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 김대중 잠언집
김대중 지음, 최성 엮음 / 다산책방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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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중요한 일과 중요한 것같이 보이는 일

우리는 중요한 일과 중요한 것 같이 보이는 일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후일에 뒤돌아보면 하찮은 일에 중요하다고 매달려 얼마나 많은 인생을 낭비했던가!

p.18

 

- 문제점보다 더 많은 가능성

나는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백지를 내놓고 가운데에 줄을 긋는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왼쪽에는 나에게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되는 가능성들을 적는다.

p.37

 

- 악을 대하는 네 가지 태도

칼 야스퍼스는 악에 대해서 공자, 석가, 소크라테스, 예수가 보인 네 가지 태도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공자는 "선을 선으로 대하고 악을 정의로 대하라"했으며, 부처는 "인내와 자비로 악을 대하라"했으며, 소크라테스는 "악을 악으로 대하면 정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하여 예수님은 "원수를 용서하고 그를 사랑하며 그를 위해 기도하라"했다. 흥미있고 교훈적인 비교라 하겠다.

p.55

 

- 인생을 여행하는 자세

무리도 말고 쉬지도 말아라.

p.83

 

- 신념이 주는 용기

나는 두렵고 겁이 나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런 신념이 용기 아닌 용기를 주었다. 그 믿음이 나의 타고난 소심함과 겁을 극복하게 해주었던 것이다.

p.143

 

 

김대중, <김대중 잠언집 '배움'> 中

 

 

+) 이 책은 김대중 대통령의 잠언을 모아 엮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정과 신념 혹은 의지에 대한 생각들에 굉장히 공감이 갔다. 사람에게는 스스로의 잣대라는 것이 필요한데, 이 책에는 저자의 잣대가 어떤 것인지 잘 드러난다. 내가 믿는 신념이 용기를 주고 그 용기가 현실을 변화시킬 힘을 만드는 법이다. 어떤 상황에서건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생활한다면 인생이 좀 더 의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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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언수 소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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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잽이라는 거다. 어깨와 주먹에 힘을 빼고, 툭툭, 주먹으로 치는 게 아니라 냉장고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빨리 꺼내온다는 느낌으로 팔을 뻗는 거야. 툭툭, 스텝을 밟으면서 기계적이고 반복적으로 ,툭툭, 발의 움직임을 따라 몸에 리듬을 타면서, 툭툭, 상대가 짜증이 나도록, 상대가 초조해지도록 툭툭, 계속해서 날리는 거야. 그럼 알아서 무너져. 잽으로 다 무너뜨린 다음 한 방에 보내는 거지. 해봐."

p.28

 

사람들은 사기꾼이 거짓을 파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 말이다. 사기꾼은 환상을 파는 직업이다. 그리고 그 환상은 거짓보다 진실에 훨씬 가깝다. 진실에 가까운 환상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갈 수 없는 곳에 가려하고, 자신이 움켜쥘 수 없는 것들을 움켜쥐려고 한다.

p.47

 

김언수, <잽> 中

 

 

+) 이 소설집은 '잽'을 비롯한 몇몇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는 책이다. 그런데 그 소설들은 대부분 마치 소설 '잽'에서 묘사하는, 이를테면 '툭툭' 치고 재빨리 빠지는 느낌의 작품들이랄까. 삶의 어둡거나 자조적인 부분들을 툭툭, 치고 빠지는 느낌이다. 깊이 있게 파고들어 묵직한 무게감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고, 주제를 형상화하기 위해 구성이나 인물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도 아니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말 그대로 삶의 여러 면모에 '잽'을 툭툭 날리고 빠지는 것을 반복한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마무리도 안되는 소설들인가 싶었다. 어쩐지 뒷맛이 깔끔하지 않아서 마무리가 되지 않고 끝난 느낌이었다. 하지만 한 권을 다 읽고 보니 어쩌면 그것이 작가가 유도한 점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상투적인 삶의 반복이 사람들을 지루하게 만드는데, 그 속에는 현대인의 불안이나 권태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마치 시인 '이상'의 작품 <권태>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그만큼 사람들의 삶에서 지루해서 불안한 면들을 저자는 잘 잡아내고 있다. <참 쉽게 배우는 글짓기> 교실의 경우에는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글쓰기'의  '고통'에 대해 소름끼치도록 잘 전달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뒤가 깔끔하게 느껴지지 않던 것은 아마도 씁쓸한 느낌에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툭툭, 잽을 날려 상대가 초조해지도록 만드는 것. 어쩌면 그것은 인생이 우리에게 되풀이하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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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 혁명 -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
제임스 샐즈먼 지음, 김정로 외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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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컵의 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관계'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어색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내가 보기에 우리와 식수의 관계는 우리가 식수를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그리고 이 관계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식수는 오랫동안 갈등과 숭배, 치유와 질병의 원천이 되어왔으며, 인간의 행복과 안녕에 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해왔다.

p.29

 

