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으로 본 보스턴 이야기 - 세계 건축의 수도, 보스턴에 가다 세계 건축 기행
이중원 지음 / 사람의무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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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책은 건축공학과 현직 교수의 보스턴 이야기입니다. 보스턴에서 11년간 살면서 공부하고 지냈던 시간들을 바탕으로 책을 펴냈습니다. 그렇다보니 단순하게 한두번 여행을 다녀온 정도로 책을 낸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면들이 많습니다.

 

저는 건축 전공자는 아니지만 관심이 있어서 종종 관련 서적들을 읽습니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지식이 있을 정도로 다독을 한 것은 아니고, 에세이 읽듯이 가볍게 읽어보곤 하는 편입니다. 건축도 그러하겠지만 관련 서적 출판도 국가마다 개인마다 취향이 있어서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장르의 책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하나의 건축의 장르 속에서도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서적이 존재하거든요.

 

이 책의 배경은 저자의 삶의 터전이 되었던 곳이기 때문에 단순히 다녀오고 관찰한 수준이 아니라 많은 세월을 담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학교 과제를 위해 어떤 건물을 관찰했다는 일화 속에서도 단순히 그 건물에 관련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의 흐름이나 타인과의 관점의 차이라던지 외국인으로써의 또 다른 생각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단순히 건축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이 매개체가 되어 '보스턴'이라는 도시에 대해서 이야기한달까요. 역사도 존재하고 자신의 성장기도 역시 존재하게 됩니다.

 

저 역시 많은 매체를 통해서 보스턴이라는 도시에 대해서 알고 있는 부분도 많고 혹은 전혀 모르는 지역도 있습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넓은 지역의 사진을 통해서 구역을 나눠 독자로 하여금 전체적인 도식을 머리에 그리게 하고 내용 안에서는 좀 더 세부적인 설명을 곁들였다는 점입니다.

 

건축공학 전공자들에게는 선배의 보스턴 적응기나 학업에 관한 기록으로 읽어질 것 같고 비전공자들에게는 보스턴이라는 도시의 모습과 역사를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축의 대단한 점은 거대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보자면 간단한 작업이 아닙니다. 그리고 실용성과 예술적인 면을 다뤄야하는데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되겠지요. 게다가 시대적 유행이나 개인의 취향도 반영될 것 같습니다. 이런 세부적인 요소들은 혼자 해내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과 돈의 제약을 받게 됩니다. 비전공자로써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순환논리에 빠져버려서 건축은 역시 단순하지 않고 단기간에 가능하지도 않으며 고려해야할 점들이 너무도 많아 어떻게 이렇게 멋있는 건물을 완성하게 되었는지 그들의 노고에 경의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어떤 위대한 건축자가 기념할만한 예술품으로 완성시킨 이야기도 물론 나오지만 인상깊었던 것은 단순히 카페의 외관에서도 도시의 특징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대가의 독창성도 좋겠지만 이 도시만의 색을 지켜나가는 것은 얼마나 자신의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지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이런 소시민들(?)의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건축학과 교수님의 이야기이니 전문적인 부분들이 많이 나옵니다. '보스턴이 이렇게 대단한 건축물이 많은 곳인가!' 하고 놀랄 정도니까요. 크게 '비콘 힐, 노스 엔드, 다운타운, 백 베이, 펜웨이, MIT, 켄달 스퀘어, 하버드 대학' 부분으로 목차가 나뉘어져있습니다.

 

고전의 양식들을 결합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이 보스턴에 세운 많은 건축가들. 어느 건물 하나도 비슷하지 않아 보이는 것은 그들의 고집이 그대로 녹아났기 때문이겠지요. 어느 작품 하나 획일적이지 않아서 페이지를 넘기면서 줄곧 놀라곤 하는 것은 건축이란 분야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고 그 수많은 노력들을 한번에 보게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대가의 작품 이면에는 더 많은 평범한 건물들이 있습니다. 그에 대한 도시 재생 문제가 세월의 흐름 속에 항상 존재하곤 합니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고치거나 혹은 부수는 작업도 분명 있습니다. 깨끗하고 새로운 것을 최근에는 너무 선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술은 오래걸리고 힘들지만 단순한 것은 단순히 지어질 수 있어도 쉽게 버려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대가들의 예술품을 보다가 생각은 더 많은 평범한 건물들로 옮겨갑니다. 오래 변하지 않은 마을, 그러나 성장기 속에 있는 활발한 마을은 소설 속에나 등장하는 것일까요. 이 보스턴의 두 가지 모습이 보스턴만의 이야기는 아니라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나다니는 길이 조금 새로워졌습니다. 어떤 건물이 있고 얼마만큼노후되어 있는지, 어떤 새로운 건물이 올라왔고 어떤 철학을 가지고 지었을지 생각해보게된달까요. 건축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가늠하기 힘들지만 왠지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들의 건물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지역의 한 시대를 함께 걸어가는 친구같은 마음이랄까요.

 

책에 나왔던 수많은 건물들은 다른 사람들의 사진 속에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그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담겨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한동안 보스턴 여행기를 찾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책 정보

 

건축으로 본 보스턴 이야기

지은이 이중원

펴낸곳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사람의무늬)

초판 1쇄 발행 2012년 4월 6일

초판 2쇄 발행 2012년 4월 30일

디자인 김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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