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송곳니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노나미 아사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보통 외국 작가의 소설은 베스트셀러나 수상작같이 흥행을 한 작가의 작품들이 번역되기 때문에 취향에 안맞는 경우는 있어도 졸작은 그리 많이 발견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노나미 아사 또한 이 소설을 통해서 제115회 나오키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알게된 작가인데 이 소설이 502 페이지입니다. 이번 영화 '하울링'의 원작 소설로 소개하면서 재판되어 가벼워졌지만 기존에는 상당히 두껍고 큰 편이라 읽는 것이 꺼려졌었거든요. 그래도 수상작가는 아무래도 필력이 상당하다보니 다른 책들을 통해서 '재밌다!'는 평가를 갖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형사물입니다. 오토미치 다카코가 대부분의 화자로 등장합니다. 특이하게도 '경시청 형사부 제3기동수사대 경시청 순경'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합니다. 월초부터 갑자기 일어난 큰 화재로 인해 소집되어 27년 경력의 강력범 수사를 해온 경시청 다치카와 중앙서의 다키자와 다모쓰의 파트너가 되어 함께 움직입니다.

 

소설이 써진 시기가 96년이라선지, 아직도 경찰 내부에 이런 차별이 존재하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심각할 정도로 성차별이 존재합니다. 단순 화재가 아닌 것 같아서 조사를 하게되면서 탐문 수사를 끈질기게 이어나가는 방식은 정통 형사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이 단순히 '인체 발화'만을 다룬 형사물이라고 했어도 충분히 저자의 저력을 알 수 있고 나오키상을 수상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할만큼 성실한 탐문이 이어집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가 잠시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특징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바로 연쇄 살인 속에서 발견되는 시체의 특이한 상처입니다. 이상한 동물의 이빨 자국이 동일하게 발견됩니다.

 

인체 발화의 원인과 기이한 상처의 원인을 좇고, 그 내막이 눈에 잡히지만 단순히 범인 검거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끈질기게 투덜대는 다키자와를 끈질기게 따라붙는 오토미치는 처음 등장했던 바이크 라이더로 자신의 임무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가 형사물 속에 판타지가 삽입된듯 이질적이기도 하면서 독특한 느낌을 주지요. 범인과 동조하는 이야기를 조금 비틀어 동물과 동조하게 되는 이야기로 간달까요. 소설 자체는 단순히 흉악한 살인범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자로 잰듯 뭔가 딱 떨어지는 깔끔한 문체를 사용하는 노나미 아사의 이 소설은 먼저 접했던 소설들과 또 다른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편을 읽었더래서 문체 자체도 단편과 좀 다른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역시나 심리 묘사는 탁월합니다.

 

추리물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지만 정통 형사물은 특히나 주인공이 되는 형사가 앞장서 수사하고 눈치 채고 해결하는 형태를 취하지요. 그러나 이 소설은 형사물이지만 사건 해결을 위해 달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건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 많은 형사들 중 한 명으로 존재하고 자신이 해야할 업무를 하는 한 사람의 형사로 그려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정통 형사물 대로의 수사를 지속하는 초중반부의 스타일이 더 마음에 듭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뒷 부분이겠지요. 뒷 부분은 워낙 독특해서 수상작에 이의를 달지 못할 정도로 기묘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 감각이 잊혀지질 않네요. 

 

형사물에서의 동료의식은 전형적인 것이라 빠질 수 없는 면이 있는데 이 소설에서는 그리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다키자와가 오토미치에게 조금씩 변해가는 면이 그려지긴 하지요. 각 인물들에게 두드러지는 특징들을 생각해보면 작가 분이 '직구'를 날리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홀로 고고히 살아가는 모습이 더 어울린달까요.

 

단순히 수상작이라서 다 괜찮은 소설은 아닐 껍니다. 취향도 있고 깊이도 다르니까요. 이 소설은 상당히 인상적이여서 곱씹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을 시작으로 장편 두 편과 단편집이 세 편 더 있다고 합니다. '여형사 오토미치 다카코 시리즈'를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책 정보

 

Kogoeru Kiba by Asa Nonami (1996)

얼어붙은 송곳니

지은이 노나미 아사

발행처 (주)시공사

2007년 8월 23일 초판 1쇄 발행

2012년 1월 19일 초판 3쇄 발행

옮긴이 권영주

design 박지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