대부분의 생수는 사실 수돗물보다 더 깨끗하고 마시기에 더 안전하겠지만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 수돗물에 비하면 생수는 규제가 더욱 느슨하고, 감시도 더 적게 이루어진다. 또한 상표에 표시된 내용은 대게 무의미하고, 기재 사항도 적다. 일부 대규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수가 수돗물보다 더 많이 오염되어 있고, 때로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예가 많다. 생수가 수돗물 보다 더 안전하다고 가정하면 마음이 편해질지 모르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생각할 만한 근거는 거의 없다.

p.271

 

 

제임스 샐즈면, <식수혁명> 中

 

 

+) 이 책의 부제처럼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에 대해 저자는 설명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과거에 물이란 인간에게 어떤 의미였고, 어떻게 이용해왔는지 언급한다. 그리고 현재 깨끗한 물을 구하기 위해 '생수'를 찾는 현대인의 모습을 조명한다. 그 과정에서 거대기업이 물을 독점하여 상품화하는 전략을 비롯해, 물이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면서 악용되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에 대해 지적한다.

 
또한 저자는 생수를 생수병에 넣어 만드는 과정에서, 그 페트병을 만들기 위해 3, 4배의 물과 석유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또한 그로 인해 배출되는 쓰레기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사실도 말해준다. 권리 대 시장, 인간의 필요 대 기업의 탐욕.. 저자는 그런 현상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다.

 

오염된 물도 문제지만, 물의 상품화, 그리고 물 부족 현상의 문제점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이 책은 어렵지 않게, '물'에 관한 궁금증과 문제점에 대해 잘 제시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물'의 소중함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고 확신했다. 깨끗한 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주어진 물을 오염시키지 않고 낭비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우린 알아야 한다. 하루 정도 물 없이 살아보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사실이다. 지금 내가 마시는 물과, 지금 내가 사용하는 물은 결국 원점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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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 윤대녕 산문집
윤대녕 지음 / 푸르메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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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고 싶다. 자기 자리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세월이 가져다주는 변화를 조용히 받아들이며 가끔은 누군가 찾아와 기대고 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겉모습은 어쩔 수 없이 변하더라도 속마음은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 그루 나무처럼 말이다.
p.22

 

몸과 마음의 병이란 결국 스스로 얻는 것이란 뜻이겠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몸살을 앓고 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것은 환절기에 찾아오는 단순한 병이 아니라, 우물 청소하듯 몸과 마음에 쌓인 독을 치워주기 위해 때맞춰 방문하는 귀한 손님이라는 얘기였다.

p.27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에 대해서. 한 순간 한 순간이 마치 축복처럼 다가왔다가 새벽의 그리자처럼 흔적 없이 사라져감을 생각해본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 영원한 질문에 분명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중요한것은 우리가 저마다 매순간 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며 우연한 만남에도 저 신비롭고 불가해한 우주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리라.

p92

 

"음이 스스로 열리면 앉아서 생각만 하여도 곧 하늘을 볼 것이다. "

p.261

 

 

윤대녕,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中

 

 

+) 이 책은 소설가 윤대녕의 산문집이다. 신문에 연재한 것을 엮었고, 뒷부분에는 윤대녕 본인의 독서일기가 실려있다. 나는 이 부분을 보면서 소설가들도 타인의 글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적어본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윤대녕처럼 작가 생활을 오래 해 온 사람들은 가볍게 생각하고 느끼는 정도일거라 여겼는데, 상당히 성실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유달리 '가족'에 대한 작가 본인의 이야기가 오밀조밀 실려있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격적정인 단어나 문제가 아닌 담백한 그리고 감정이 배제된 문장들 틈에서도 그 애정은 살아났다. 그리고 책 제목처럼 저자는 삶의 모든 순간이 극적인 순간이며, 우리는 바로 그 극적인 순간들을 살아가고 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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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오늘도 무사히 사계절 1318 문고 86
자비에 로랑 쁘띠 지음, 김주열 옮김 / 사계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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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는 '군인' 혹은 '군대' 생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제레미'가 등장한다. 백수로 동생과 음악을 연주하며 시간을 보내던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직업이 바로 '군인'이다. 물론 처음에 그는 군대에 가서 단순히 다리 놓는 작업을 맡는다고만 믿었다. 하지만 그가 군대에 가서 훈련을 받으면서 그는 남들과 달리 탁월한 기질을 발휘했고, 결국 수색대로서 누군가를 향해 총을 겨누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제레미와 가족 간의 갈등이 잘 드러난다. 어떤 일이라도 하길 원하는 아버지 때문에 군인이 되었지만, 결국 그 선택으로 아버지와 다시한번 갈등을 일으킨다. 사실 그의 아버지는 군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아니 정확히 말해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사람을 죽여야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제레미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지만, 그의 동생에게만은 사실대로 고했다. 두렵고 공포스럽다고.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이 그에게 굉장한 고통으로 다가온 것이다. 사실 이 소설에서 전쟁은 어떤 것인지, 그가 있는 장소는 어디인지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은 곧 전쟁을 일반화하여 그 어떤 전쟁에서든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는 것이 얼마나 포악스러운 것인지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제레미의 선택은 무엇인가. 자유이다. 더이상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조직 문화와, 전쟁, 그리고 사람의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자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쉽게 쓰여졌기에 청소년들이 읽기에 부담이 없다. 그리고 청소년들로 하여금 전쟁,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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