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읽고 그리는 명작 컬러링북 : 닐스의 모험 스스로 읽고 그리는 명작 컬러링북
이진화 그림, 셀마 라게를뢰프 원작 / 주니어단디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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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여행을 계속하는 동안 지친 기러기들은 스웨덴 끝자락의 섬에 내려앉아

물고기를 잡아먹거나 풀숲에서 벌레를 잡으며 편안하게 쉬었어요.

몰텐은 한쪽 날개가 꺾인 회색기러기에게 풀뿌리를 가져다 먹이며 돌보아 주었어요.

닐스는 다친 기러기를 돌보는 몰텐이 무척 멋져 보였어요.


닐스는 공원을 돌아다니다가 심술쟁이 여우를 다시 만났어요.

여우는 아주 초라한 모습으로 우리에 갇혀 있었어요. 닐스는 왠지 여우가 가여웠어요.

"여우야, 내 말 잘 들어. 사람들이 널 데리러 오면 얌전히 따라가.

그러면 섬에 들어가서 쥐를 잡으며 편안히 살 수 있어."

닐스에게 고마움을 느낀 여우는 그동안의 잘못을 깊이 뉘우쳤어요.


닐스는 다시 공원을 돌아다니다가 새장에 갇혀 있는 독수리를 보고 너무나 놀랐어요.

닐스가 여행을 하며 만난 친구, 고르고였기 때문이에요.

"고르고, 내가 여기서 꺼내줄게. 우리 라플란드로 가자."

닐스는 밤새 그물을 잘라냈어요. 고르고는 닐스를 태우고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셀마 라게를뢰프 원작, 이진화 그림, <스스로 읽고 그리는 명작 컬러링북 : 닐스의 모험> 中


+) 이 책은 명작 원화를 컬러링북으로 다시 제작한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한번쯤은 읽었을 동화를 다시 한번 쉽게 글로 풀어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색감이 녹아있는 그림으로 완성한 책이다. 일부분은 영롱한 색채로 그림을 채웠고, 또 일부분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직접 색칠을 할 수 있도록 밑그림만 그려두었다.


닐스의 모험은 심술쟁이 닐스가 우연히 만난 난쟁이를 괴롭히며 짖궂은 장난을 하다가 자기도 난쟁이가 되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닐스는 자기의 장난과 놀이를 재미로만 여겼는데, 직접 난쟁이가 되어 본인에게 짖궂게 구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아이들이 직접 읽으며 색칠을 할 수 있어서 아이들의 감각 발달에 도움이 될 듯 하다. 또 책을 읽으면서 각 장면마다 느끼는 정서를 자기만의 색감으로 표현할 수 있기에, 자연스러운 정서 표현과 창의성 발달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맨 뒷장에는 닐스의 모험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스티커가 실려 있다. 아직 색칠을 하기 어려운 나이의 아이들에게 부모가 책을 읽어주면서 스티커를 붙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가능해서 유익하다.


그리고 굳이 이 책을 아이들에게 한정해서 읽게 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보면서 동화 속 주인공을 만나 느끼는 정서를 컬러링북에 담는다면 기분 전환이 되지 않을까. 어른들에게도 정서적 안정과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리라 느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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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 단순한 삶이 불러온 극적인 변화
에리카 라인 지음, 이미숙 옮김 / 갤리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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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은 물건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미니멀리즘을 향한 획일적인 접근 방식을 거부한다. 당신이 상상하는 미니멀리스트의 하얗고 휑한 집을 제안하지 않을 것이다.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모습을 일방적으로 좇기보다는 자신의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누구나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찾을 수 있다. 한 가지 기준만 잊지 않으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덜 중요한 것은 지워버려라.

pp.9~10

이제 나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만의 매뉴얼을 버렸다. 그들이 내 노력을 알아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원해서 노력하기를 선택했다.

