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소설은 아카가와 지로의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의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장편입니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의 로미오와 줄리엣 버전이라고 할까요. 한 마을의 라이벌 관계이면서 부자인 두 집안에서 사랑하는 남녀가 함께 도피한 것이 배경입니다. 그런데 주인공인 가타야마 남매가 바로 그 남녀라고 오해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우연히도 그 둘의 이름은 하루미와 요시타로. 가타오카와 야마나미의 성을 붙여서 가타야마로 살고 있을 꺼라 추측한데서 두 사람이 실은 남매가 아니었다고 오해를 하게되고 이시즈의 행동도 이상합니다.
유능한 형사였던 아버지를 이어 경시청 수사 1과에 근무하는 가타야마 요시타로. 그러나 그는 그리 형사다운 스타일은 아닙니다. 이 시리즈의 1편에서 만나게된 고양이 홈즈와 함께 사건을 추리해가는 이야기인데요. 드라마화되어 홈즈가 사람으로 변신하는 이야기로 나왔지만 원작에서는 그냥 고양이이고 뭔가 잘 아는 것 같은 모습으로 그려질 뿐입니다.
그리고 오빠와 반대인 성향을 지니고 있고 사건도 무척 좋아하는 여동생 하루미와 함께 삽니다. 그런 하루미에게 한눈에 반했지만 고양이 공포증이 있는 메구로 서의 이시즈 형사도 크게 보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지요.
도망을 친 두 사람 말고 이 두 집안의 또 다른 아들 둘이 각각 한 여자를 놓고 다투다가 서로를 죽이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흉기가 깨끗이 닦여 있었기 때문에 또 다른 살인범이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수사가 시작됩니다.
한편, 가타오카 가문엔 세 아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아버지의 신뢰를 받던 큰 아들이 바로 요시타로이고 이번에 살해당한 아들이 막내입니다. 둘째인 슈지로는 흥청망청 노는 타입이라 큰 아들을 찾기 위해 도쿄로 사람을 보내게 됩니다. 역시 야마나미 집안에서도 딸을 찾기 위해 사람을 보내지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듯 하고 두 사람과 연락을 하고 있는듯한 의사인 구라모치가 등장하구요. 처음 나왔던 살인 사건을 필두로 점점 이 가문과 관련된 사람들이 죽거나 살해 위협을 당하는 사건이 이어집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유산을 목적으로 하는 범행이라기엔 이상한 점이 있고, 늘 그렇듯이 가타야마가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됩니다. 사실 단순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시작된 설정이나 부자인 가문의 유산 타툼을 주제로 하는 추리물은 상당히 많지요. 그런데 이 소설 속에서는 전혀 상상 밖의 전말이 드러나고 그 자체도 놀랍지만 워낙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밝혀지면서 진정으로 그 사람의 성향이 드러나는 방식을 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은 정통 추리물이라기엔 조금 가벼워서 라이트하달까 엔터테인먼트적인 면으로 생각하고 접근하시는게 좋습니다. 다루는 이야기들이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풀어가는 방식이 그리 무겁지 않아서 가볍게 볼 수 있어서 좋거든요. 반대로 무거운 정통 추리물들은 읽을 때도 열심히 몰입해서 보게되고 읽은 후에도 뿌듯하달까 강한 충격을 받곤 하지만 아무래도 그만큼 읽는데에 열정을 쏟아부어야해서 좀 힘들거든요.
좀 가벼운 소설들은 아무래도 읽고 나면 남는게 없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간혹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지만 아카가와 지로는 독특하게도 적절한 유머와 심각함, 인간 군상을 잘 조화시켜놓은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편에서는 아무래도 한 가지 이야기가 이어지다 보니 조금 지루한 면이 있을 수도 있는데 여러 피해자가 나온다는 점과 의외의 진상을 놓고 보여지는 것과 다른 인간상이 밝혀지는 면 덕분에 이 소설이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시리즈도 역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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