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끄베르 이온워터 블루 플러스 기초 2종 기획세트
LG생활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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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라끄베르 화장품은 꽤 오랜만에 써보는데요, 

20대와 30대를 겨냥한 화장품답게 피부에 딱 맞는 것 같아요. 

일단 향이 있는 듯 없는 듯 은은한게 아주 좋구요. 

스킨이나 로션이 비부에 쏙 스며드는 것이  바로 느껴져요. 

전 가능하다면 다음에 또 구입할 생각이에요.  

그외에 샘플로 아이크림과 어드밴스드크림, 에센스까지 주시는 

센스도 있답니다. 강추에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라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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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설 2009
문학나무 편집부 엮음 / 문학나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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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적은 없지만 나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첫 생리를 한 아이가 생리 흔적을 말끔하게 버리기 위해 까만 봉지에 담고, 또 한번 더 비닐에 담고. 그러고도 내 시선이 닿지 않는 휴지통을 찾지 못해 집 밖에 나가서 버렸을 풍경들을. 내가 공CD를 버릴 곳을 찾지 못해 계속 가방에 품고 다녔던 것처럼 말이다. 아이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한 달에 한번, 증거를 인멸하는 범인이 되라는 의미였을지도 모른다. 초경은 그 신호탄이었고, 그런 죄책감을 가르친 사람은 나였다.

p.145  -윤고은, [타임캡슐 1994]

 

속으로 중얼거리며 가속 페달을 꾹 밟았다. 그래도 한두 가지 정리해야만 한다면...... 선뜻 선택할 수 없어서 난감하기만 했다. 여자의 인생에서는 매번 무얼 가져야 하는가보다 무얼 버려야 하는가가 더 어려운 문제였다.

p.193 -이홍, [50번 도로의 룸미러]

 

그는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잠들기 전의 시간이 가장 외롭고 무섭다고 말했다. 그는 내게 무슨 말이라도 해보라 했지만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스무 살도 훨씬 넘은 남자가 외롭고 무섭다고 엄살을 떠는 모양새가 우스웠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아무나 옆에 두려는 사람들이 있어 내가 집을 손쉽게 옮겨 다닐 수 있긴 하지만, 한심한 건 한심한거다.

 

"세상에 정말 그런 일이 있을까요? 외계인은 정말 있을까요?"

"아마도 말이에요.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주에 우리 말고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면 너무 쓸쓸하잖아요. 어, 반짝거려요. 상처가. 아름다워요."

p.230  -정소현, [빛나는 상처]

 

 

김정남 외, <젊은 소설 2009> 中

 

 

+)  젊은 소설 작품집 시리즈를 읽은지 몇 년인데 점점 느낌이 다르다. 등단한지 3년차 이내의 작가들이 쓴 작품 가운데 (각기 다른 잡지에로 등단한) 10편을 선택하여 실은 소설집인데, 지난 번에 읽은 <젊은 소설 2008>보다 단정히 정제된 작품이 좀 더 있었다고 생각된다. 여전히 나는 <젊은 소설 2007>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 어찌되었든 그건 3년 전의 작품집이고 이건 최근이니 최근 작가들의 경향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김정남의 [야생 도시]는 레커차 운전사로서 타인의 죽음에 아무 감정이 없어지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는 도로위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천천히 잃어버리는데, 도로로 상징되는 '야생 도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잡아가는 역할을 맡았다. 시도도 좋았고 서사도 흥미로웠으나 끝이 너무 뻔한 반전이라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명지현의 [이로니, 이디시]의 경우 한 몸에 붙어 태어난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아가길 원하는 그들의 이야기에 '글쓰기'의 의미에 대해 중첩시켜 소설을 전개한다. 글을 쓰는 행위가 글쓰는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또한 그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논하고 있다. 다만 한 몸의 두 존재라는 소재는 너무 진부하지 않았나 싶다.

 

이홍의 [50번 도로의 룸미러]는 강남 엄마의 아이 교육시키기 문제를 줄기로 삼고, 입양한 아이에게 융합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러나 실상 그것은 자신이 아이를 괴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강남 엄마들에 대한 충고는 아닐까. 추리물을 연상하게 하는 전개가 신선했다.

 

이 외에도 전체적으로 작품의 수준이 둘쑥날쑥하지 않아서 반가웠다. 그러나 그건 다른 한 편으로 그들이 글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비슷해진 것은 아닌가 염려도 된다. 이런 작품집을 통해 등단 3년차 작가들의 신선한 글을 볼 수 있어서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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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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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헤어져 20년이 흘렀다.
 그 20년의 세월 안에서 나는 정말 뚜렷이 알아차린 것이 있다. 진실이나 사실이란 말은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는 것, 모든 기억은 내 편의대로 조작될 수 있다는 것. 하여, 이제 내가 말하려는 우리 둘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는 어쩌면 또다시 나만의 기억일 뿐 그대와는 무관한 어떤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혹여 내 서수이 그대의 마음과 아랑곳없더라도 웃으며 봐달라. 이 사람은 이리 생각했었구나 하고.

p.18

 

"나는 나의 가능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당부하건대, 해보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해도 안 되는 것이 있는 게 인생임도 알았음 한다.

