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모유키 - 제1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조두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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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도모유키>

 

 

+) 조두진의 <도모유키>는 제1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품이다. 이 책은 임진왜란을 왜군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함으로써 기존의 작품들과 차별화된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점이 신선한 작품이다. 그런데 일본인의 시선으로 전쟁을 바라보는 문제를 부각시킨 작품이라기 보다, 한 인간으로서, 하급 장군으로서 전쟁을 겪고 있는 군사들과 백성들, 심지어 포로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

 

도모유키가 일본인이라는 점은 소설의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다만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여동생과 닮은 ‘명외’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그가 ‘사람’일 뿐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지 파헤치는 작품이다.

 

사실적인 문체로 작품의 현장성을 살려주고 있는데 왜군의 잔인함과 조선 백성의 끈질김을 엿볼 수 있다.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들은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자신의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서 배신을 일삼고, 재미삼에 포로들을 죽이고 괴롭히는 행위는 그 당시를 상상하게 만들어서 매우 씁쓸했다.

 

나는 이 소설이 소재의 참신함보다 구성력의 출중함에 점수를 주고 싶다. 작가가 사건의 전개를 자연스럽게 풀어 내기에, 글의 흐름이 어색하지 않고 매끄럽게 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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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의 경제학 - 삶을 바꾸는 작은돈의 기적
장순욱 지음 / 살림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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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두 번째 부자인 워렌 버핏 역시 100달러를 버는 것보다 부지런히 1달러를 아끼는 것이 부자가 되기 위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 절약공식

 

1. 헬스클럽 대신 가까운 운동장이나 공원에서 걷거나 달린다.

 

2. 점심을 사먹는 대신 도시락이나 가까운 회사식당을 이용한다.

 

3. 테이크아웃 커피 대신 사무실이나 집에서 타 마시거나 자판기 커피를 이용한다.

 

4. 큰 돈을 잔돈으로 바꾸지 말라.

 

5. 세수하는 물을 그냥 틀어놓고 하는 사람은 반성하라. 물 흐르듯 돈이 새나간다.

 

6. 카드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할 때 가급적 주거래 대상을 정해 서비스포인트를 적립한다.

 

7. 해마다 5%로씩 저축을 늘리려고 노력하라.

 

8. 저축통장을 단기와 장기로 혼합해야 한다.

 

 

장순욱, <푼돈의 경제학> 中

 

 

+) 몇 가지 알고 있던 상식이 있었으나 정확히 세수하는 물을 흘려버리는 나 같은 사람을 깊이 반성하게 하는 글들도 있었다.

 

   역시 많이 버는 것보다 적게 쓰는 것이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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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
조셉 M. 마셜 지음, 김훈 옮김 / 문학의숲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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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한 일 때문에 나는 싸우러 나갈 때마다 오직 한 가지 생각만 품고 갔습니다. 내 아내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만. 기나긴 생애 동안 나는 내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정말 그런지는 의심스럽습니다. 그래서 이제 나는 내가 얻은 모든 영예를 진짜로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나는 그 모든 걸 내 아내에게 바칩니다.

p.24 -겸허함

 

우리가 이따금 한 번씩 자기 삶을 지켜야 하는 사정에 처하지 않을 경우 그 삶은 무가치한 것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실패로 좌절한 뒤 다시 기운을 되찾고, 한번 시작한 일을 완수할 때까지 그런 과정을 거듭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성공의 참맛을 제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p.71 -인내

 

“진실은 우리가 걷는 인생길에 세워진 이정표다.”

p.208 -진실

 

꿋꿋함, 나는 그것이 조용히 견뎌낼 수 있는 힘, 자신의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한 번에 한 걸음씩 내디딜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이라 믿는다. 그것은 기민한 재치, 조용한 자신감, 깊은 믿음, 소박한 인내심 같은 것을 모두 포괄하는 품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p.297 -꿋꿋함

 

 

조셉 M 마셜 3세,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 中

 

 

 

+) 이 책은 인디언들의 이야기와 삶을 위한 깨달음을 전파하는 작품이다. 여러가지 인디언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에 필요한 몇몇의 깨달음에 접근하는 작품이다. <그래도 계속 가라>의 저자가 쓴 책으로, 그의 할아버지 말씀처럼 "삶은 계속된다."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속되는 삶에서 어떻게 하면 지혜롭고 현명하고 용기있기 살 수 있는지 생각해볼 계기가 된다. 여러 편의 이야기가 있어서 가볍게 읽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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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 권지예 소설
권지예 지음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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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퍼즐이 삶을 견디기에 좋은 게임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틀렸다. 물론 퍼즐을 하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퍼즐만큼 꽉 차고 완벽한 인생이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들 인생은 늘 몇 조각 부족한 퍼즐 판이다, 라는 그럴듯한 통찰이 따르기도 한다. 그러나 퍼즐 게임은 완벽함이 생명이다. 한 조각이라도 달아난 퍼즐 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폐기 처분되어야 마땅하다. 단 한 조각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완전하게 맞추기 위해 퍼즐 게임은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은, 생의 에너지는, 결핍을 채우려는 불완전한 욕구로 허덕일 뿐이다. 그게 인생과 퍼즐 판의 차이다.

p.34

 