매뉴얼을 버리고 나니 생각의 전환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p.22

미니멀리즘에서 가치와 목표를 구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나는 당신이 외부에서 오는 소음과 중압감을 헤쳐 나갈 수 있다면 마음속에서 이미 어떤 원칙을 삶의 토대로 삼고 싶은지를 알고 있다고 믿는다.

pp.46~49

지금보다 더 자주 정리할 필요는 없다. 물건을 덜 소유해야 한다. 가진 물건이 너무 많지 않을 때 정리하기가 훨씬 더 쉽다! 그리고 가진 물건이 너무 많지 않을 때 물건을 찾기가 더 쉽다! 가장 필수적인 첫 단계는 그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줄이는 것이다.

p.73

  • 머릿속을 비우는 종이 정리법

수신 차단이 답이다(집에 반드시 들여야 하는 종이와 그렇지 않은 종이를 구분하기) / 받자마자 버리기 / 단순한 체계를 만들기 / 체계를 공유하라

pp.94~98

가족의 안정이 어느 한 사람의 희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각자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완수해야 진정으로 서로를 아끼는 가족이 될 것이다.

내 경험상 아이들(사실 모든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집안일의 책임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수용할 만한 수준을 결정하는 일이다.

pp.157~166

지금 당장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할 수 없다면 더 많이 가진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

p.199

"딱 한 번만 자신에게 모든 일을 처리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모든 사람에게 '예'라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허락한다면 진정으로 중요한 일에 크게 공헌할 수 있다."

p.213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당신이 열등감을 느끼게 만들 수 없다." (엘리노어 루즈벨트)

이 교훈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나 잘라내기 어려운 인간관계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첫째, 이 사람을 달라지게 만들기 위해 고민하기보다는 신경 쓰지 말고 내버려두어라.

둘째, 그 사람의 장점을 보고 그들의 행동을 섣불리 오해하지 않도록 진심으로 노력하라.

셋쩨, 자신을 정성껏 돌보며 중심을 잃지 마라.

pp.238~239

에리카 라인,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中

+) 이 책의 저자는 지금 읽는 이 책이 기존의 미니멀리즘 책과 조금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독자들이 자기 인생에서 우선시하는 자기만의 가치를 찾을 것을 권한다. 사람마다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고 우선하는 가치가 다르므로 다른 사람의 기준을 자기 삶의 잣대로 잴 필요가 없음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가 우선하는 가치에 어떤 것이 있는지 여러 종류의 개념들을 나열한 뒤 세 가지 정도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그런 뒤에 직장, 가정, 소비 생활, 시간, 인간관계 등과 관련하여 자기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중심으로 선택하고 정리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선택하는 것의 기준은 단순할수록 좋다고 한다. 정말 필요해서 사용하는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들을 구별하고, 불필요한 업무를 거절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다. 또 엄마라고 해서 무조건 희생할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충동구매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단련시키며, 누구나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부정적인 인간관계지만 도저히 끊을 수 없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저자는 타인을 바꾸려하기 보다 스스로의 생각과 마음가짐부터 바꾸는 것에 의미를 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물리적인 미니멀리즘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우선 정신적인 미니멀리즘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고 느꼈다.

저자는 우리 일상의 일들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해두었다. 읽으면서 몇 가지는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이지만, 또 몇 가지는 앞으로 실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는 부분도 있지만 잘 몰랐던 부분도 있다. 그래서 읽으면서 어떤 부분은 따라하는 것이 좋겠고, 또 어떤 부분은 유지하는 것이 좋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물리적인 것들을 정리하고 비우는 것과 더불어 정신적인 것들도 정리하고 비우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마음가짐부터 달리해야 현실 상황의 정리가 더 잘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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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알려주는 음주의 과학
하이시 가오리 지음, 김나은 옮김, 아사베 신이치 감수 / 시그마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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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 알코올 농도를 갑자기 올리지 않기 위해서는 '공복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소장에 빠르게 도달하기 때문에 알코올이 금방 흡수되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하게 높아집니다. 위에 음식물이 있으면 알코올도 위에 오래 머무르면서 천천히 흡수되죠." (아사베)

아사베 박사가 추천하는 음식은 치즈나 오일 드레싱을 뿌린 샐러드 같은 요리다. 그 밖에도 해산물을 날로 썰어 올리브 오일을 두른 카르파초나 올리브 오일과 마늘, 새우를 함께 넣고 끓인 감바스 알 아히요도 좋다.