 근데 그 어떤 것이 안 된다고 해서 인생이 어떻게 되는 것은 또 아니란 것도 알았음 싶다.

p.38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산다는 건, 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인생이란 놈은 참으로 어차구니가 없어서 절대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앞통수를 치며 오는 법은 없다고.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뒤통수를 맞는 거라고. 그러니 억울해 말라고. 어머니는 또 말씀하셨다. 그러니 다 별일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육십 인생을 산 어머니 말씀이고. 아직 너무도 젊은 우리는 모든 게 다 별일이다. 젠장.

p.103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건

자신이 배신당하고 상처받는 존재에서

배신을 하고 상처를 주는 존재인 걸 알아채는 것이다.

p.148

 

 

노희경,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中

 

 

+) 노희경 작가가 쓴 드라마의 대부분을 보지 못했다. 그건 내가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일텐데. 그러나 간혹 스치듯 본 장면이라든가, 혹은 우연히 한 두 회를 본 것이 기억에 남는다. 제목이 뭐였더라. 정확히 떠오르지 않지만, 고두심이 치매에 걸린 엄마로 등장해서 자신의 가슴에 빨간 약을 칠하면서, 가슴이 아프다고 중얼거렸던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어떻게 저렇게 가슴 아프다는 말을 또렷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드라마나 영화나 소설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표현하는 양식의 차이이지 삶과 사람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드라마나 영화같은 영상물의 영향은 우매한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약이기도 하면서 독약이기도 하다.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난 노희경 작가의 글을 매우 유익한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

 

<그들이 사는 세상>의 몇 회를 보았다. 저런 대사를 어떻게 썼을까 싶을 정도로 송혜교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글자들을 외우고 싶었다. 이 책에 적힌 대사 몇몇을 보면서 다시 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새삼스럽게 드라마 대본에 흥미가 생기기도 했고. 나는 이 작가가 자신의 뚝심 그대로 세상을 보는 눈을 버리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슴에 남을 드라마를 만들었음 좋겠다. 그리고 이렇게 가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책으로 만들어 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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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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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외갓집의 가훈은 '아마 어떻게 잘되겠지'일 것이다. 아니 '무조건 잘 될 것이다'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어쨌든 외갓집 식구들은 다 '잘 되었다.' 외할 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아프지만 않으면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라고 했다.
 엄마는 입버릇처럼 "미리 걱정하면 무슨 소용 있겠어. 닥쳐서 걱정해도 늦지 않아. 곰곰히 생각해보고 바꿀 수 있는 일이면 열심히 준비해야겠지만 그럴 수 없는 일이면 얼른 단념하고 재밌게 지내는 거야." 했다.

p.32

 

"엄마를...... 쉽게 용서하려고 하지 마. 새엄마도........ 아빠도...... 쉽게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구. 그건 미움보다 더 나빠. 진실이 스스로를 드러낼 시간을 자꾸만 뒤로 미루어서 우리에게 진정한 용서를 빼앗아갈 수 있으니까."

p.57

 

"어떤 순간에도 너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어서는 안 돼. 너도 모자라고 엄마도 모자라고 아빠도 모자라.....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모자람 때문에 누구를 멸시하거나 미워할 권리는 없어. 괜찮은 거야. 그담에 또 잘하면 되는 거야. 잘못하면 또 고치면 되는 거야. 그 담에 잘못하면 또 고치고. 고치려고 노력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을 사랑할 수가 있는 거야. 엄마는....... 엄마 자신을 사랑하게 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냈어."

p.85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엄마는 그걸 운명이라고 불러...... 위녕, 그걸 극복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걸 받아들이는 거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거야. 큰 파도가 일 때 배가 그 파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듯이, 마주 서서 가는 거야. 슬퍼해야지. 더 이상 슬퍼할 수 없을 때까지 슬퍼해야지. 원망해야지, 하늘에다 대고 어떻게 나한테 이러실 수가 있어요! 하고 소리 질러야지. 목이 쉬어 터질 때까지 소리 질러야지. 하지만 그러고 나서, 더 할 수 없을 때까지 실컷 그러고 나서.... 그러고는 스스로에게 말해야 해. 자, 이제 네 차례야, 하고."

p.178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 中

 

 

+) 누군가 물었다. "공지영의 문학이 좋아?" 그때 나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응" 상대는 의아한 표정으로 같은 소재를 되팔아먹는 작가라고 비난했고, 나는 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인간의 삶에 더 다른 무엇이 있어?" 공지영은 그런 비난을 받아도 웃어 넘겨야 한다. 그녀의 글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희망이 되고 눈물이 된다. 그러니까 기죽거나 속상해할 필요 없이 가볍게 웃어 넘겨야 한다.