이 나이에 경미한 우울증은 어쩌면 세탁의 마지막 단계에 넣는 섬유 유연제와도 같은 것인지 모른다. 여고생 때의 풀 먹인 날 선 칼라를 견딜 이유가 갱년기의 삶에 있을까. 삶에 대해 결기가 빠지고 난 인생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굵은 소금으로 숨 죽인 배추의 목적은 명확하고 단순하므로. 단지 김치가 되어 소멸될 운명만 남았으므로.

p.35

 

간혹 나는 내가 흔들어 놓은 맥주 캔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겉은 멀쩡하지만 거품이 뿜어 나오는 맥주 캔처럼 따기만 하면 내 안의 분노와 증오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

p.55

 

 

권지예 소설집, <퍼즐> 中

 

 

+) 이 소설집에는 총 7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는데,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상처를 입는 사람들이다. [BED]는 한 남자가 결혼 전의 만난 여자를 잊지 못해 아내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아내만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니라 남자도, 그리고 결혼 하기 이전의 여자도 상처를 받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아픈 것을 건드림으로써 상대방에게 복수를 행한다. 복수, 그것은 과연 상대방에게만 상처를 남길까.

 

[퍼즐]은 손자를 기다리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몇 번의 낙태를 강요하는 소설이다. 여자의 남편 또한 어머니처럼 아들을 기다리고, 그 사이 사라지는 생명은 아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듯이 시어머니가 아내에게 행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를 묵인한다. 견디다 못한 여자가 최우의 선택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여자는 자기의 목숨을 버림으로써 복수를 행하는 것은 아닐까. 복수는 상대에게 행하는 만큼 스스로에게도 큰 상처를 남긴다.

 

[네비야, 청산 가자]는 정신 연령이 14살에 멈춘 노총각의 국제결혼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도 여성들은 남자의 선택을 강요받고 자기 스스로 주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여주인공 오영실]에서 오영실이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나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권지예의 소설 속에는 하나같이 상처받는 여성들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들은 표면적으로 수동적일지 모르나 그들이 선택하는 최후는 어쩌면 상대에게 하는 마지막 발악이 아닐까 싶다.

 

나를 죽임으로써, 나를 버림으로써, 나를 짓밟음으로써 상대에게 각인시키는 고통 같은 것. 그것이 최선이고 최후의 방법인 여성들. 이번 권지예의 소설집에는 이런 여성들의 고통이 곳곳에서 보이기에 씁쓸하다. 거부하고자 했으나 마음대로 자신의 인생이 풀리지 않는 여자들의 답답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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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현대문학 테마 소설집 1
하성란.권여선.윤성희.편혜영.김애란 외 지음 / 강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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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우르르 쏟아지듯 내려오는 인파에 갇혀 옴짝달싹 못할 때면 언젠가 건성으로 읽은 한 연구자의 글이 떠올랐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학문을 하는 비주류의 외로움에 대해 쓴 글이었는데 아마도 그 고독감이란 것이 이런 걸 거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괜히 고끝이 싸해지곤 했다.

p.40  -하성란, [1968년 만우절]

 

"질투란 건 말이야, 원래 판이하고 불가능한 쪽을 향하는 거야. 대상이 저질이든 고상하든 중요하지 않아. 나랑 판이하게 다른 년, 내가 죽었다 깨나도 될 수 없는 년, 정글이나 동굴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년, 그런 년들한테는 손도 써볼 수 없지. 이해도 안 되고 납득도 안 돼. 우린 걔네들 눈 깜빡거리는 동작 하나도 흉내 못 내. 걔네들은 어쩐지 늙거나 죽지도 않을 것 같아. 그러니 그저 우리 같은 것들은 평생 질투나 하다 나가떨어지는 수밖에."

p.85  -권여선, [빈 찻잔 놓기]

 

하성란 외,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中

 

 

+) 서울을 테마로 쓰여진 소설집이다. 2000년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 중심으로 9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아, 가만히 살펴보니 작가 대부분이 여성이다. 여성 작가들이 바라본 서울은 어떨까. 작가들은 각자의 글쓰기에 앞서 서울에 대한 소박한 편린들을 펼쳐놓았는데, 소설만큼이나 매력적인 글귀였다. 이 사람은 서울을 이렇게 느끼고 있구나.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지방으로 여행을 갈 때마다 나는 서울과 거리가 있는 지역들이 그 거리만큼이나 서울과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것을 떠나서 나란 사람이 느끼는 거리감이다.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에서 서울은 친구에게 돈을 꿔주고 돌려받지 못한 인물이 있는 곳이거나(이혜경, [북촌]), 축구 경기가 있던 날 죽었다 깨어난 아버지의 믿지 못할 이야기가 있거나(하성란, [1968년 만우절]), 같은 공간에 허락없이 거주하는 벌레들을 마주선 인간의 공포감이 서려 있는 곳(김애란, [벌레들])이다.

 

어찌보면 소설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서울이라는 공간에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 같지만, 복잡한 도시의 대표적 표상인 서울을 간과할 수 없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을 특별히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다. 비교적 편리한 교통 시스템과 늦은 밤에도 밝은 거리가 좋다면, 짜증섞인 사람들의 표정과 불쾌한 공기, 잡다한 소리가 얽혀서 만들어내는 무수한 소음이 싫다.

 

소설 속 인물들도 그렇지 않을까. 자신들의 삶과 엮이면서 서울이라는 공간은 폐쇄적이거나 혹은 익명성이 담보된 채 지나치게 개방적이기도 하다. 그런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위악적이기도 하고 혼란스러움을 견디다 못해 정신을 놓기도 한다. 이 소설집은 그런 도시의 일상과 현대인의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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