또 술과 함께 물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아준다.

pp.28~29

"'알맞은 음주의 적정량'은 순수 알코올로 환산했을 때 1일 평균 20g 정도라고 나와 있습니다." (건강일본21)(요시모토}

20g이면 맥주 큰 캔(500ml)으로 1캔, 사케 1홉(180ml), 포도주는 와인 잔으로 2~3잔 정도다. 솔직히 너무 적은 듯하다. 게다가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에 더 취약하므로 적정량의 절반에서 3분의 2가량이 적당하다고 한다. 너무 적은 양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pp.42~43

"음주량이 늘어난 데다 술을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는 사람, 반주를 안하면 하루가 마무리되지 않은 듯 허전함을 느끼는 사람, 술을 끊겠다는 생각만으로도 상실감과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금주와 절주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가키부치)

"알코올 의존증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알아보는 AUDIT라는 자가 진단 리스트가 있습니다. AUDIT는 WHO가 개발한 알코올 의존증 선별 검사입니다. 간수치가 높아지거나 음주로 인간관계가 틀어지거나 업무 실수가 잦아지거나 하는 사회적 문제가 반복되면, 먼저 AUDIT로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해보세요." (가키부치)

pp.83~84

깨어 있을 때보다 잠을 잘 때 알코올 분해 속도가 더 느리다.

p.92

자이쓰 마사요시 교수는 매일 사케 1홉(순수 알코올 23g)을 10년간 마시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암에 걸릴 위험이 1.05배 높아진다고 했다.

1.05배는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지만, 이는 매일 사케 1홉을 10년간 마신 경우의 값으로 20년, 30년 넘게 마시면 암 발병 위험도는 점차 증가한다.

"먼저 이런 '습관적인 음주'를 고쳐야 합니다. 처음에는 주에 하루라도 좋으니 간이 휴식하는 날을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평생 마시는 술의 양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술을 마시지 않는 날에는 '저금'을 한다고 생각하고 '음주 수명'을 늘리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겁니다." (자이쓰)

pp.119~113

채소 디톡스의 기본은 한 끼에 채소를 양손 가득 담을 수 있을 만큼 또는 그 이상 섭취하는 것이다. 되도록 다양한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

매일 체중계에 올라가 체중을 기록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것만으로도 과식과 과음을 막는 절제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술안주 다섯 가지

생양배주, 초무침(오이미역초무침), 버섯요리, 풋콩, 단밤

pp.161~163

알코올이 면역 시스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그것은 일시적일 뿐, 숙취가 나아지듯이 면역 시스템도 점차 회복된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잦은 음주로 생활습관병에 걸리면, 만성적으로 면역력이 저하된다.

간이 휴식하는 날을 만들어 적당한 음주량을 지키고 균형 잡힌 식사를 배가 조금 덜 부르게 먹는 것,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적당히 운동하고 잠을 푹 자는 것, 너무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것이 면역력을 높이는 올바른 생활 습관이다.

pp.202~207

하이시 가오리, <명의가 알려주는 음주의 과학> 中

+) 이 책은 음주에 관한 과학 지식을 여러 연구와 실험 자료 등을 근거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가 알코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전문가들과 의학전문의들의 의견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는 저널리스트이나, 이 책을 검수한 아사베 신이치는 의사이다.)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1장은 주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이야기하며 평생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의 적정량에 대해 설명한다. 또 숙취가 무엇인지, 숙취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과 주의해야 할 지방간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2장은 과음 후 일어나는 일들과 술이 약해진다거나 세진다는 개념이 어떤 의미인지 말한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증가한 혼술이 위험한 것인지 따져보고 술을 줄여야 하는 유형에 대해 언급한다. 3장과 4장은 술과 암 발병률의 관계, 술과 역류성 식도염의 관계 등을 이야기한다.

5장은 술의 칼로리와 다이어트를 고려한 술안주 등을 알려주고, 6장은 술이 면역력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한다. 끝으로 7장은 알코올 의존증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이 책은 도표, 그래프, 그림 등을 활용하고 있어서 실험 결과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또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는 술에 대한 의문점을 과학적 근거와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신뢰감이 든다.

