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계약 가족 계약 1
한정영 외 지음 / 404(사공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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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그래도 너는 나를 다시 살렸고, 오늘 하루만은 수나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이 되었잖아."

"......?"

"수나한테 항상 그렇게 말했거든. 오빠가 있다고. 곧 올 거라고. 사실 저 아이는 내가 친엄마가 아닌 것도 모르는 아이야."

"괜찮아. 수나는 세상에 다시 없을 경험을 했어. 비록 잠깐이지만."

p.35

"가족이 아니면 어때? 지금 곁에서 지켜 주는 사람들이 중요하지. 무엇을 하든 이해해 주면 돼. 서로 믿고, 지금 이 순간 가장 소중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뭐든 괜찮아."

p.44 한정영, [가족의 기원]

"아까 그 사람들, 더는 잃을 게 없다고 했는데 라온이도 그럴까요?"

"너에게 버림받았다면 그렇겠지. 가장 소중한 이에게 버림받는다는 건 사는 의미를 잃는 것과 같단다. 저들은 가장 사랑하는 이에게 버림받았어. 포기는 매우 단순하지. 의미가 사라지면 포기는 쉬운 법이란다. 그런데 라온이는 버림이 아니라 구원이겠구나."

"아니요. 구원은 제가 받았어요."

라온도 이 순간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았다.

pp.77~78 윤해연, [노랑 구름은 뜨고 있다]

"하기는 완벽하게 마음에 쏙 드는 가족이 어디 있겠어. 우리 아빠는 잘 때 꼭 내 방에 와. 혼자 자는 거 싫다고. 진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데 왜 가족 계약을 유지한 거야?"

"그것만 빼면 다른 건 다 좋으니까!"

시우의 말처럼 마음에 쏙 드는 완벽한 가족을 만날 수는 있을까? 아니, 완벽한 가족이라는 게 존재하기는 할까?

p.119 최이랑, [가족 계약]

지금까지는 별 문제 없었어. 간혹 문제가 발생하긴 하지만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정도라서 말이야. 가족이 꼭 인간으로만 구성되어야 한다는 선입견과 고집만 꺾으면 문제 될 건 없어. 정말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들의 대부분은 인간들이 창조해 냈어. 그걸로 인류와 지구를 위해 썼다면 모두가 행복했겠지. 하지만 전쟁과 파괴에만 몰두한 탓에 인류의 99.6퍼센트가 사라졌고, 소수의 생존자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어서 이리저리 도망쳐 다니고 있지.

pp.144~145 정명섭, [새로운 가족]

한정영, 윤해연, 최이랑, 정명섭, <가족 계약> 中

+) 이 책은 AI의 시대인 현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에 새롭게 정의될 수 있는 가족의 모습을 담아낸 단편소설집이다.

요즘은 로봇이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하며 빈 그릇을 치워주는 시대이다. 그만큼 AI의 활용은 우리 삶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몇 년 혹은 몇십 년 뒤 우리의 가족은 어떤 모습일까. 기술의 발달로 인한 사회의 변화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것부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후 재앙과 인류 간 전쟁으로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나뉘어 누구는 안전하고 평화롭게, 누구는 끼니와 잠잘 곳을 걱정하며 살게 되지는 않을까. 그렇게 쓸모 있는 인간과 쓸모없는 인간으로 구분되어, 버림받은 자들이 하나의 가족이 될 수도 있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병약한 인간을 대체할 복제 인간을 만들 수도 있다. 인간의 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복제 인간을 만들어 필요한 부분만 떼다 사용하지는 않을까. 그럼 그 복제 인간은 과연 쌍둥이로 우리의 가족이라 불러도 될까.

혈연으로 구성된 가족애가 아니라 더 나은 상류층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이해타산적 가족도 있을 수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부모를 바꾸고 자식을 바꾸며 새 가족을 만든다. 정말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인간들끼리의 전쟁으로 인류는 멸망하고 인간이 만든 로봇이 우리를 지배하는 사회가 올 수도 있다. 로봇이 인류의 재앙이 아니라, 인류가 로봇의 눈에 전 지구적 폐기물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로봇과 한 가족으로 살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이런 이야기를 다루는 네 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파격적이지만 충분히 있을 수도 있을 법한 가족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 모습을 보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돌아보며 반성할 수 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편리해진 사회가 되겠지만 그로 인해 우리의 삶에도 변화가 많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 책은 우리와 가장 밀접한 관계, 즉 가족의 새로운 모습을 묘사했다.

흥미로운 만큼 묵직한 소재여서 생각할 거리가 많아 읽는 이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들이었다. 청소년들이 읽고 미래 사회 가족 관계에 대해, 현재의 기후 위기 및 과학 발전의 이면에 대해 함께 토론해도 좋을 듯하다.

SF 단편 만화나 영화 본 듯 순식간에 읽은 책이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지루하지 않고 관심 가는 이야기로 재미있게 구성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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