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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책 먹는 법 - 든든한 내면을 만드는 독서 레시피 ㅣ 땅콩문고 시리즈
김이경 지음 / 유유 / 2015년 10월
평점 :
책을 읽되 깊이 생각하면서 섬세하게 읽지 않으면 이런 독서인이 되고 맙니다. 책 따로 생각 따로 행동 따로인 사람이 되는 것인데, 이럴 바에야 책을 많이 읽을 필요가 없지요. 책을 많이 읽으라는 건 다양한 세계를 접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마음을 열라는 뜻이지 다독을 훈장 삼아 어설픈 훈장질이나 하라는 뜻은 아니니까요. -본문 중에서-
다음 달 12월이면 독서모임을 진행한지 어언 2년이 된다. 처음엔 어떻게 진행해야하는지도 몰라 우왕좌왕했고 책 선정에도 실패해 이야깃거리가 없는 독서모임이 되었던 날도 있었다. 참석자가 두 명이거나 나 혼자인 날도 있어서 모임 장소까지 갔다가 그냥 집으로 온 날도 있었다. 운영방식에 대해 모임원 한명의 의견에 너무 귀를 기울인 나머지 엉망이 되어버린 적도 있었고 차라리 다 때려치우고 하던 데로 혼자 책을 읽을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꾸준히 참석을 하고 책을 깊이 읽게 읽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 책좋사 카페에 몽당연필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이정도면 괜찮겠지.’ 싶을 정도로 자리잡은듯하다. 하지만 나에게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다른 몇몇 분들에 비해 나의 책읽기의 방식이나 내 생각이 정말 비루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 뭔가 변화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변화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아직은 성숙하지 못하며 말하는 것도 그것에 못 따라간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의 책읽기는 모두 헛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저자인 김이경 작가는 한 시립 도서관의 독서회에서 20년 넘게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분이다.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계시기도 한 분이니 이분이 쓴 책을 읽으면 왠지 나의 책 읽기에 돌파구가 생길 것 같았다. 제목이 <책 먹는 법>인 것처럼 내용 또한 책 읽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읽기 시작하는 법, 질문하며 읽는 법, 있는 그대로 읽는 법, 정독하는 법, 여럿이 읽는 법, 어려운 책을 읽는 법, 쓰면서 읽는 법, 문학 읽는 법, 고전 읽는 법 등등 여러 방법의 책 읽는 법이 이 책에 등장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들이 100% 확실하고 모두에게 맞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이것은 작가의 말처럼 “삶의 고비마다 안간힘을 쓰며 찾아낸, 삶의 고민이 담긴 애틋한 비밀이며 이것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이 아니라 우리도 우리의 삶을 걸고 우리의 독서법을 찾아야하는 것”인 것이다.
책을 읽기 위해선 가장 먼저 책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바로 질문을 잡아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 질문을 붙들고 책을 읽을 때 가장 열심히 정직하게 읽고 가장 큰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도움을 받기 위해 읽는 것인데 질문이 있을 때 읽는 것이야말로 당연하고 기본적인 독서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오독하지 않기 위해 선입견을 갖지 않기 위해 읽기 전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내가 오해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책의 양보단 책에 적힌 글자를 허투루 넘기지 않고 문장의 의미는 물론 뉘앙스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뜻을 새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렇게 혼자 책 읽는 여러 방법에 대해서도 나오지만 저자가 독서모임 강사로 활동하다보니 함께 읽는 법에 대해서도 나온다. 함께 읽는 책읽기의 좋은 점들은 이미 내가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많이 느꼈기 때문에 저자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했다. 이 책을 읽은 사람 중 아직 독서모임을 나가지 않는 사람들에겐 꼭 독서모임에 나가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책은 그동안 꾸준히 읽고 있지만 나처럼 책 읽는 법에 고민이 있거나 뭔가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그것을 100%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충분한 고민을 하고 어느 정도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책을 잘 먹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