저자는 본인 또한 애주가라는 것을 고백한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 저자가 사람들에게 금주하라기보다 평생 건강하게 술을 마시기 위해 절주하라는 조언을 한다고 느껴진다. 그런 면에서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도 어렵지 않았고 무엇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애주가라면 혹은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 술을 좀 줄여봐야 하나 망설이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 같다. 술에 대한 궁금증과 근거 없는 편견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기회를 준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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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그게 최선입니까? - 윤리가 과학에게 묻는 질문들, 2022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이음스코프
강호정 지음 / 이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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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과학자는 이런 애매한 경우에 실험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전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는 과정인지를 잘 판단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마치 도자기 굽는 도공이 가마에서 막 나온 작품들을 살펴보다가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도자기를 망치로 깨버리는 것처럼, 과학자에게도 이런 안목이 필요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예술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매우 주관적이지만 과학에서는 직관적이고 주관적인 판단보다는 충분한 근거와 논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주관적 판단이 지나치면 자칫 연구윤리를 위반하는 거짓된 과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과학을 연구하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진실과 거짓 사이의 애매한 줄타기를 하는 것입니다.

p.19

과학에서의 실수와 관련된 이런 복잡한 문제 때문에 과학자나 기술자들이 연구윤리를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윤리적인 책무를 이해하고, 이전에 일어난 사고와 실수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도 과학자들의 실수나 무능을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그런 문제를 일어나게 한 제도적, 문화적 원인을 잘 밝히고 개선해야 합니다.

과학 분야에서 선진국과 뒤처진 국가의 차이는 단순히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건물, 비싼 장비, 연구비와 같은 물질적 지원, 박사학위 소지자의 숫자와 같이 눈에 보이는 수치뿐 아니라,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연구자들의 민주적 관계,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실험실 내에서의 연구 문화의 발전 정도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p.32

이 밖에도 사람들의 근거 없는 입소문, 인터넷에 떠도는 주장, 자신의 종교적 혹은 정치적 신념에 근거한 판단 등은 유사과학이 뿌리 낼 수 있게 만드는 대표적인 환경입니다. 유사과학에 속지 않으려면 과학자들이 발표하는 논문이나 서적에 근거해서 판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또한 제시되는 통계나 자료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면서 말하는 사람의 권위에 눌려서 덜컥 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p.63

외부성이란 한 경제 주체가 하는 행동이 다른 경제 주체에게 대가 없는 이득을 주거나, 비용 없는 피해를 주는 경우를 말합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를 '부의 외부성'이라고 부르는데 환경 문제 대부분은 이에 해당합니다.

p.128

근본적으로는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우리 dls간의 위치와 책무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선 우리가 지금 하는 행동이 미래 세대에게 해악을 끼치지 말아야 한다고 모든 사람이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기술을 생산하는 건 그 다음 문제입니다.

p.136

로봇을 어떻게 프로그래밍하느냐 못지않게 로봇이 가져올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러한 불평등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도 로봇 윤리의 중요한 질문 중 하나입니다.

이전에 증기기관이 그랬고, 처음 개인용 컴퓨터가 대중에게 확산할 때도 여러가지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런 기술들이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오기보다는 생산력의 증대와 정보의 확산에 기여했고, 이는 결국 인류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로봇도 작은 부작용들이 있겠지만 결국에는 인간들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pp.189~190

강호정, <과학, 그게 최선입니까? ㅡ 윤리가 과학에게 묻는 질문들> 中

+) 이 책의 저자는 생태계를 연구하는 생태학자, 즉 과학자이다. 그런 그가 과학과 윤리의 만남이 앞으로의 미래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고 있다. 과학자로서의 자기 검열 과정을 진솔하게 적어낸 듯 하고, 앞으로의 과학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우리가 중고등학생 때 교과서에서 흔히 보던 과학 관련 법칙과 과학자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훌륭한 과학자도 많지만 연구 결과를 조작하거나 위조, 변조하는 과학자도 있음을 말해주며 과학자에게 연구 윤리가 꼭 필요한 것임을 언급한다.

또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그들의 연구가 객관적이고 진실한지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의 발전과 인류의 생활이 어떤 연결점을 갖고 있는지 분석하며, 과학계 내에 존재하는 성차별과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풀어낸다.

