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운동회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서평

 

이 소설은 아카가와 지로가 1978년에 쓰기 시작한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를 시작으로 하는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의 첫 단편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전체 순서상으로는 일곱 번째 작품입니다. 1983년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핸드폰,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야기만 없다 뿐이지 전혀 시대에 뒤떨어지는 생각이 든달까 이상한 점은 없습니다. '운동회, 특종, 바캉스, 온천 여행, 전람회, 생일 파티'의 여섯 가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형사가 된 가타야마 요시타로, 그러나 그는 전혀 이쪽이 맞지 않는 듯 하여 시리즈 시작부터 사표를 내고 그만두겠다는 얘기를 매번하는 인물입니다. 여성 공포증, 피 공포증 등이 있고 모습도 성격도 전혀 형사답지 않지만 경시청 수사 1과에 있는 아이러니한 인물입니다. 전혀 사건 해결을 못하는 것도 아니지요.

 

그런 그가 첫 화에서 갈 곳을 잃은 삼색털 고양이 '홈즈'를 만나게 됩니다. 평범한 고양이와 달라보이는 홈즈는 사건의 열쇠가 되는 힌트를 주곤합니다. 식은 홍차를 즐겨마시고 전갱이를 구워주는 것을 좋아하는 미식가로도 나오지요. (실제로 카페인이 든 홍차를 마시게 하면 안될 것 같은데 말이지요.)

 

그런 홈즈의 힌트로 사건을 풀어가며 더욱 사직과 거리가 멀어지는 이런 가타야마와는 달리 여동생 하루미는 대신 형사가 되어도 좋을듯 무척이나 관심이 많습니다. 우울했던 1화의 이야기와는 달리 점점 명랑한 모습으로 오빠 대신 사건에 대한 관심이 엄청 많은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리고 메구로 서의 이시즈 형사가 늘 콤비처럼 등장하는데 키만 크고 먹성 좋은 단순한 인물이며 하루미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 속에서는 꽤 커플에 가까워진 모습도 볼 수 있지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운동회, 특종, 온천 여행, 전람회'에서 경시청 내부 인물들과의 행사, 혹은 경찰 관련 이야기가 배경이기 때문에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보다 더 경찰 특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운동회, 특종, 바캉스, 온천 여행'에서 남녀 관계의 문제가 중심으로 나오기에 좀 통일적인 단편집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운동회'는 시작부터 불륜의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살인 사건과 흉악범의 등장으로 즐거워야할 운동회가 복잡해집니다. '특종'에서는 큰 사건을 네 개나 맡고 있는 수사 1과를 대표로 미스 경시청 콘테스트 심사 위원으로 가타야마가 가게됩니다. 여성 공포증이 있는데다가 특히 미인에게는 더 공포스러워하는 가타야마가 말이지요. 그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동료간의 질투 때문인지 단순한 치정인지 추리를 해나갑니다.

 

'바캉스'에서는 리조트 호텔에 휴가를 가게되는데 한 손님 가족과 알게됩니다. 결혼과 이혼, 재혼에 얽혀 있는 의문스러운 점들이 이상해보이더니 결국 살인 사건으로까지 연결됩니다. '온천 여행'에서는 한 경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이야기로 연결됩니다. 방화, 실종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야기는 단순하지만은 않은 내막을 지닌 것 같습니다.

 

구리하라 과장님의 취미인 그림을 전시하는 '전람회'에 가게 된 가타야마. 우연히 한 여인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이상한 그림을 보게됩니다. 시체 그대로라고 해도 될 법하게 리얼한 그림입니다. 그러면서 그 그림의 모델이 정말 시체로 발견됩니다. '생일 파티'에서는 아주 짧은 하루미의 활약상이 담겨 있습니다.

 

단편집이지만 그리 짧지 않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50편에 가까운 시리즈가 지속되고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우선 독특한 설정도 있겠지만 이야기를 적당한 선으로 잘 끌고 간다는 점입니다. 너무 주인공에게만 집중시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만은 않게 그 선을 아슬아슬 잘 이끌고 갑니다.

 

그리고 늘 같은 패턴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주는 면도 그렇고 읽을 때마다 이 시리즈가 지속되어 온 저력을 느끼곤 합니다. 흔히 잘 만들어진 캐릭터는 그 자체로도 이야기를 이끌고 간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긴 세월 동안 살아남는 것은 단순히 캐릭터의 힘만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다음 작품도 기대되고 읽어보고 싶어지는 것 같습니다.

 

 

 

 

 

 

 

책 정보

 

Mikeneko Holmes no Undokai by Jiro Akagawa (1987)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운동회

지은이 아카가와 지로

펴낸곳 씨엘북스

초판 1쇄 인쇄 2012년 3월 20일

초판 1쇄 발행 2012년 3월 27일

옮긴이 정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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