 

운동권 시절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낼 때에도,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쓸 때에도, 끝없는 사랑에 대해 말할 때에도, 여성의 인권과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토로할 때에도, 작가가 잊지 않고 있는 하나는 '인간'이라는 단어이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녀가 가장 좋아한다는 '인간에 대한 예의'는 나 또한 매우 좋아하는 말이다. 그녀의 글에는 사람이 살아 있고 마음이 살아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공지영이라는 여자는 참 대담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낱낱이 까발리는 것이 어디 쉽겠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을지 충분히 짐작된다. 그리고 또 지금도 상처를 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상처를 받을 때마다 스스로 그것과 맞서 싸우고 이겨내려 노력한다. 이 책에서 '위녕'이란 자신의 딸을 주인공으로 세워 줄줄이 읊고 있는 것도 '엄마'로서의 자신보다 훨씬 더 객관적으로 다가서기 위해서 그랬으리라 생각된다.

 

분명히 이 책은 자전적 소설이지만 허구가 더 많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럼에도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솔직하게 글을 쓰는 것, 나는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진리, 진실, 진심이라고 생각된다. 공지영이 더 나이가 들어서 쓰는 글들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때 그녀는 어떻게 사람과 세상을 둘러볼까. 이 책에는 상처 받은 사람들의 극복기가 잘 드러난다. 어딘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라면, 꼭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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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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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알았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일어난 모멸감은 절대로 학습되지 않는다는 걸.

실연을 이미 경험했다고 해서 그것이 조금 더 견딜 만한 것이 되거나, 그럭저럭 삼킬 만한 것이 되진 않았다. 애인과 헤어진 지 1년이 다 되었는데도 그때의 모멸감은 전혀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p.43

 

고등학교 동창인 여자 친구들 사이의 우정이란 그런 것이다. 한 남자에게 똑같은 증오의 눈길을 보내고, 동시에 열광하는 것. 어느덧 남자에 대한 취향은 비슷해지고 싫어하는 것도 비슷해진다. 10년 동안 한 침대를 쓴 부부처럼.

p.137

 

과거가 무슨 소용인가.

미래가 무엇을 말해줄 수 있나.

언제든 이 삶이 무너져버릴 수 있는데. 현재를 빼면 사람들에게 남는 게 뭔가.

섭외는 지금이 아니면 기약 없고, 인터뷰 또한 당장이 아니면 곤란하다. 약속은 언제든 깨질 수 있다. 활영은 당장 취소될 수 있으며 지면은 예고 없이 밀고 들어오는 광고들로 쉽게 사라질 수 있다. 그건 꼭 잡지쟁이들의 삶에만 해당되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나에겐 언제나 지금이 가장 중요했다.

p.166

 

 

백영옥, <스타일> 中

 

 

+) 가벼운 소설일꺼란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그래도 제법 기특(?)하게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서사적으로 이야기 속에 녹이는 재주가 있다. 장편소설을 쓰면서 그러한 작가의 생각을 등장인물의 말 속에서, 사건 속에서, 배경 속에서 드러내기가 쉽지 않을텐데, 백영옥은 꽤 오래도록 이 소설을 준비한 사람처럼 치밀하게 구성했다.

 

이 책은 현대인. 그러니까 서른의 여성이 이 도시에서 살아남는 법을 보여준다. 패션 잡지사의 기자로서 어떻게든 일을 완성해가는 과정 속에서 부딪히는 고난과 괴로움을 극복하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자신의 사랑을 찾는 것, 남자를 만났을 때 혼자 품게되는 엉뚱한 생각들을 잘 그려냈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을까.

 

66사이즈를 입고 있는 그는 현대 여성의 표본이다. 다이어트를 하려고 약을 먹고, 커피로 식사를 떼우며, 담배로 하루를 시작하는 여성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여성도 있겠으나, 그녀가 이 소설에서 주인공으로 삼은 서술자는 그러한 캐릭터로 자신의 자유분방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것은 자유이면서 책임이고, 자신의 삶에 대한 주관이기도 하다.

 

주관대로 사는 삶, 그것이 과거에 연연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현재, 지금만을 생각하는 삶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자유를, 주관을 선택해서 괴로움을 겪기도 하는 현대 여성을 보고 공감하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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