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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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 여덟 번째에 해당되는 작품입니다. 현재 아홉 번째인 '기린의 날개(2011)'까지 출간되었고 국내 번역은 아직입니다. 이 '신참자'는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는데 후속편인 '기린의 날개'는 영화로도 2012년에 개봉한 바 있습니다. 가가 형사 시리즈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졸업, 잠자는 숲,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악의, 내가 그를 죽였다, 거짓말 딱 한개만 더, 붉은 손가락, 신참자, 기린의 날개(번역본 미출간)'


아홉 개의 단편은 일본 고단샤 문예지 『소설 현대』에 2004년 8월호부터 5년에 걸쳐 연재된 것으로, 하나하나의 단편이 각기 그 자체만으로 완결성을 가지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아베 히로시 주연의 TV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어져 일본 TBS 에서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21%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Yes24)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 소설 전문 작가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공계 출신이다 보니 일반 추리소설들과 조금 다른 소재들을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통 추리물로부터 조금 벗어난 시도들을 한다던지 많은 고민을 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유려한 문체 덕분에 드라마나 영화화된 작품도 많습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편입니다.

 

즐겨읽는 작가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 좋아하는 작가는 아닙니다. 엔터테인먼트 소설적인 성향이 강해서 즐겨읽지만 소장하고 싶지는 않는 선으로 생각된달까요. 물론 좋아하기 때문에 작품을 읽긴 하지요. '갈릴레이 시리즈'를 모으기도 하고 몇 권 소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딘가 2% 부족한 면이 있다는 평을 하는 작가입니다. 너무 잘쓰긴 하지만 거기까지라는 인상이 강하달까요.

 

개인적으론 '방황하는 칼날'을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고의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구요. 객관적인 평가를 하자면 '용의자 X의 헌신' 정도 포함시키는 정도입니다. 작품과 별개로 이 소설의 주인공인 '가가 교이치로'는 흥미로운 인물입니다. 작품마다 주인공이지만 많은 분량으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국립T대를 나와 선생님을 지망했지만 자신과 맞지않는다는 것을 알고 아버지와 같은 형사가 됩니다.

 

상황을 되짚어나가 재구성하는데 능한 형사랄까요. 그 안에서 범인의 진술에서 오류를 찾아내는 면이 있습니다. 유능하기 때문에 경시청 수사 1과 형사였지만 좌천되어 이번 편에서는 관할서 형사로 나옵니다. (이유는 마지막에 잠시 나옵니다.) 이번 소설의 배경은 도쿄 니혼바시의 닌교초입니다.

 

그리 개발되지 않은 채 에도 시대의 모습이 남아 있어 전통적인 가게들이 많은 거리입니다. 물론 높은 아파트도 들어서고 복잡한 면도 있긴 하지만 이 소설의 주요 인물로 나오는 캐릭터들은 전부 전통적인 가게 가족들이라서 그들이 자신들을 생각하는 면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전통적인 일면이 있어 독특합니다. 가가 형사 시리즈들이 모두 흥미롭긴 하지만 이 소설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소소한 일상을 그려내어 단순히 사건의 가해자를 찾는 소설이라기 보다 그 일상 속에 녹아있는 그들의 삶과 인간 관계를 그려내는 면이 흥미롭습니다. 가가 형사가 단순히 살인범을 쫓는 형사의 모습보다는 관할서 형사로 그들의 인생에 녹아들고 싶어하고 그들 간의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정감있는 모습도 그려져서 재미있습니다.

 

총 아홉 개의 연작 단편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센베이 가게 딸, 요릿집 수련생, 사기그릇 가게 며느리, 시계포의 개, 케이크 가게 점원, 번역가 친구, 청소 회사 사장, 민예품점 손님, 니혼바시의 형사까지 각 인물들이 화자가 되어 소설을 이어갑니다. 그들에게 '가가 형사'라는 어딘가 느긋해보이면서도 날카로운 눈을 갖고 있는 외부인이 묘사될 뿐입니다.

 

이런 평범한듯한 닌교초에 40대 이혼녀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별 관련없어보이는 듯한 그녀의 하루를 꼼꼼하게 찾아다니는 가가 형사의 이야기와 총 아홉 명의 시각으로 그려지는 그들의 일상이 잘 맞물려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어딘가 홈드라마 같은 면도 있는 소설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좀 더 서스펜스적인 면을 강하게 부각해서 이 중 누군가가 범인일 수도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소설 속에서는 그 인물 한명, 한명이 화자이다 보니 그런 긴장감은 좀 덜 느껴지는 편이거든요. 닌교초의 다음 이야기인 '기린의 날개'도 기대됩니다.

 

 

 

 

 

 

 

책 정보

 

Shinzanmono by Keigo Higashino (2009)
신참자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펴낸곳 도서출판 재인
초판 펴낸 날 2012년 3월 16일
3쇄 펴낸 날 2012년 6월 5일
옮긴이 김난주
디자인 오필민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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