미조구치'를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엉뚱하고 말도 안될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만 나름대로 스토리가 잘 이어지고 재미있다. 타인을 괴롭히는 것에서 타인을 돕는 것으로 인생의 방향을 다시 정한 주인공들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준다. 아버지에게 학대 당하는 아이, 스토킹 당하는 선생님, 이혼한 가족 등등 그들의 삶에 직접 개입하기 보다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 그들을 돕는다.

남은 날은 전부 휴가,라는 표현이 와닿는다. 바캉스를 다녀오는 기분으로 읽은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의 흑역사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일이란 다 아이러니하지만, 인간이 그렇게 대규모로 죽을 쑤는 원인은 바로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만의 특성, 인간을 위대하게 하는 바로 그 특성 때문인 경우가 많다. 즉, 인간은 세상에서 패턴을 읽어낸다. 그리고 알아낸 것을 다른 인간에게 전할 수 있다. 또한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할 줄 알아서 '이걸 이렇게 바꾸면, 저게 저렇게 돼서, 살기가 좀 더 편해지겠지?'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p.13

아무튼 이렇게 훌륭하면서도 참으로 희한한 것이 인간의 뇌여서, 꼭 최악의 타이밍에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늘상 한심한 결정을 내리는가 하면, 터무니없는 것을 믿고, 코앞에 뻔히 있는 증거를 무시하거나 턱도 없는 계획을 세운다.

p.34

우리 뇌는 그렇게 본의 아니게 무작위 속에서 패턴을 창조한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 뇌가 사용하는 각종 편법 때문이다. 그중 중요한 것 두 가지가 '기준점 휴리스틱'과 '가용성 휴리스틱'으로 둘 다 문제가 참 많다.

기준점 휴리스틱이란 뭔가를 결정할 때, 특히 사전정보가 부족할수록 제일 처음 얻은 정보에 따라 결정이 크게 좌우되는 것을 가리킨다.

한편 가용성 휴리스틱은, 우리가 모든 정보를 신중히 따지기보다는 무엇이든 제일 쉽게 떠오르는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p.41~43

물론 민주주의의 주요 요건은(요컨대 모든 시민이 정치에 참여할 권리, 시민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정부를 교체할 권리 등) 누구까지를 '시민'으로 보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 역사를 통틀어 여러 나라에서 여성, 빈민, 소수민족 등 보잘것없는 약자들은 시민으로 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권력을 '아무'한테나 줄 수야 없지 않았겠는가?

민주주의의 또 한 가지 문제는, 누구든 민주적 절차에 의해 권력을 잡는 것을 좋아하지만 권력을 빼앗길 것 같으면 갑자기 영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계속 유지하는 데만도 참으로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다.

p.187

하지만 다행히도, 과거를 재단하는 게 바로 이 책이 하는 일이다. 그러니 한 가지 결론부터 내리고 가자. 식민주의는 나빴다. 그것도 아주, 아주, 많이.

p.270

과학은 대략 옳은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고자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씩 덜 틀려가는 ' 느린 과정을 밟아야 한다. 즉, 이런 식이다. 내가 세상의 원리에 대한 가설이 하나 있다고 하면, 그게 옳은지 알아보기 위해 그게 틀렸음을 입증하려고 애를 쓴다. 틀렸다는 것을 입중하는 데 실패하면, 또다시 시도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시도한다.

p.383

미래의 바보짓은 과연 어떤 형태로 벌어질까?

산업혁명 이후로 우리가 신나게 태워대고 있는 그 탄소가, 우리 모두에게 퍽 안 좋은 결과로 돌아올 전망이다.

아니면 항생제 내성 문제도 있다.

아니면 우리는 인간이 결정할 일을 컴퓨터 알고리즘에 점점 많이 위임함으로써 파멸을 맞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인류는 핵전쟁으로 멸망할지도 모른다.

