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핸드백 - 15세 가을 스기하라 사야카 시리즈 1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지난 분기 일본에서 드라마화된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를 비롯해서 스무 가지가 넘는 시리즈를 보유한 작가, 매년 열 편 이상의 소설을 써내는 작가, 1976년 데뷔 이래 약 500편이 넘는 소설을 출간한 작가, 누적 발행부수가 3억 부가 넘어 전 세계 작가들의 순위에 이름이 올라있으며 일본 작가로서는 최대 발행부수의 기록을 지니고 있는 작가 등 이 소설의 저자인 아카가와 지로의 수식어는 참으로 많습니다.

 

순수 문학이라기엔 조금 부족한 라이트 노벨이랄까 엔터테인먼트적인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인데요. 그렇다고 결코 가볍기만한 소재를 다루지도 않고 판타지를 그리고 있지도 않고 조금 가벼운 추리물을 쓰는 작가 정도로 인식하면 될 것 같습니다.

 

시리즈를 줄곧 읽어오는 독자에게 한 캐릭터가 가지는 의미란 참으로 크지요. 어떻게 변화될까 어떤 인생을 살아갈까, 실존 세계의 한 인물에게 느껴지는 관심보다 어쩌면 더클지도 모릅니다. 상상의 세계란 그만큼 매력적이니까요. 그런 감정을 저자는 잘 알고있는듯 바로 이 시리즈를 탄생시켰는데요. 주인공 '스기하라 사야카'라는 소녀가 15살을 시작으로 매년 한 편의 소설 속에 등장시켜 그녀의 삶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시리즈는 22편이 출간된 상태구요. 단순히 '15세'라는 점 때문에 중, 고생만을 위한 소설이라고 하기엔 꽤 빠른 성장 속도(?)를 갖지요. 인기를 위해서 캐릭터에 집착해서 수년 동안 성장시키지 않는 작가들도 있는데 말이지요. 다른 면으로 말해보자면 작가 혼자 이 아이디어를 원한다고 시리즈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팔려야 시리즈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국내에서 번역 출간되는 작품들을 보면 전세계적으로 대가로 인정받는 작가들이 아니면 시리즈의 완역이 쉽지 않습니다. 중단되는 경우가 많지요. 아카가와 지로 작품들 역시 그런 과정들을 겪어 왔습니다. 이 스기하라 사야카 시리즈도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지속되기를 바래봅니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이야기는 초임 선생 안자이 기누코가 첫 부임 장면을 서술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중학교 3학년의 담임이 되는데 본인은 어려보여 자칫 고등학생으로도 오해받는 스물두살입니다. 주인공 스기하라 사야카의 담임이 되는 인물입니다.

 

스기하라 사야카는 상쾌하다는 일본어인 '사와야카'로 불리우는 밝은 소녀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마쓰이 히사요가 최근 학교에 잘 나오지 않아 걱정이 많습니다. 집안 상황도 좋지 않아 세상에 불만이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어른들이 오해하는 비행청소년은 아닙니다.

 

이 날도 사야카는 히사요를 등교 전에 만나게 되고 그녀는 실종됩니다. 며칠 뒤 히사요의 전화를 받고 사야카는 급히 뛰어나가지만 한발 늦어 시체를 발견하고 히사요는 자신의 녹색 핸드백을 사야카에게 준다는 이야기를 남깁니다.

 

이외에 반장인 하마다 교코, 전학생인 니와 아키오, 경찰인 가와무라가 주요 인물로 등장합니다. 사야카는 최초 발견자라 범인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진행되는 것 같지 않은 수사 상황에 애가타서 직접 조사를 하려고 합니다.

 

15살 소녀가 추리, 수사를 한다고 해서 전형적인 캐릭터로 추측을 했었는데요. 탐정이나 경찰 직종을 희망하는 스타일로요. 그런데 전혀 아니더라구요. 밝으면서 약간은 끈기나 담력이 쎈 평범한 소녀의 느낌이랄까요.

 

녹색 핸드백이 사건의 열쇠가 되어 등장하게 되고 사야카는 겁도 없이 눈 앞에 벌어지는 사건의 실마리들을 잡고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흔히 일반인이나 탐정을 주인공으로하는 추리물에 등장하는 경찰이 무능하게 그려진다던가 그런 느낌은 아닙니다. 경찰 조사가 자세히 등장하진 않지만 그들 나름대로 실마리를 좇고 있는 정도로 등장하게 되구요.

 

아카가와 지로 답게 종종 유머러스한 면들이 가미되기도 하구요. '하야카와가 시리즈'에서 느꼈듯이 심각한 소재가 결국 사건의 진상이 되는데 참으로 심각하지 않게 그려내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이래서 되나 싶기도 하고 너무 무겁게 그리진 않으니 며칠 동안 체한듯 묵직한 감정에 빠지진 않습니다.

 

이런 방식이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긴 하지만 단순히 말하자면 대중성이 있는 것도 그 탓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스기하라 사야카의 16살은 어떤 느낌일지, 어떤 20대를 경험하고 30대가 될지 그 인생이 궁금해집니다.

 

 

 

 

 

 

 

책 정보

 

Wakakusairo no Pochette by Jiro Akagawa (1988)

녹색 핸드백

스기하라 사야카 15세 가을

지은이 아카가와 지로

펴낸곳 씨엘북스

초판 1쇄 찍음 2012년 8월 12일

초판 1쇄 펴냄 2012년 8월 20일

옮긴이 한성례

디자인 enter design

일러스터 www.yuhaillu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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