뿐만 아니라 동물 윤리와 환경 윤리에 입각해서 동물 실험을 대신할 기술을 소개하고 환경 문제에 대한 다양한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인류세 논쟁과 생명 과학 윤리, 로봇 시대에 필요한 윤리 등 과학이 인류의 미래에 가져올 여러 상황과 그에 필요한 윤리에 대해 논의한다.

각 장의 마무리에 더 살펴볼 과학자를 소개하며 토론할 거리를 싣어 두었다. 저자가 청소년 과학 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확장하여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보고 함께 생각하며 토론할 수 있는 소재와 내용이 많아서 유익했다. 작은 책자지만 알차게 구성한 듯 싶다.

또 과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듯 하다. 과학과 윤리의 접점에 주목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고, 최근 주목하는 과학 분야와 개념들을 배울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편견을 발견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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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말을 걸어오면
박준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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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록을 해야 하니 내 질문에 답해 주겠니? 너와 더 이상 상담할 필요가 없는지 아니면 좀 더 상담을 길게 가져가야 할지 결정해야 하거든."

그 순간 내가 느낀 것은, 어떠한 것이 거짓 없는 사실이라 해도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세가 부족한 일부의 사람들은 그 사실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존재해도 그것을 믿지 않는다거나 외면해 버린다는 것이다.

p.15

"물론이지. 나무들은 스치고 지나가는 모든 것에게 말을 걸어 보지만 모든 것들은 그냥 지나쳐 버리지. 그건 아마 나무는 말은 하지 못한다는 고정 관념 때문에 나무의 목소리가 들려도 무시하거나, 바람이 내는 소리로 생각하거나 듣는 사람이 너무 바쁘거나......"

p.30

"괜한 고생하지 말고 오아시스 찾는 걸 포기할 만한 핑계나 명분을 만들어 봐. 만약 다른 이들이 왜 그리 쉽게 포기했냐며 널 비난하면 그때 네가 만들어 놓은 명분과 핑계를 얘기해. 그럼 아무도 널 비난하지 못할 거야."

p.54

"나무를 키우는 이유가 뭐야?"

남자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

"왜?"

"비겁하지 않고, 오만하지 않고, 남에게 친절한 알맞은 어른으로 다시 자라고 싶으니까."

p.74 [나무가 말을 걸어오면]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냐.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많은 것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 바다는 정말 많은 것을 감추고 있거든."

p.140

"정성껏 돌봐 주면 언젠간 너희들 마음을 알아줄 거야.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단다."

p.166 [금붕어의 풍선 여행]

박준형, <나무가 말을 걸어오면> 中

+) 이 책에는 두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나무가 말을 걸어오면]과 [금붕어의 풍선 여행]이다. 하지만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첫 번째 소설은 꼭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고 두 번째 소설은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한 동화 같다. 동화 같은 소설을 접하면서 갈래의 복합이 주는 매력을 만난 듯 하다.

[나무가 말을 걸어오면]은 말하는 나무를 찾기 위해 오랜 시간을 평범하지 않은 사람으로 존재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는 스스로를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없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의 기준에서 그는 평범하지 않고 좀 특이하며 간혹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취급받는다.

아무리 진실을 이야기해도 일반인의 기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며 그들의 무리로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자기가 믿는 진실, 즉 말하는 나무를 만나기 위해 꾸준히 애를 쓴다. 그리고 그는 결국 말하는 나무를 만나게 된다. 그의 굳건한 믿음이 그걸 가능하게 한다.

이 소설을 판타지 소설이라고 여긴다면 일반적인 사람들인걸까. 이 소설을 개연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여긴다면 주인공처럼 평범하지 않은 사람으로 판단해야할까.

이 글은 읽을수록 소설과 동화의 장르 복합적인 작품이라고 생각됐다. 그러나 굳이 어느 한쪽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나무와 나무의 친구가 되고 싶은 주인공을 보면서, 희망과 절망 그리고 우직함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작품이었다.

[금붕어의 풍선 여행]은 소설이라기 보다 한 편의 동화 같았다. 아름다운 금붕어 한 마리가 친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 작품이다. 어떻게 친구를 사귀는 것인지 아이들의 시선에서 잘 그려낸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금붕어의 거만한 태도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로 변해갈수록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소설과 동화 모두를 접한 기분으로 읽은 듯 하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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