그냥 조용히, 우리 게으름 덕분에 영 후진 미래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그러지 않을 수도 있을까? 어쩌면 지금 우리는 바뀔 지도 모른다.

p.451~461

톰 필립스, <인간의 흑역사> 中

+) 이 책은 제목처럼 그동안 인간이 해온 실수 혹은 잘못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인간은 그간 해온 '바보 짓'이 한 두가지가 아니고, 그 멍청한 짓들로 인해 세계 인류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곤 했다. 참 어이없고 당황스럽게 정말 그랬을까 싶지만 책을 읽다보면 쓴웃음이 나올 정도로 그런 일들이 많다. 묘하게도 그게 재미있으면 안될 것 같은데, 나름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서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은 어떤 한 분야에 해당하는 인간들의 잘못된 선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분야에서 인간이 해온 바보짓을 사실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중간 중간 저자의 위트있는 의견에 공감하게 되고 웃게 되는 재미도 있다. 문화, 예술, 과학, 역사, 사회, 정치 등등의 분야에서 유명한 리더든, 평범한 일반인이든 그들이 해온 바보짓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하며 그로 인한 결과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이 과거 인간의 바보짓이 앞으로 미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짐작하게끔 쓰여졌다는 점이다. 우리 인간들이 어떤 분야에서든 계속 그렇게 바보짓을 해대면 우리의 미래가 참 암울해질 것임을 상상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저저의 말처럼 그래도 혹시 모르지 않을까? 바보짓을 멈추지 않는 인간도 있겠지만, 그게 바보짓이라는 걸 끝없이 언급하는 인간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희망을 가져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걷고 싶은 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휴먼 스케일의 체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성공적이지만 걷고 싶지 않은 거리들은 대부분 휴먼 스케일 수준에서의 체험이 다양하게 제공되지 못한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휴먼 스케일의 체험이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가로수의 크기, 인도의 폭, 평행해서 가는 차도의 폭, 거리에 늘어선 점포의 종류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보행자가 걸으면서 마주치는 거리 위의 출입구 빈도수와 걷고 싶은 거리의 상관관계를 통해서 걷고 싶은 거리의 물리적 조건에 대해서 말해 보고자 한다.

이벤트 밀도가 높은 거리는 우연성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사람들이 걸으면서 더 많은 선택권을 갖는 거리가 더 걷고 싶은 거리가 되는 것이다.

걷는 환경과 너무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시속 4킬로미터로 걷는다. 너무 느려도 사람들은 걷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상점의 입구가 자주 나오는 거리가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든다.

4~10%

방사형 도시 구조는 방사상의 중심점에 서 있느냐, 반대로 주변부에 서 있느냐에 따라서 권력을 차등적으로 갖게 된다. 이와는 다르게 격자형 도로망은 모든 코너가 동일한 권력의 위계를 갖는다. 모든 코너가 바라보는 관계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격자형 도시 구조는 방사형 도시 구조에 비래서 평등한 민주적인 공간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격자형은 지루하다고 생각하고 방사형 도시 구조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17%

아파트에 살면서 우리는 마당 대신 넓은 주차장을 얻었다. 하지만 마당이 없어지니 발코니까지 확장해서 집을 더 넓히려고 안달이었다. 마당과 골목길의 부재는 고스란히 더 넓은 평형의 아파트를 구하는 갈급함이 된 것이다.

어느 공간이 한쪽으로 좁고 한쪽으로 길면 사람의 행위는 그것에 맞게 조성된다. 그래서 건축이 무서운 통제 방식이 되는 것이다. 좁고 긴 발코니에서는 바깐을 바라보는 일밖에는 못하는 반면, 정방형의 마당에서는 동그랗게 마주보고 앉을 수 있다. 이런 공간에서는 사람 간의 관계성이 쌍방향을 띠게 되면서 더욱 다채로워진다.

47%

책의 앞부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자유를 갖는 것이고, 자유는 곧 권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는 것과 권력은 밀접한 관련을 갖는데, 시각적 관계에 의한 권력 구조는 사무실의 부장님 책상 배치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52%

좋은 사무 공간은 직원들이 큰 빈 공간을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이다.

55%

건축은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서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환경을 디자인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나라의 전통건축은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관점을 중요하게 여긴 건축이다.

75%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中

+) 저자의 책을 읽다보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쉽게 풀어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역시 건축을 바라보는 인문학적 시선을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편하게 적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건축물의 구조와 도시의 구성을 저자는 깊은 사유의 시선으로 읽어낸다.

어떻게 거리를 조성해야 사람들이 걷고 싶어 하는지, 예전에 마당이라는 공간이 사람들의 관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동양과 서양의 건축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에 따라 건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등을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건축가란 단순히 물리적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사람이 살아갈 공간을 창조한다'는 점에 유념하여 깊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는 직업이란 생각을 했다.

방의 모양이나 구조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기도 하고 억압하기도 한다. 감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감시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방이, 건축이 그것을 결정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저자의 책을 읽으면 풍부한 지식과 그것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늘 부럽다. 건축가를 꿈꾸거나 실내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새로운 시선을 배울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