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 요시키 형사 시리즈 2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소설은 시마다 소지의 '형사 요시키 타케시 시리즈' 세 번째 편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국내에 번역된 것으로는 일곱 번째 작품인 '유체 이탈 살인 사건,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첫 번째 작품인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이 먼저 출간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총 15편이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80년 데뷔를 시작으로 다작을 해온 소설가인 그는 다른 작품은 몰라도 '점성술 살인사건'은 꽤 유명해서 제목만이라도 들어본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는 '용와정 살인 사건',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 사건',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 '점성술 살인사건', '침대 특급 하야부사' 정도를 읽어봤습니다.

 

1980년 이후의 주로 초기작을 읽어본 편이라 휴대전화가 없다던가 경찰 수사의 일부 시대감을 느끼게하는 요소들을 갖고 있지만 역시 명성답게 한 작품, 한 작품이 수작임은 틀림없다는 인상을 가지게한 작가입니다. 

 

잘된 추리물이란 독자로 하여금 일련의 요지를 제공한달까, 어느 정도 추리를 할 수 있는 개연성을 주면서 동시에 상상하지 못했던 기발한 트릭을 지니고 있어야 재미있게 보게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시마다 소지의 글은 논리적 비약없이 꾸준하게 글을 끌고가는 느낌이 들어서 끈기 있고 성실한 일면도 엿보여서 단지 트릭만이 아니라 읽는 과정에 신뢰가 가고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속에서 '형사 요시키 타케시'란 인물은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았습니다. 형사답지 않게 잘생기고 키도 큰 멋있는 인물로 설정해뒀지만 그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거든요. 열심히 추리를 하고자 노력하는 정도의 인상만이 남아있을 뿐이었습니다. 그것을 염두해뒀던지 세 번째 이야기 속에서는 '인간 요시키 타케시'란 인물을 작품 속에 많이 녹여뒀습니다.

 

사실 미타라이 기요시가 너무 강력한 인물이라 요시키 타케시는 반대로 인상을 흐리게그렸을까 싶을 정도로 시리즈의 주인공치고는 좀 약한 인상이었거든요. 

 

덕분에 추리물이라기엔 조금 말랑하다고 해야할지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해야할지, 이 부분에서 조금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시리즈의 측면에서 볼 땐 이런 작품이 꼭 나와야한다고 봤을 때 괜찮은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덕분에 주인공의 삶이 엿보이고 어떤 인물인지 알게되니 시리즈에 대한 애착이 더 생기거든요.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이 소설은 형사 요시키 타케시의 개인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혼한 것으로 언급되었는데 전부인에 관한 이야기가 주된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겨울이 배경이라는 점과 열차가 주요 장소로 등장하며 덕분에 타 지역을 이동하는 면, 피해자가 여자라는 점에서 첫 번째 이야기와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전작에 등장했던 타지역의 형사도 나오구요.

 

오래 전 이혼한 전부인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는 통화를 마치고 그녀가 좋아했던 열차 시간에 맞춰 달려가 겨우 얼굴을 보지만 대화는 하지 못한채 찜찜한 기분만 남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열차 안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우연히 알게됩니다.

 

덕분에 '형사 요시키'가 아닌, 어쩔 수 없이 헤어졌지만 아직 사랑하고 있는 전부인을 위해서 홀로 수사를 하는 '인간 요시키'가 주로 나오게 되지요. 흔히 형사물에서는 파트너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그 모습이 기본으로 그려지지만, 첫 번째 이야기에서도 그랬듯 이 시리즈는 요시키 타케시가 혼자 움직이는 모습이 기본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인지 전형적인 형사물과 탐정물의 중간 형태쯤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전부인 미치코가 살고 있던 구시로를 찾아 그는 진상을 조사하게 됩니다. 표지에 등장하는 그림에 힌트가 있듯이 사건을 조사하다 보니 한 지역의 괴상한 전설이 드러납니다. 뜻밖에도 다른 살인 사건이 있었음을, 그리고 다시한번 또 다른 살인 사건을 만나게 됩니다. 

 

이 사건들은 연관성을 갖는가? 전설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대체 미치코가 숨기고 있었던 이야기는 무엇인가? 등의 치열한 조사에도 보이지않는 결말과 몇 가지 불안감으로 지루할 법한 분량을 지니고 있지만 지속적인 새로운 장소와 사건의 변화는 긴박감 넘치는 과정을 갖고 있습니다.

 

시마다 소지의 소설을 읽어보신 분이시라면 공감하겠지만 이야기를 서술하는 과정이 매력적입니다. 상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독자를 다급하게 하지 않는달까 적절한 선에서 조금의 힌트만으로 끈기있게 끌고간달까요.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에서는 대담하게도 이 정도면 추리할 수 있지 않겠냐는 독자에게 도발적인 페이지를 삽입해두기도 하지요.

 

대체로 예상 가능한 범위의 이야기를 쓰긴 합니다만 그것이 치밀하게 짜여진 사이코패스의 살인을 보여주는 것보다 흔히 일어날 법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 놀라게 되는 결과를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개인사가 들어갔기 때문에 제 3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지 못하는 면과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트릭, 비슷한 트릭이 다른 작품에서 언급되었다는 면 정도는 기존 추리물의 매니아들로부터 단점으로 지적받을만한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별점을 다섯개로 매긴 것은 단지 추리 가능한 범위의 식상한 추리물이 아니라 그 이외의 요소들이 등장한다는 점과 시리즈 상 필요했을 주인공의 개인사가 절절히 그려졌기 때문에 즐겁게 보았습니다. 400 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재촉하며 단숨에 읽어내리게 하는 그의 또 다른 소설들이 궁금해집니다.

 

 

 

 

 

 

 

 

 

책 정보

 

Kita no Yuzuru 2/3 no Satsujin by Soji Shimada (1988)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

지은이 시마다 소지

옮긴이 한희선

발행처 (주)시공사

브랜드 검은숲

2013년 7월 26일 초판 1쇄 인쇄

2013년 8월 7일 초판 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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